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북 /@@cHx6 서른넷, 여든둘의 치매아빠와 이별하는 과정을 글로 남깁니다. 또한 9마리의 길고양이를 얼떨결에 떠맡게 된 초보 캣대디 남편의 관찰일기도 종종 기록합니다. ko Mon, 28 Apr 2025 01:16:47 GMT Kakao Brunch 서른넷, 여든둘의 치매아빠와 이별하는 과정을 글로 남깁니다. 또한 9마리의 길고양이를 얼떨결에 떠맡게 된 초보 캣대디 남편의 관찰일기도 종종 기록합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Hx6%2Fimage%2FCIS6-Wg0sDbPwbUPNml9vWYDzZ0.jpg /@@cHx6 100 100 길고양이 밥을 주면 땅을 산다고? - 길고양이 쉼터를 짓다!! /@@cHx6/73 옛적에, 그런 말이 있다. 길고양이 밥을 주면 땅이 나온다고. 나는 그 말을 참 좋아한다. 진짜냐구? 그럴 리가.......... 쌩구라다. 방금 지어낸 말이다. 하지만 팩트는 맞다. 우린 길고양에게 1. 밥을 &nbsp;줬고 2. 땅을 사게 됐다. 이 두 문장이 어떻게 연결되는가 함은 아래에서 기술하겠다. 남편은 꽤나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었다. 언제 어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Hx6%2Fimage%2Fb6_ncg8zoQ-BxwRHvXtP0B3sPf0.JPG" width="500" /> Wed, 18 Dec 2024 06:02:37 GMT 쪼북 /@@cHx6/73 책이 나왔습니다. /@@cHx6/71 저도 이제&nbsp;프로필란에 출간책을 적을 수 있게 되었네요 허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만큼 새로울 수 있을까요. 변해버린 나의 일상을 마주했을 때 저는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바뀐 아빠. 바뀐 하루. 그리고 나. 하늘땅 모래알 하나까지 다 불행하다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서, 글을 쓰고, 공모전을 권유받고, 임신을 하고 조리원에서 탈고를 했습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Hx6%2Fimage%2FlVAcZMxsXmW4K7VmA8FUowgtavs.jpg" width="500" /> Sat, 20 Apr 2024 14:43:53 GMT 쪼북 /@@cHx6/71 물난리 /@@cHx6/69 때아닌 가을장마가 시작되었다. 연일 비가 내린다. 뜨거운 무더위 속 열기를 식혀줄 촉촉한 단비가 왔다는 보도는 어느새 폭우와 불어난 물로 인한 수해 긴급 보도로 성격이 바뀌어 매체를 뒤덮는다. 나야 뭐, 창문 밖이 허예질 만큼 거칠게 소낙비가 내려도, 소파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며 인터넷 이슈 글 속의 침수된 강남역 차량들을 보며 안타깝다 수준의 탄식.<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Hx6%2Fimage%2F1R5v1Y1KsK3ZAOkFzoH2wo-qMv8.jpg" width="500" /> Fri, 14 Jul 2023 06:02:54 GMT 쪼북 /@@cHx6/69 완결 - 나와 아빠의 이야기를 하자 /@@cHx6/68 그해 연말 2020년 12월 31일 아빠가 내 곁을 떠난 지 약 3개월 후 그것이 시작되었다. 연말맞이 홈 파티를 하자며 부산스럽게 음식을 장만하고, 값비싼 케이크며 와인이며 멋들어지게 준비했던 12월의 끝날이었다. 남편과 오붓하게 '이번 년도&nbsp;진짜 빡셌지만 서로 잘 살아남았다' 자축하며 티비에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만족스럽게 잠자리에 누운 그날 Sun, 18 Jun 2023 13:56:07 GMT 쪼북 /@@cHx6/68 아빠의 장례식-2 - 기어코 한 번은 태워주는구먼 외제차. /@@cHx6/67 잘 가소. 다음 생엔 만나지 맙시다. 코로나로 인해 밤샘 장례식 문화가 지양되어 늦은 밤이 되니 빈소가 텅 비었다.&nbsp;새벽 12시쯤 짐을 정리하여 집에 들어갔다가 아침 일찍 다시 돌아왔다. 오늘은 입관식을 하는 날이다. &quot;입관식 할 때 기절하면 나 잘 잡아주라..&quot; 나는.. 이런 말을 남편에게 전달할 만큼 겁이 났다. 상정한 까닭은 갈증이 날 만큼 건조해져 Sun, 18 Jun 2023 08:44:35 GMT 쪼북 /@@cHx6/67 아빠의 장례식-1 - 병어. 병어. 병어. 병어. 병어 /@@cHx6/66 새벽 내내 선잠을 자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아빠를 만났다. 어제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지만 목에서 울리는 그릉대는 가래소리 대신 건조하기 짝이 없는 침묵이 어제와 같지 않음을 실감케 했다. 어제와 오늘, 생과 사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실낱같은 차이에서 스며 나오는 슬픔은 결코 작지 않다. &quot;아빠. 잘 가..&quot; 사망선고를 받은 뒤, 1<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Hx6%2Fimage%2FLRAM8JX1MsnC2BZzS_qdtd-ZZOM" width="500" /> Wed, 14 Jun 2023 04:32:21 GMT 쪼북 /@@cHx6/66 이별 - 아빠 괜찮아. 하나도 무섭지&nbsp;않을 거야. /@@cHx6/65 변호사만 찾다 끝난 면회가 끝난 지 2개월 하고도 2주가 지난 오늘. 9월의 초입이었다. 그동안 난 별일 없이 지냈다. 어쩌면 별일이 없는 것이 별일 일정도로 따분한 나날들이었다. 입소 환자들의 면회 순번이 한 바퀴 돌고 나면, 2회차 예약을 잡아주겠다던 요양병원의 문은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다시 굳게 닫혀버렸는데, -면회 무기한 보류- 시설의 안내 문 Tue, 13 Jun 2023 03:34:09 GMT 쪼북 /@@cHx6/65 비대면 면회와 고소소동 - 이 병원 새끼들 내가 다 고소할 거야!!!!!!!!!! /@@cHx6/64 분노.분노.분노 요양병원에서 아빠와 인사를 하고 귀가하는 길. 유난하게도 쓸쓸한 기분이다. 아빠의 못된 말이 그리워질 줄은 미처 몰랐다. 차라리 사위한테 시발놈 개발놈 할 때가 나았던 것 같다. 처량하고 또 처량하기 짝이 없는.. 마치 비에 맞은 짐승처럼 바싹 말라 나만 기다리는 아빠의 모습이 자꾸 눈앞에 아른댄다. &quot;돋보기 하나만 가져다다오&quot; 아무것도 Mon, 12 Jun 2023 06:44:45 GMT 쪼북 /@@cHx6/64 빠이빠이 - 노인 환자와 노인 간병사 /@@cHx6/63 &quot;내가 힘들다 싶을 땐 말해줄 테니까,&nbsp;천천히 대화 나누셔도 돼요~&quot; 나이 지긋한 간병사의 다독이는듯한 목소리에 묻은&nbsp;따스함이 저 너머에서 전해져 왔다. 아빠의 첫 요양병원 간병사는 젊은 외국인 남자였다. 하지만 아빠의 과격한 액팅 아웃으로 인해 이틀 만에 집중치료실로 옮겨졌고 따라서 우리는 바뀐 간병사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었다.&nbsp;그저 또 비슷한 남자 Sat, 10 Jun 2023 04:41:01 GMT 쪼북 /@@cHx6/63 아직은 아니야 아빠. - 예외적으로 면회 허용해 드릴게요. 앞으로 매일 면회 오셔도 됩니다. /@@cHx6/62 어릴 적의 나는 죽음이란 존재가 참으로 만만했다. 죽고 싶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으며, 실제로 할머니의 임종을 지켜보았기 때문에 죽음이라는 건 삶과 필연적인 관계이며, 따라서 그것이 언제 우릴 덮친다 해도 억울해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중2병 일 수도 있고, 힘들었던 유년 시절의 부산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였던 죽음은 나이 Fri, 26 May 2023 03:02:25 GMT 쪼북 /@@cHx6/62 부고문자 - 상복을 미리 좀 사놔야겠어. /@@cHx6/61 5월 8일 어버이날, 요양병원에서 한 통의 문자가 왔다. 코로나로 인한 장기 면회 불가로 애가 타는 보호자들의 마음을 달래 드리고자, 카네이션 증정식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첨부된 2분이 조금 넘는 영상에는 기가 막히게 말라버린 아빠의 모습이 섬네일로 대표되어 있었고, 나는 볼 엄두가 나지 않아 남편이 먼저 확인하기로 했다. &ldquo;할아버지~따님이랑 사위분에게 Thu, 25 May 2023 03:54:36 GMT 쪼북 /@@cHx6/61 전 상품 만원 세일 - 이놈의 옷들. 아끼다 똥 만든 아빠보다 내가 더 제대로 팔고 있다고! /@@cHx6/60 아빠 가게를 정리하기로 결심한 지 어느덧 두 달의 시간이 지났다. 한 달은 집에 있는 아빠와 사투를 했고, 나머지 한 달은 요양병원에 보낸 후 파도처럼 넘실대는 감정들과 사투를 해야 했다.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아빠의 흔적들을 정리하고픈 마음이 강해졌다. 왜인지는 모른다. 주인 없이 덩그러니 닫혀있는 아빠의 가게를 보며 더 이상 서글픔을 느끼고 싶지 않아 Wed, 24 May 2023 04:52:17 GMT 쪼북 /@@cHx6/60 아빠의 위대한 유산 - 참 좋은 거 주셨네 그래!! /@@cHx6/58 유전병이라고요? 맙소사. 하얗고 조용한 내과 진료실에 앉아 진료 결과를 듣고 있던 나는 의사의 마지막 말에 기함을 금치 못했다. 아빠의 삶에 뭐 대단한 반전이 있을 거라 기대한 적은 없다. 뭐 예를 들면 나 모르게 사둔 서울 근교의 알짜배기 땅이라든지, 몇억이 들어있는 비밀통장이라든지, 보물창고 지도라든지, 비트코인 암호라든지 그런 것 말이다. 그러나 Mon, 22 May 2023 04:27:18 GMT 쪼북 /@@cHx6/58 우리 아빠들은 엑스맨이야. - 심장이 전혀 뛰질 않으세요. /@@cHx6/59 요양병원 입원 한 달이 지났다. 나는 새롭게 조우한 불안장애라는 장애물에 허우적대며 고군분투하고 있었으나, '도저히 못 모시겠으니 데려가라'라는 요양병원의 연락이 없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라 여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nbsp;'보통이 아니시네요' 이후로도 ' 어르신이 밤새 소리를 지르셔서 저희 다 밤 꼴딱 새웠어요'는 둥의 피드백이 있긴 했지만 그마저도 Mon, 22 May 2023 03:49:08 GMT 쪼북 /@@cHx6/59 굶주림에 대하여 - 어르신, 보통이 아니시네요 /@@cHx6/57 &ldquo;썬, 요즘은 어때?&rdquo; &ldquo;말도 마, 불안해서 하루하루 잠도 못 자고 힘들다야&rdquo; 퇴원하고 아빠를 당신 집에서&nbsp;모시기로 한 뒤의 전쟁 같던 시기. 썬의 시아버지가 한 발 앞서 요양병원에 입원에 성공하셨을 때의 대화다. 골 하나만 넣으면 끝날 것 같은 경기의 연장전 끄트머리를 달리는 기분이었다. 똑같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비로소 역전에 성공한 썬의 승전보를&nbsp;듣 Thu, 18 May 2023 06:45:06 GMT 쪼북 /@@cHx6/57 아빠를 요양병원에 두고 왔다 - 내가 두고 와야 할 건, 아빠뿐만이 아니었다. /@@cHx6/56 두고 와야 할 것 &ldquo;얼마나 왔냐&rdquo;라는 아빠의 질문에 다섯 번 정도 대답해 줄 때쯤, 요양병원에 도착했다. 아빠는 와상환자기 때문에 마중 나온 직원이 배드 그대로 옮겨 들어갔고 나는 남편과 둘이서 접수를 시작했다.생각보다 체크할게 많았고, 기재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이런저런 주의사항, 면책사항에 대한 동의 동의 동의. 그러다 마지막에 내 앞에 내밀어진 Wed, 17 May 2023 04:39:13 GMT 쪼북 /@@cHx6/56 요양병원 가는 길 - 아빠 나 미워하면 안 돼.&nbsp;그리고 아빠 혼자 둬서 미안해. /@@cHx6/55 중환자실 퇴원날 모든 게 마무리가 되었다. 수납도 끝났고 이대로 아빠를 들어 옮기기만 하면 된다. 조금의 타이밍도 엇나가선 안되므로 오전부터 묵직한 긴장감이 목덜미를 뻐근하게 짓눌렀다. 중환자실에 들어서자 순환기내과 담당의가&nbsp;데스크에 나를 앉혀놓고 몹시 송구하기 이를 데 없다는 투로 아빠의 예후가 안 좋을 거라는 말을 꺼낸다. 충격적인 비보를 접한 내가 Tue, 16 May 2023 10:12:46 GMT 쪼북 /@@cHx6/55 중환자실에 들어오다. - 아빤 알까 내 마음을. 사실은, 제발 몰랐으면 좋겠다. /@@cHx6/53 코로나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그래서 응급실의 풍경도 전과는 사뭇 다르다. 보호자는 환자 옆에 오래 머무를 수 없고 대기실에 앉아 병상이 배정될 때까지 일분대기조 상태로 있어야 했다. 아빠의 검사가 1차적으로 끝나 응급실 내 병상배정을 받았으니 필요한 준비물을 사서 들어오라는 간호사의 전화에 기저귀, 물 티슈, 패드 등을 사서 응급실로 향했다. 아빠의 보 Mon, 15 May 2023 06:56:53 GMT 쪼북 /@@cHx6/53 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 절대 이 병원에선 안 나갈 거야 /@@cHx6/52 ㅇ병원의 응급실 앞에서 1시간째 대기 중인 아빠의 다리를 슬그머니 담요로 덮어본다. 3월 초 봄 볕이 추운 바람을 타고 비춘다. 아직 날이 차다. &quot;썬, 우리 아빠 결국 병원 왔어. 1시간째 응급실에서 대기 중이야.&quot; &quot;왜??&quot; &quot;아빠 병명으로는 응급실 처치가 불가하대, 아빠 상태 가지고 회의 후 결정한다고 기다리라는데 1시간째 이러고 있다&quot; &quot;헐..&quot; Fri, 12 May 2023 05:48:36 GMT 쪼북 /@@cHx6/52 다시 병원으로 - 효녀가 되기 위해 불효를 하고 있는 내 마음을 누가 알까. 아빠는 알까 /@@cHx6/51 두고 봐 우리가 왜 이러는지 알게 될걸 &quot;할아버지가 좀 많이 드시긴 하시더라고요. 좀 자제하라고 말려도 듣질 않으셔. 병원서부터 밥을 못 먹고 매일 굶었다시는데.. 불쌍해서 어째 쯧쯧..&quot; 요양보호사가 우릴 사무실로 호출하여 전후사정을 설명해 줬고 우리는 단번에 이유를 알아차렸다. '과식성 설사' 아마도 이번 똥테러의 원인일 것이다. 짚고 넘어가자 Thu, 11 May 2023 05:28:28 GMT 쪼북 /@@cHx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