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혜 /@@a7wL 소박한 사랑의 발로 ko Mon, 28 Apr 2025 10:36:04 GMT Kakao Brunch 소박한 사랑의 발로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tatic%2Fimg%2Fhelp%2Fpc%2Fico_profile_100_03.png /@@a7wL 100 100 너, 양달에게 - 소설 습작 3 /@@a7wL/99 네가 그 아이로부터 노트를 돌려받은 것은 학교가 파하고 어스름이 낮게 깔릴 저녁 무렵이었다. 또래 아이들답지 않게 몇 번의 가위질로 대충 자르고 거칠게 바리깡으로 밀어버린 듯한 해방기 머리 스타일에, 눈, 코, 입이 묘하게 노인의 형상을 닮아있던 그 아이는 가방끈을 비비 꼬며 복도를 한참 서성이다가 너를 보자마자 쪼르르 달려왔다. 이, 이, 거요, 쌤. 아 Wed, 28 Feb 2024 21:42:35 GMT 최정혜 /@@a7wL/99 별의 춤을 따라서 - 소설 습작 2 /@@a7wL/98 [새벽 세 시. 세븐 일레븐 앞.] 우찬은 뭉툭한 운동화 앞코를 괜스레 툭툭 차며 약속 장소 앞에 서 있었다. 10월 중순의 새벽은, 풋살을 끝내고 돌아올 때 느끼던 시원한 밤공기와는 사뭇 달랐다. &lsquo;핫팩을 챙겨 오라던 선생님 말을 들었어야 했나?&rsquo; 목 틈을 파고드는 가을의 차디찬 숨결을 느끼며 잠시 후회란 것을 해보았다. 그러다 이내 &lsquo;까짓것, 뭐 어때 Wed, 21 Feb 2024 14:20:31 GMT 최정혜 /@@a7wL/98 이야기 수업의 종말과 시작 - 소설 습작 1 /@@a7wL/97 *채연이와 승훈이, 그리고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아이들에게 이야기 수업의 종말과 시작 내가 그 수첩을 다시 만난 건 큰 창 가득 햇살이 쏟아지던 오후였어. 이사만 해놓고 풀지 못한 짐들에 마음이 쓰였는데, 별안간 &lsquo;이런 따사로운 한낮이야말로 짐 정리하기 좋은 때&rsquo;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지. &ldquo;이런 사진도 있었구나.&rdquo; 급하게 포장해 둔 물건들이다 Wed, 14 Feb 2024 20:39:13 GMT 최정혜 /@@a7wL/97 마음이 아파 덮어버렸던 책을 다시 펼친 이야기 - -양귀자의 &lt;모순&gt;을 읽고 /@@a7wL/96 도저히 마음이 아파 덮어버렸던 &lt;모순&gt;의 책장을 다시 펼친 것은 올 겨울이 시작될 쯤이었다. 그 사이 나는 긴 연애를 내 손으로 어그러뜨린 바 있었고, 그 일을 기점으로 밤마다 불을 켠 채 잠을 청하기 시작했으며, 고독 앞에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싱글의 마음을 톡톡히 느껴보고 있었다. &quot;그래, 결혼을 할 거야?&quot;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오는 말들에 &quot;인 Thu, 11 Jan 2024 06:49:45 GMT 최정혜 /@@a7wL/96 슬픔의 힘에 대하여 - - '단지'를 떠올리며 - /@@a7wL/94 몇 해 전 나는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펫카페에 간 적 있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대여섯 마리의 개들이 일제히 몰려와 컹컹 짖어 당황스러웠지만 대개 잠깐의 관심을 보이다 내 곁을 떠났다. 오직 딱 한&nbsp;강아지만 빼고서&hellip;. 갈색 털이 라면처럼 구불구불했던 그 강아지의 이름은 &lsquo;단지&rsquo;. 은색 목걸이 위에 빛나던, 주인이 정성껏 새겨 넣었을 법한 글자를 보고 알았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7wL%2Fimage%2FwRED5TQv2nrk-tI3sgMKUx1rQ2g.jpg" width="479" /> Mon, 20 Mar 2023 15:11:21 GMT 최정혜 /@@a7wL/94 '삶'에 관한 사색-설명할 수 없는 불행에 대하여 /@@a7wL/92 나는 철학을 잘 모른다. 담장 너머 몇 문장 엿듣고서 떠듬떠듬 기억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누가 뭐라 캤다던데 그게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네...' 식의 아주 얄팍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중에 내 마음에 잔상을 남긴 누군가의 말은 이렇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역시나 모름..)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글라스를 끼고 둥둥 떠다니며 사는 Sun, 27 Nov 2022 14:21:12 GMT 최정혜 /@@a7wL/92 '나'에 관한 사색 - 나는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 /@@a7wL/90 커피에 얽힌 근사하고 낭만적인 기억이 없다. 타고나길 커피에 민감하게 태어났다, 나는. 보리차 대신 커피를 물처럼 마신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신기에 가까운 일이다, 커피향에 홀려 딱 한 잔만, 하고 마셨다가 밤새도록 잠 못 이루는 나에게는. &quot;커피를 잘 못 마십니다.&quot;라고 자주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nbsp;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으로 나타난다. &quot;엥? Sun, 30 Oct 2022 14:57:20 GMT 최정혜 /@@a7wL/90 '시작'에 관한 사색-두려움이 나를 부를 때 하는 말 /@@a7wL/89 내 나이는 서른 둘. 결혼은 아직. 기억에 남는 직전 연애는 한 번이고, 그 사람은 올해 결혼을 했다, 다른 사람과. 취업을 위해 뜨겁게 고군분투하던 때 서로의 자존을 채워주며 만났지만 결국은 각자 삶이었다. 다시 잘해 보고 싶은 마음도 없으면서 화사한 사진 속 두 남녀의 모습을 메신저로 훔쳐보고 있자니 술도 못하면서 맥주를 들이붓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Sun, 30 Oct 2022 14:56:17 GMT 최정혜 /@@a7wL/89 '부모'에 관한 사색 - 양귀자의 &lt;모순&gt;을 읽고 /@@a7wL/88 양귀자의 모순은 도무지 끝까지 읽지 못할 것 같아 접어 버렸다. 자기 자신과 너무 똑같은 사람을 만나면 괜히 거부감 생기는 일이 있지 않나. 꼭 저를 보는 것 같아서. 속속들이 다 읽혀서. ​&nbsp;&nbsp;양귀자의 모순에 나오는 진진의 경우가 그랬다. 그의 아버지의 성격,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 어머니와 대비되는 이모까지... 누가 내 속에 살다 간 게 아닐까 싶을 Sun, 30 Oct 2022 14:55:00 GMT 최정혜 /@@a7wL/88 '거리'에 관한 사색 - 나의 첫 00을 기리며 /@@a7wL/87 가끔 여자 사람들 중에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혹은 초면에라도- 팔짱을 턱턱 껴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면 난 사춘기 소년처럼 얼음이 되어 뻣뻣해져 버리고 만다. 가족끼리도 잘 끼지 않는 팔짱인데 가족 아닌 사람과 끼는 것은 너무나도 어색한 일. 게다가 팔짱을 낀 우리 두 사람 앞으로, 자전거 탄 아이들 혹은 큰 기둥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둘이서 Sun, 30 Oct 2022 14:53:32 GMT 최정혜 /@@a7wL/87 '추억'에 관한 사색 - 너답게 편하게 있어도 돼 /@@a7wL/86 지나치게 밝거나 지나치게 자신에게 엄격하거나 지나치게 잘해야 된다 생각하거나 지나치게 눈치를 보거나 지나치게 잘 참거나 지나치게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은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자신이 아이일 때부터 환경이 어른처럼 스스로 많은 것을 해냈어야 했고 그래서 실수하면 안 되서 잘하려는 마음이 지나치게 강해 스스로 힘듭니다. 따뜻한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이 &quot;애쓰지 Sun, 30 Oct 2022 14:52:09 GMT 최정혜 /@@a7wL/86 '화와 싸움'에 대한 사색 - 화는 죄악이 아니다 /@@a7wL/85 화는 죄악이고 싸움은 인격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날들이 분명 있었다. 것도 꽤나 상당 기간 동안. 하지만 화라는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고 표현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그 데미지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런 도덕적 잣대를 만들어 놓고 상황을 회피해 왔을지도 모른다는 해석을 마주하는 요즘...&nbsp;예전 같으면 눌러 참았을 일에도 불쑥 화가 난다. 솔직하지 않았을 Sun, 30 Oct 2022 14:47:45 GMT 최정혜 /@@a7wL/85 '외모'에 대한 사색 - 외모 부심 /@@a7wL/84 외모 부심이 넘치는 사람은 자기가 그 무리 중 제일 예뻐야 한다.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보이고 인기가 있는 것 같은 사람이 있으면 기분이 역력히 나쁜 티를 내고 분노와 적개심의 아우라를 풍긴다. 하지만 사람에겐 수많은 신체 부위가 있고 그것은 각기 다른 DNA 때문에 서로 다를 뿐인데 우리는 왜 유독 눈코입이라든지 팔, 다리, 배의 모양에 집착하고 비 Sun, 30 Oct 2022 14:46:44 GMT 최정혜 /@@a7wL/84 '후회'에 관한 사색 - 내가 가장 후회되는 일 /@@a7wL/83 누군가가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을 한 가지 꼽아보라고 말한다면 나는 바깥을 헤매느라 정작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소홀했던 일들 중 하나를 떠올릴 것이다. 계절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지금, 굳이 고르자면 저녁이 길어져가던 어느 가을날처럼 말이다. 바닥의 온기가 채 데워지지 않은 낡은 방 안에 그는 지쳐버린 노새처럼 누워 있었다. Sun, 30 Oct 2022 14:45:21 GMT 최정혜 /@@a7wL/83 '돈'에 대한 사색 /@@a7wL/82 돈, 하면 떠오르는 세 사람이 있다. 먼저 달서구 쪽에서 잘 나가는 미용업자인 40대(아마도) 여성이다.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마다 풍기는 에너지나 향기가 있는데 그녀에게선 돈 냄새가 나도 너무 났다. &quot;내가 돈으로 보이는 거 아냐?&quot;란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돈 앞에서 지나치게 살살거렸다가 벌벌 떨었다가 했다. 그래서 그녀를 움직이긴 너무도 쉬웠 Sun, 30 Oct 2022 14:44:21 GMT 최정혜 /@@a7wL/82 '친구'에 관한 사색-고마운 꽃에게 /@@a7wL/68 오늘 만난 그녀는 나를 만나기 위해 예쁘게 화장을 하고 벚꽃같이 화사한 모양을 하고 왔다. 그 모습을 보며 어쩐지 나는 내가 도로 위에 수북이 떨어져 있는 시든 꽃 이파리 같이 느껴졌는데 그 친구가 찍어준 사진 속의 나는 더더구나 망측했다. 해괴하게 웃고 있거나 눈을 감고 있거나 엉뚱한 방향을 바라보며 얼이 빠져 있었다. 앵글 속의 사람을 예쁘게 바라보면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7wL%2Fimage%2F2QM3brO8-00hnWfS_xpu9-x2POE.jpg" width="500" /> Sun, 17 Apr 2022 12:43:02 GMT 최정혜 /@@a7wL/68 나의 기도 - 단 한 사람 그 누군가를 위해 /@@a7wL/67 단 한 사람을 위한 누군가가 되는 것도 의미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만인의 꽃도 좋지만. 영화 &lt;라디오스타&gt;의 안성기처럼 아무 것도 아니지만 오직 나의 엄마로 살아온 여자처럼. 무너질 것처럼 보였던 윤리 선생님이 도리어 내게 힘이 되었던 것처럼. 얕고 넓게 사랑하는 것보다 하나만이더라도 깊게 있어주는 삶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완전하고 Wed, 01 Dec 2021 10:39:12 GMT 최정혜 /@@a7wL/67 헬조선을 사랑하는 사람들 - (1) 안녕, 헬조선 /@@a7wL/66 때는 바야흐로 2020년 11월. 업무 분장의 시기가 스멀스멀 다가오던 어느 가을 날 &ldquo;저 퇴직하겠습니다!&rdquo; 라고는 차마 말 못하고, &ldquo;어떻게든 휴직해 보겠습니다&rdquo;라고 말해 버렸다. 참으로 아무런 대책 없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음을 그제나 지금이나 인정하는 바이다. 2020년의 11월은 너무나도 추웠다. 그 날은 더욱. 하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7wL%2Fimage%2Frupuabajv0Y-PXPJJUKh87CyTQc.jpg" width="500" /> Wed, 13 Oct 2021 18:05:16 GMT 최정혜 /@@a7wL/66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어를 외치다 - 내 한 몸 누일 곳은 어디에(2021.03.11.-03.20.) /@@a7wL/65 출산한 지인분들 가운데 &ldquo;애기가 배 속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한 때야.&rdquo;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왕왕 계셨다. 아기의 재롱도 보고, 커가는 과정도 보는 것이 육아의 백미(?)라고 생각하곤 하는 일반적 상식을 뒤집는 그 말에 함께 했던 사람들과 깔깔 웃었던 기억도 있다. 이 글의 카테고리는 말레이시아, 한국어 교육과 같을 터일 텐데 갑자기 웬 출산, 육아 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7wL%2Fimage%2FO9lE3nY72qvOh30LlHAdTZxZ_6s.jpg" width="500" /> Sat, 08 May 2021 21:14:46 GMT 최정혜 /@@a7wL/65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어를 외치다 - 나다움에 대해 생각해보다 /@@a7wL/64 이곳, 말레이시아에 오기 전 다짐한 것이 있다. &ldquo;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많이 웃겠어.&rdquo; 이런 다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에는,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나를 질식시키던 &lsquo;재미없다&rsquo;라는 감정과 아침저녁으로 &lsquo;일 하기 싫다!&rsquo; 하고 악 쓰던 아우성, 웃는 법을 잊어버린 듯 세상사에 무감각해져 버린 표정 등이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lsquo;내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7wL%2Fimage%2Fx1CNsaonD3UD84oYaN_-PfJnjUE.jpg" width="500" /> Tue, 27 Apr 2021 12:18:41 GMT 최정혜 /@@a7wL/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