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cBvV 인간과 자연을 사유합니다.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애정합니다. ko Mon, 28 Apr 2025 11:40:34 GMT Kakao Brunch 인간과 자연을 사유합니다.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애정합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BvV%2Fimage%2FeikT78WFoHlKahXL21NIvdZgqG4.JPG /@@cBvV 100 100 그의 이름은 /@@cBvV/48 그렇지 않아도 추운 날씨에 준비되지 않았던 옷차림의 나는 더욱 강한 추위를 느꼈지만, 도저히 티를 낼 수 없었다. 이 추위가 발각된다면 더 어색해지는 것은 기정사실이었기 때문에. 그렇기에 나는 이를 더 꽉 깨물고 인생에서 가장 추웠던 혹한기 훈련의 감각을 자꾸만 되살려내야만 했다. 그렇게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는 것은 말 Mon, 21 Apr 2025 15:00:10 GMT 김민석 /@@cBvV/48 &quot;안녕하세요.&quot; /@@cBvV/47 &ldquo;안녕하세요.&rdquo; 나의 인사를 받은 그가 나를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설명이 필요했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고작 몇 시간 전에 나눈 인사를 단번에 기억해 내지 못하는 그를 이해하기 위한 나의 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전에는 그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믿음이 우선적으로 필요했고, 그렇기에 그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했다. 그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BvV%2Fimage%2Fijsi1GWsmz8JTc9sUoEtyyjhmlc.heic" width="500" /> Mon, 14 Apr 2025 15:16:13 GMT 김민석 /@@cBvV/47 그는 왜 특별해 보일까 /@@cBvV/46 풍경소리와 함께 우리는 분명히 눈빛을 주고받은 듯했으나 그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나를 모른 체하려는 것인지 정말 못 알아본 것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었기에 일방적으로 인사를 건네기가 어려웠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본래 목적인 윤활제를 먼저 찾았고 동시에 농부의 동태를 살폈는데 왼손에는 나와 같은 윤활제가 이미 쥐어져 있었으며, 그는 수전이 널브러진 곳 Tue, 04 Mar 2025 09:29:41 GMT 김민석 /@@cBvV/46 박카스, 소보로빵, 오토바이 /@@cBvV/45 시내에 도착한 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철물점이었다. 윤활제를 바로 사두지 않으면 분명히 잊고 집으로 돌아갈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의 인물과의 마주침이 가져다줄 미래를 그 당시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나는 시장에 진입한 뒤 &lsquo;하늘약국&rsquo; 정거장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정면에는 실제로 하늘약국이 있었고, 왠지 모르게 비타민 음 Tue, 25 Feb 2025 10:51:50 GMT 김민석 /@@cBvV/45 배차 간격 /@@cBvV/44 나는 가만히 앉아 멍하게 정면을 응시했다. 이곳 논산에 온 뒤로는 군데군데 시선을 잘 두게 되었는데 오늘은 마치 내가 존재하는 이 공간이 나뉘어 있다고 느껴졌다. 왼편 저 멀리서 다가오는 자동차가 뿜어내는 오직 기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굉음, 정면에 고요히 자리 잡고 있는 고요한 이름 모를 풀 따위들이 바스락거리며 서로 비벼 대는 소리, 오른편엔 뻥 뚫려 Tue, 18 Feb 2025 13:48:42 GMT 김민석 /@@cBvV/44 버스 정거장 /@@cBvV/43 이런 류의 상쾌함이 얼마만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무언 가라도 해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었고, 그전에 누군가에게 라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근호가 생각이 났다. 전부터 외워 두었던 번호의 숫자들을 가볍게 툭툭 눌렀고 신호음은 길지 않았다. &ldquo;여보세요?&rdquo; &ldquo;응. 뭐 해?&rdquo; &ldquo;참나, 어디예요?&rdquo; &ldquo;나 여기 논산이야.&rdquo; &ldquo;어이가 없고, 할 말이 없네요 Tue, 11 Feb 2025 11:59:33 GMT 김민석 /@@cBvV/43 떠난, 혹은 떠나 온. /@@cBvV/42 추운 겨울의 날씨 덕에 아주 시원한 상태로 커피 배달에 성공했다.(거리가 짧기도 하였고) 식사를 내어주었고, 숙소를 잡아주었고, 일자리까지 알아봐 준다는 젊은 부부는 단 커피 두 잔에서 큰 행복을 느꼈다. 분명하게. 그 모습을 보고 있자 하니 나마저도 행복이 전염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영업준비를 뒤로 한 채 튀어나왔고 나는 그들을 보던 중 문득 시계를 보 Mon, 03 Feb 2025 18:54:06 GMT 김민석 /@@cBvV/42 평범한, 어쩌면 특별한. /@@cBvV/41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는 젊은 남자는 우렁찬 인사말과 함께 나를 반겼다. 무슨 일이냐며. 나는 머쓱해하며 고개를 아주 살짝 떨구었다. 그리고 이내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마치 대단한 말을 어렵게 꺼낸 것처럼. 그는 즉각 반응하였다. 그런 말은 됐다며 온 김에 식사라도 하고 가라며. 나는 더 이상 호의를 거절하기 어려웠고 배도 많이 고팠기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Tue, 14 Jan 2025 04:00:31 GMT 김민석 /@@cBvV/41 붓기 /@@cBvV/40 나는 어렸을 적부터 길을 잘 외웠던 탓에, 이곳의 걷는 길에 금방 익숙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길이 참 좋았다. 비포장 도로가 곳곳에 있었고, 겨울이라 봄을 준비하는 갈색의 가지들과 평지의 많은 눈이 쌓여 있어 시야가 편안했다. 그리고 어디선가 출처 모를 탄내도 코로 잘 날려오고 옷에도 좀 베어내는 것 같았다. 이러한 감각들은 갑작스레 과거의 낭떠러지 앞 Tue, 07 Jan 2025 06:26:18 GMT 김민석 /@@cBvV/40 딸기 비닐하우스 /@@cBvV/39 입김이 풀풀 나는 낯선 길. 나는 본능적으로 식당으로 향하는 길을 첫 발걸음으로 사용했다. 아주 찬 날씨에도 새들의 지저귐이 잘 들려왔다. 식당 앞엔 금방 도착하였고, 실내를 훔쳐보니 잘 정돈된 식탁과 의자와 빨랫줄에 널어진 행주 같은 것들이 눈에 띄었다. 속으로 작은 인사를 건네어보고 다시금 숙소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숙소를 넘어 10분 정도를 더 걸 Mon, 30 Dec 2024 23:00:37 GMT 김민석 /@@cBvV/39 사랑하기 때문에, /@@cBvV/38 나도 모르는 새에 잠에 들었다. 이는 기차 내에 울려 퍼지는 논산역에 도착했다는 방송 덕분에 알게 되었다. 논산에는 눈이 아주 많이 쌓여 있었다. 기차역을 빠져나와 한동안은 정처 없이 걸었다. 조용한 동네는 마치, 어렸을 적 처음 방문했던 놀이공원의 화려함과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곳은 현재,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예스러움이 가 Mon, 23 Dec 2024 15:25:13 GMT 김민석 /@@cBvV/38 여행의 동력은 꿈 /@@cBvV/37 &ldquo;형, 오늘 힘든 날이에요?&rdquo; &ldquo;오늘은 조금 그런 날 인가 봐.&rdquo; &ldquo;예. 소주 한 잔 마시고 담배 하나 피워요.&rdquo; 추운 날. 시원한 소주 벌컥 들이켠 뒤 밖으로 나간다. &ldquo;별 수 없잖아요.&rdquo; &ldquo;별 수 없지. 잘 알고 있어. 유예 기간이야.&rdquo; &ldquo;쓰-읍, 후. 슬퍼요?&rdquo; &ldquo;슬프지 않아. 속이 좀 쓰린 거지.&rdquo; &ldquo;그게 그거 아니에요?&rdquo; &ldquo;다르지. 다른 거야. 쓰 Tue, 17 Dec 2024 10:05:11 GMT 김민석 /@@cBvV/37 겨울, 굴, 보쌈. /@@cBvV/35 책을 그만 읽고 싶은 것인지 집에 가고 싶은 것인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지만 우선 걷는다. 걷는 내 모습은 고개가 떨구어져 있는데, 오늘따라 몇 년을 함께한 검은색 구두의 주름이 잘 보인다. 나는 이내 또 시선을 옮겨 본다. 길바닥의 찬기는 어떤지, 맨 살에 닿는 바람은 또 어떻고 온기를 유지해 주는 겉옷은 또 또 얼마나 차가워졌을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Tue, 10 Dec 2024 06:04:48 GMT 김민석 /@@cBvV/35 겨울, 애 - 겨울, 그냥 겨울 /@@cBvV/34 큰 통창에 습기가 가득 차있는 카페. 주황색의 전구는 채도가 낮아서 계절의 맛을 더 깊게 하고 익숙한 음색과 낯선 멜로디의 재즈 사운드는 다가온 겨울을 더욱이 상기시켜 주며, 그날의 기억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것이 심장을 조금 더 빨리 뛰게 만드는 것 같다. (마침 그 자리이기도 하고.) 오늘은 오래전에 사두었던 책 하나를 챙겨 나왔다. 나는 기필코 앉은자 Tue, 03 Dec 2024 11:37:31 GMT 김민석 /@@cBvV/34 마지막 이야기 /@@cBvV/33 &ldquo;무슨 일 있었니?&rdquo; &ldquo;뛰다가 넘어졌어요.&rdquo; &ldquo;선생님에게 말해줄 수 없겠니?&rdquo; &ldquo;정말 뛰다가 발이 걸렸어요.&rdquo; &ldquo;우선 안으로 들어가자.&rdquo; 선생님은 내 몸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그리고는 물에 젖은 수건으로 상처 난 곳을 닦아냈다. 이어서 소독약을 바르고 그 위에 연고를 덧 발랐다. 그리고 한번 더 이유에 대해 물으셨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방에 Wed, 13 Nov 2024 09:06:31 GMT 김민석 /@@cBvV/33 이별 임박 /@@cBvV/32 나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하루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면 내일을 기대하게 되었고 그런 날 들이 반복이 되었다. 그러던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었던 그날 아저씨는 왠지 모를 어색한 기운을 하루 종일 풍겼다. 어색한 말투와 행동이 이어졌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에 나를 불러 앉힌다. &quot;얘 야, 사실 오늘 너에게 할 말이 있다.&quot; &ldquo;네. 아저씨 말씀하세요!&rdquo; &quot; Sun, 10 Nov 2024 10:02:36 GMT 김민석 /@@cBvV/32 인간 실격? /@@cBvV/31 저는 남들 눈치를 보며 얻은 관찰력으로 여러 사람들로부터&nbsp;사랑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nbsp;그 속엔&nbsp;추한 이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까운 이들에게 덜컥 화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전형적인 비겁한 자의&nbsp;모습입니다. 멀고 가벼운 관계에서&nbsp;친절해 보이는&nbsp;모습을 더 보여줍니다. 그들에게 나의 못난 모습을 보이면 더 이상 사랑받기 어려울 것이고 '내 사람'들 Sun, 10 Nov 2024 09:59:26 GMT 김민석 /@@cBvV/31 고등어조림과 흰쌀밥 /@@cBvV/30 나는 의자에 앉았다. &ldquo;창고에 먼지가 많이 쌓여 있던데 먼지 좀 털어낼까요?&rdquo; &quot;조금만 쉬었다가 하자.&rdquo; &ldquo;네? 이제 10분 정도 한 것 같은데요&hellip;&rdquo; &quot;그래. 괜찮아.&rdquo; 그 짧은 대화 뒤에 아저씨는 조용히 담배에 불을 붙이고 끝이 어딘지 모를 곳을 응시한다. 검은색 동공이 굉장히 컸는데 그 느낌이 마치 외로운 우주 같아 보였다. 어둠 속에 빛이 존재하고 Sat, 09 Nov 2024 11:50:17 GMT 김민석 /@@cBvV/30 어른 /@@cBvV/29 그 후 묵묵히 나를 바라보던 아저씨는 따라오라는 한마디만 뱉고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안정감이라는 것을 느꼈다. 왜 인지 모르게 무섭게만 느껴지던 아저씨의 큰 몸이 나를 지켜주는 아주 단단한 방패 같았다. 하지만 그 기분은 삽시간에 휘발되어 겨울바람을 타고 사라졌다. 왜냐하면 나는 나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러 가고 있 Wed, 06 Nov 2024 10:05:18 GMT 김민석 /@@cBvV/29 도둑 인연 /@@cBvV/28 아주 짧은 스포츠머리에 까만 피부와 짙은 쌍꺼풀, 도톰한 입술 그리고 장군 같아 보이는 체형의 구멍가게 주인이 보였다. (유난히 배가 나와있었다.) 사실 겁이 많이 났다. 하지만 고아원 아이들 앞에서 약해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떨리는 몸을 숨기고 천천히 가판대로 향하였다. 체형을 보아하니 민첩하지는 않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아저씨는 물건을 가지러 창고로 향 Sun, 03 Nov 2024 04:24:32 GMT 김민석 /@@cBvV/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