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길에 /@@cKoH 중년이라는 이름이 붙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삶이 어렵고 낯설어 당황하는 인생길 초보입니다. 아들의 삶, 남편 그리고 아빠의 삶. 다시 혼자가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ko Mon, 28 Apr 2025 19:33:19 GMT Kakao Brunch 중년이라는 이름이 붙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삶이 어렵고 낯설어 당황하는 인생길 초보입니다. 아들의 삶, 남편 그리고 아빠의 삶. 다시 혼자가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KoH%2Fimage%2FsFNuA7OAfmcDW9eSKiTw5n_ymqs.JPG /@@cKoH 100 100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 변명 혹은 첨언 /@@cKoH/106 119구급차를 타고 가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났습니다. 우습게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이들에게 주려고 산 호두과자가 전부 터진 건 아닐까였습니다. 역시나 등에 메고 있던 가방 안에서 묵사발이 됐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덕을 톡톡히 봤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두 상자의 호두과자가 완충제 역할을 해줘서 저의 허리는 무사할 수 있 Thu, 24 Apr 2025 15:00:37 GMT 나홀로길에 /@@cKoH/106 당신의 다리를 자르겠습니다 /@@cKoH/105 응급의료센터 안의 모든 의사가 모여들었다. 다른 어떤 환자보다 응급한 상황임을 알리며 &lsquo;의사들은 현재 긴급 후송된 환자에게 와 달라는&rsquo; 방송이 들렸다. 각자 전공에 맞춰 의견을 토해냈다. 잘라라 붙여라 꿰매라 묶어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점점 의식이 흐려지고 있었다. &ldquo;오토바이 사고래요&rdquo; &ldquo;야! 일단 바지 찢어!&rdquo; &ldquo;이거 심각한데?&rdquo; &ldquo;아무래도 무릎아래 Sun, 20 Apr 2025 09:21:28 GMT 나홀로길에 /@@cKoH/105 이제 불편하기 싫다 - 변명 혹은 첨언 /@@cKoH/104 &lsquo;집에 돌아온 이후 며칠간 나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가르침을 받아야 할 때 혼이 나고 혼이 나야 할 때 보듬어 주었던 엄마의 방식이다. 이것은 나를 두고두고 괴롭히며 혼란스럽게 했다. &rsquo; - 2차시도 재산탕진 中 저는 친구들과 비교하면 꽤 일찍 결혼했습니다. 제 나이 스물다섯에 첫 아이가, 스물일곱에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남아선호가 분명했던 Thu, 17 Apr 2025 09:54:57 GMT 나홀로길에 /@@cKoH/104 2차시도-재산탕진 /@@cKoH/103 몇 주간의 치밀한 계획이 오늘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중3 여름방학을 며칠 앞둔 날이던 그날은 7월 중순의 무덥고 습한 공기로 아침부터 땀이 흘러내렸다. 변함없이 끈을 길게 늘어뜨려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가방을 메고 교실에 들어섰다. 가장 친한 친구 J만이 계획을 알고 있었다. 담임선생님이 8시 40분쯤 조회를 마치자,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Sun, 13 Apr 2025 06:46:39 GMT 나홀로길에 /@@cKoH/103 호기심 천국 - 변명 혹은 첨언 /@@cKoH/102 &lsquo;주머니에는 천 원짜리 몇 장과 동전 조금이 전부였다. 무작정 전철에 올랐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노선표를 한참 동안 바라만 봤다. 최대한 멀리 가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돈이 없었다. 달리는 전철 밖으로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rsquo; - 1차시도 실패 中 왜 안양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본 적도 없고 꽤 멀다고 느꼈나 봅니다. 친구의 조언 Sun, 06 Apr 2025 12:39:21 GMT 나홀로길에 /@@cKoH/102 1차시도 - 실패 /@@cKoH/101 처음은 중2 때였다. 주머니에는 천 원짜리 몇 장과 동전 조금이 전부였다. 무작정 전철에 올랐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노선표를 한참 동안 바라만 봤다. 최대한 멀리 가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돈이 없었다. 달리는 전철 밖으로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높은 빌딩들이 점점 멀어지고 야트막한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토요일 Thu, 03 Apr 2025 05:18:59 GMT 나홀로길에 /@@cKoH/101 부끄럽지 않겠어요 - 변명 혹은 첨언 /@@cKoH/100 &lsquo;수화기 너머 울먹이는 아들은 운동장을 누비던 거친 사내가 아니었다. 어리고 여린 아이였다. 주목받을수록, 기대가 커질수록 부담이 컸던 모양이다. 이겨내라고 몰아가고 싶지 않았다.&rsquo; - 괜찮아 다 잘될 거야 中 아들을 다독이든 혼을 내든 끝까지 해내라고 해줬어야 한다고 누군가가 저에게 얘기했습니다. 이런 거 하나 이겨내지 못하면 세상 어떻게 살아가냐는 말 Sun, 30 Mar 2025 05:44:48 GMT 나홀로길에 /@@cKoH/100 괜찮아 다 잘될 거야 /@@cKoH/99 울면서 전화하는 아들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빠의 승낙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수가 없었다. 나의 이 한마디 결정이 아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자신이 없었다. 이번이 세 번째다. 이제 거의 다 왔는데. 여태 견디며 잘 해왔는데 왜 이러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그간의 시간 Thu, 27 Mar 2025 05:43:29 GMT 나홀로길에 /@@cKoH/99 그때 못 먹은 참외가 생각나요 - 변명 혹은 첨언 /@@cKoH/98 &lsquo;아이들이 없어졌다. 동이 트기 전이라 밖은 아직 어두웠다. 새벽예배에 다녀온 우리 부부는 덜컥 겁이 났다. 분명 문은 닫혀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rsquo; -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中 매사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편인 저였지만 집에 아이들이 없다는 걸 안 순간 멍해졌습니다. 뭐부터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Sun, 23 Mar 2025 03:50:13 GMT 나홀로길에 /@@cKoH/98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cKoH/97 아이들이 없어졌다. 동이 트기 전이라 밖은 아직 어두웠다. 새벽예배에 다녀온 우리 부부는 덜컥 겁이 났다. 분명 문은 닫혀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아이들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들춰보고 침대 밑을 확인했다. 화장실에도 베란다에도 없다. 집 어디에도 아이들이 없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당황하면 안 된다. 정신 차려! 나쁜 Wed, 19 Mar 2025 07:48:51 GMT 나홀로길에 /@@cKoH/97 칭찬은 나를 춤추게 한다 - 변명 혹은 첨언 /@@cKoH/96 &lsquo;전 과목 100점이었다. 분명 그랬다. 하지만 1개가 틀린 것이었다. 이상했다. 분명 난 모두 정답인데. 채점된 시험지를 돌려받고 나서야 내가 실수했다는 것을 알았다. 지문 위에 있던 문제를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눈물이 핑 돌았다. 실수한 것보다 엄마에게 혼이 날 것이 무서웠다.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시험 결과를 얘기했다. 내 예상이 적중했다. 1개 빼 Wed, 12 Mar 2025 05:48:59 GMT 나홀로길에 /@@cKoH/96 아빠는 처음이라 /@@cKoH/95 모처럼 셋이 모였다. 성인이 된 아이들과 시간을 맞춰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역시 힘들다. 평소에 먹고 싶었던 토마호크 스테이크용 고기를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두께가 7cm에 달했다. 냉장실에서 3일 동안 천천히 해동을 했다.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키친타월로 핏물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요리용 장갑을 끼고 올리브유를 구석구석 발랐다. 고기에서 시큼한 올리브 향이 Thu, 06 Mar 2025 06:45:04 GMT 나홀로길에 /@@cKoH/95 혹시 모자라지 않나요? - 변명 혹은 첨언 /@@cKoH/94 &lsquo;엄마는 자주 얘기했다. 나와 똑같은 자식 낳아 속상해 보라고. 난 그렇지 않을 거라 속으로 다짐했다. 하지만 첫 실패를 맛봤다. 문득 부모님을 닮아가고 있다고 느꼈다. 싫었다. 너무 싫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내가 느껴보지 못한 사랑이란 감정을 온전히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다. 함께 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고 싶었다.&rsquo; - 난 반대로 살겠다 中 Mon, 03 Mar 2025 04:32:29 GMT 나홀로길에 /@@cKoH/94 난 반대로 살겠다 /@@cKoH/93 딸아이와 세 식구일 때는 힘든 것이 없었다. 아니 행복했다. 아이가 둘이어도 좋을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큰 착각이었다. 퇴근 후에 육아를 도와주는 수준이 아니었다. 아내와 난 각자 한 명씩 담당을 정했다. 첫째인 딸은 온전히 내 담당이 되었다. 둘째인 아들은 모유 수유를 해야 했기에 아내가 담당했다. 딸이 배고프다고 보채면 난 물을 끓여 젖병을 소독 Wed, 26 Feb 2025 10:00:03 GMT 나홀로길에 /@@cKoH/93 아끼다 똥 됩니다 - 변명 혹은 첨언 /@@cKoH/92 &ldquo;할아버지와 있으면 매우 안전함을 느꼈다. 엄마의 잔소리가 미치지 못하는 신의 영역. 성스럽고 영광된 시간. 한겨울 새하얀 광목천을 새로 입힌 두툼한 솜이불을 턱밑까지 올려 덮고 있으면 전해져 오는 묵직함.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겨보고자 버텨도 이내 스르륵 잠들 수밖에 없는 포근함과 안정감. 나에게 할아버지는 그랬다. 그런 할아버지가 어느날 갑자기 중풍으로 Sun, 23 Feb 2025 08:09:52 GMT 나홀로길에 /@@cKoH/92 버티면 어른이 된다 /@@cKoH/91 &ldquo;나가!&rdquo; 유년기에 엄마에게 가장 많이 들어본 말이다. 지금도 진심으로 느껴진다. 정말 내가 나가길 바란 것 같다. 난 유치원을 다니기 전의 어린 시절이 거의 생각나질 않는다. 아주 작은 파편처럼 흩뿌려진 기억의 조각이 있을 뿐이다. 시골집, 할아버지, 고모들, 옆집 인식이 형, 응암동 골목, 주인 할머니, 내 동생이 태어난 날. 얼마 되지 않는 기억의 어 Thu, 20 Feb 2025 11:46:38 GMT 나홀로길에 /@@cKoH/91 지켜보지 말아 주세요 - 변명 혹은 첨언 /@@cKoH/90 &lsquo;입안에서 번지는 고소한 참기름 향과 시금치, 우엉, 햄과 단무지의 조합은 꿀맛이었다. 결국, 옆에서 진통하는 걸 보며 김밥 한 줄을 다 먹었다. 나중에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될 거라고는 까마득히 모른 채 말이다.&rsquo; - 반가워! 여긴 지구별이야 中 첫 아이 이야기를 할 때면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김밥 시식 사건이 언급됩니다. 물론 저를 놀리기 위함 이기 Sun, 16 Feb 2025 15:04:53 GMT 나홀로길에 /@@cKoH/90 다시 시작합니다 - 구구절절한 변명 한가득 /@@cKoH/89 간만에 올린 글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적인 느낌인데? 하는 분도 계실 거라 생각되어 변명을 좀 늘어놔 보려 합니다. 작년 봄 산티아고 순례길에 다녀온 후로 2024년이 마무리될 때까지 꼬박 5개월 동안 출간을 위해 글을 썼습니다. 부족한 실력을 감춰보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열심히 써 내려갔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는 건 생각해 보지도 않았는 Wed, 12 Feb 2025 11:37:24 GMT 나홀로길에 /@@cKoH/89 반가워! 여긴 지구별이야 /@@cKoH/88 &ldquo;일 그만두고 제주도에 가서 살 거야.&rdquo; 저녁을 먹다 듣게 된 아빠의 느닷없는 선포에 두 아이는 놀라기보다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이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눈동자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각자 살 궁리를 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부모에게 기대 살아가는 캥거루족이 아닌 것에 감사하다. 얼마 전 지나가는 말로 제주도에 가서 살 거란 얘기를 Wed, 12 Feb 2025 11:02:04 GMT 나홀로길에 /@@cKoH/88 오늘은 어떨까요? - 인생 첫 책 만들기 /@@cKoH/87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삶이, 마치 지진을 만난 듯 요동치기 시작한 건 2023년 2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무슨 용기가 난 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25년이란 세월 동안 해 온 대형트럭 운전을 그만두었습니다. 밤이 좋아 선택했던 직업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걸 빼앗아 갔습니다. 밤낮을 반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제게 있는 모든 걸 돈과 바꿔야 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KoH%2Fimage%2FX_k0MTbeNCP5BVFdJsISYvRlvQ4.heic" width="500" /> Fri, 22 Nov 2024 04:41:44 GMT 나홀로길에 /@@cKoH/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