김해광 /@@89ft 항상 정신 건강에 대해 생각하고, 더 정신이 건강한 삶을 위해 연구하며, 모두에게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전파하고자 노력하는 평범한 한 사람입니다. 2020년에 시인 등단했습니다. ko Thu, 08 May 2025 05:41:35 GMT Kakao Brunch 항상 정신 건강에 대해 생각하고, 더 정신이 건강한 삶을 위해 연구하며, 모두에게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전파하고자 노력하는 평범한 한 사람입니다. 2020년에 시인 등단했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ok6XyvqdS3cOZJn3VIB-AeNleAk.jpg /@@89ft 100 100 X - 공장 /@@89ft/54 공장은 X다 X + X = 2X이듯이 공장은 분명한 한 개이다 그런데 그것은 과연 거기에 있었을까 과연 당신은 그 공장을 보았을까 나는 그 공장이 돌아가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다, 내 두 귀로 공장장은 방금 공장이 내었던 신음소리를 들었을까 나는 공장을 지나치지만 공장은 오늘을 지나치지 못한다 나는 매일을 지나치지만 공장은 영원히 지나치지 못 할 Mon, 30 May 2022 05:11:59 GMT 김해광 /@@89ft/54 흠씬 - 시 /@@89ft/53 그동안 쓰지 못했던 시를 흠씬 두들겨 패듯이 쓰고 멍이 든 언어는 옆집으로 걸어들어가 소생하네 옆집에서 쫓겨난 언어가 우리집으로 기어들어오고 보이지 않는 바퀴벌레처럼 어둠에서 어둠으로 전해지는 이심전심 방금 미소를 지을 때 나의 입 속에서 바퀴벌레가 기어나온 것을 보았는가 시는 흠씬 두들겨 패도 폭행죄가 되지 않아서 좋네 당신의 소중한 언어를 Mon, 30 May 2022 04:49:27 GMT 김해광 /@@89ft/53 강박증 - 기도문 /@@89ft/52 강박적으로, 바람이 불었다 분명 이곳을 지나쳐 갈 수도 있었는데, 저 바람은 강박적으로 이곳에 불었던 것 강박적으로, 사고가 나고 화재가 일어나고 소중한 사람이 죽었다가 이제 나도 강박적으로 기적을 바라네 강박적으로, 기도를 하네 Mon, 30 May 2022 04:41:39 GMT 김해광 /@@89ft/52 시체 - 고추 /@@89ft/51 죽은 자식 고추 만진다는 말처럼 나비는 팔랑이다 죽은 몸 위에 앉았네 죽어서 꽃처럼 아름다워진 죽은 몸 시체가 벌떡 일어나길 바라듯 나비가 죽은 몸에 살며시 기를 불어넣는다 이런 일은 드물어 시체 청소부들이 오기 전에 잠시 있었던 죽은 몸과 나비의 만남 Mon, 30 May 2022 04:31:44 GMT 김해광 /@@89ft/51 서덜 - 자갈밭 /@@89ft/50 자갈밭을 서덜이라고 한대 친구가 대발견한 듯 내게 속삭인 말 말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오늘 간 승마장에는 말이 없었네 빈 승마장처럼 오늘은 비어버린 말 비어버린 잔상만을 벗어놓고 간 말 친구야, 우리는 왜 친구가 되었을까 서덜이란 말을 왜 기억했을까 우리는 왜 서로에게 하나의 기억이 되는 걸까 말은 말이 없어 이미 죽어버렸다 Mon, 30 May 2022 04:26:24 GMT 김해광 /@@89ft/50 인과 관계 - 바람 /@@89ft/49 바람이 세계의 망상이라면 바람은 내게 왜 시원할까 특히 여름의, 한여름의 바람이라면, 더욱 태풍이 세계의 성립에 필수적이라면 빨간 꽃은 왜 피어났을까 태풍에 짓밟힐 작은 영혼 나는 왜 살아있느냐고 묻는 바람이 방금 나를 흔들고 지나갔다 아무 대답도 없이 나는 시원함만을 느낄 뿐 바람이 바람인 것처럼 나는 그저 나일 뿐이었다 Mon, 30 May 2022 04:20:01 GMT 김해광 /@@89ft/49 말 - 세계 /@@89ft/48 내가 쳐다보는 말이 나를 쳐다본다 다리를 건널 땐 혹여나 강물에 빠뜨릴까 망상하며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 괜히 다른 손으로 바꿔들기도 했다 말이 그 때의 내 손을 쳐다보고 있다 길을 걸을 땐 내가 길을 걷는 이유를 알 수 없으면서도 알 수 없는 이유를 대며 계속 걸음을 옮겼다 말이 그 때의 나를 쳐다보고 있다 말의 눈동자에 내가 들어간다 Mon, 30 May 2022 04:13:43 GMT 김해광 /@@89ft/48 사랑 - 간격 /@@89ft/47 나무와 나무 사이에 간격이 있듯이 너와 나 사이에도 간격이 있다 사랑이 끝없이 다가가는 것인 줄 알았을 때에는 몰랐다 간격이 존재를 만드는 것임을 꽃과 꽃 사이의 간격이 벌과 나비를 부르고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으로 바람이 분다는 것을 이제 간격에 살며시 귀를 대고 간격에서만 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면 들려온다 사랑해 사랑해 우리 Mon, 30 May 2022 03:43:03 GMT 김해광 /@@89ft/47 구멍 - 하늘 /@@89ft/46 길과 강이 이루는 화음에 백로가 기꺼이 날개를 펴는 이유는 아직 알지 못한 것들이 남은 미련에 대한 증명 꿈에서만 열 수 있는 문을 열고 영원한 화음의 완성을 위해 또 한 걸음을 옮길 때 중력이 화음을 벗어나는 순간 나무의 편을 들어 끝없이 위로 자라나면 하늘은 커다란 구멍 거꾸로 빨려들어가는 화음에 걸음은 어느새 백로를 좇는다 백로가 기꺼 Mon, 30 May 2022 03:38:00 GMT 김해광 /@@89ft/46 코 찔렀다, 신속 항원 검사 라고 있거든 - 너무 /@@89ft/44 너무 생물적인 위기와 환난과 시련이 사람으로 하여금 평범한 사람이게끔 하는 의식주, 식에 대한 생각을 해체하게 만들어 내가 삶는 새, 에 대해서조차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질감과 동경이 섞인 묘한 감정과 감성을 느끼게 하는 입장, 관점, 상황, 형편, 그리고 일이자 그럼으로써 사건이 되어 일상이자 일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 상징적인. Thu, 17 Mar 2022 06:24:49 GMT 김해광 /@@89ft/44 희망希望 - 눈물 /@@89ft/43 결국結局, 그런 상황狀況인 것 눈물처럼 빛나는 화소畵素 앞은 찬란히 빛나고 있구나 그런데 왜, 그래, 그 위에 내려 앉는 작은 벌레 그 위에 내려 앉는 Wed, 16 Mar 2022 05:14:51 GMT 김해광 /@@89ft/43 壁 - 쏘우 /@@89ft/42 벽은 부딪히는 게 아니라 언제나 스스로가 만들고 만든 뒤에 선택까지 완료하는 것이다 벽의 완료형은 그것이 원래부터 있는 것 같이 둔갑시키지만 벽이라는 함수는 쏘우 같은 잔혹한 상자가 될 수도 있고 쇼 박스가 될 수도 있고 Tue, 15 Mar 2022 22:34:54 GMT 김해광 /@@89ft/42 독서 - 그대여, 순백의 영혼이여 /@@89ft/41 내가 상황 속에 놓여 있음에 감사합니다 내가 형편 속에 놓여 있음에 감사합니다 내가 놓여 있고 또 놓여 있음에 감사합니다 Mon, 14 Mar 2022 04:39:47 GMT 김해광 /@@89ft/41 국어 사전 - 콤팩트 /@@89ft/34 나는 종류물이다 뾰족하면서도 부드러워 지금은 불을 보고 있다 깃발처럼 휘날리는 불 나는 가검물이다 나는 성물聖物이다 나는 정의될 수 없기로 한다 나는 Mon, 14 Mar 2022 03:51:17 GMT 김해광 /@@89ft/34 비교는 최악으로 나를 내몬다 - 나를 힘들게 한다 /@@89ft/36 오늘의 해 아래 새로운 건 없다 무의미無意味해질 때 비교比較를 하고 도로 위에서 차와 차가 엇갈린다 빛이 튕겨나가고 피안의 돌멩이와 돌멩이는 가만히 있고 하늘에서 휠체어를 타고 내려오는  신神 무의미無意味해질 때 비교比較를 하고 풀들로서 나의 얼굴은 Tue, 08 Mar 2022 10:22:04 GMT 김해광 /@@89ft/36 리모컨 - 대선 /@@89ft/35 사는 게 좋나? 라고 묻는 건 참 쉽구나 지금은 어머니와 산책을 하고 아버지는 타지에서 지낸다 행복하나? 라고 묻는 건 참 쉽구나 影과 響이 만나기 전의 콜로네이드, 혹은 聖堂에서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혹은 지금도 엇갈리는 Tue, 08 Mar 2022 09:56:29 GMT 김해광 /@@89ft/35 정도 - 회고록 /@@89ft/31 태양이 현실주의적으로 빛나고 있던 날이었다 지상에는 과욕이 없는 사람들이 각자의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는 겸손을 부르짖는 자도 있었고 어둠 속에 잠긴 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지만 때때로 그 손마저 상처가 될 때도 있었다 달과 별이 현실주의적으로 빛나고 있던 밤이었다 식물들마저 고요한 그 밤 산책을 나온 사람들의 손 Sun, 06 Mar 2022 03:47:58 GMT 김해광 /@@89ft/31 평화 - 풍경화 /@@89ft/29 커다란 보석 같은 태양이 빛나고 그 아래 잔풀 위로 아이들이 붉고 푸른 연을 날립니다 바람이 없는 세상 만물이 정지해 있을 때 시인, 방금 자신의 시에서 태양의 보석을 땄습니다 Sun, 27 Feb 2022 08:14:30 GMT 김해광 /@@89ft/29 생산 - 하늘 /@@89ft/28 하늘에 빛나고 있는 태양을 보니 천사 한 명이 떠 있는 것 같았다 기준이 희망이 될 때까지 한없이 투명하고 소중한 나날들을 보냈는데 따뜻하고 찬 바람이 詩를 스치고 발걸음이 문득 붉어지는 태양이 사라지고도 나는 存在할 것이다 그리고 태양을 낳을 것이다 Sat, 26 Feb 2022 07:03:25 GMT 김해광 /@@89ft/28 농담 - 과묵 /@@89ft/27 모르겠어요, 어쩌다보니 그래 됬네요, 잡지를 뒤적이는, 바람에 흔들린 검은 비닐봉지, 모름, 흔들림 미래는 땅바닥을 기어가는 개미 한 마리를 내려다볼 때의 기분 공주를 구하기 위해 연 보물상자 안에서는 한 떼의 개미들이 기어나오고 미래未来는 열정熱情적이고   권좌에 앉는 미래, 마침내 너의 입 안에서부터 기어나오는 Fri, 25 Feb 2022 07:08:24 GMT 김해광 /@@89ft/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