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암 /@@cSEn 동네에서 수학 팝니다 수학을 통한 자람을 관찰합니다기초 유형 심화 중에 기초를 좋아합니다 ko Thu, 01 May 2025 19:05:43 GMT Kakao Brunch 동네에서 수학 팝니다 수학을 통한 자람을 관찰합니다기초 유형 심화 중에 기초를 좋아합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SEn%2Fimage%2FnbAqAQSS3xV5D70r0cbMBTo50F8.JPG /@@cSEn 100 100 믿는다 공교육 /@@cSEn/42 -이건 학교선생님이 맞다 해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거든. 학교선생님이 기준이니까 꼭 물어서 확인해. 나는 공교육을 신뢰한다. 학교라는 감옥에 갇혀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우며 공부를 강요당하고 자유를 억압받던 때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다니라고 하니까 다니고 공부하라고 하니까 했는데 그게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어떤 의미를 가진 일인지는 나중에 알게 되 Thu, 10 Apr 2025 22:34:20 GMT 파로암 /@@cSEn/42 돼지새끼 /@@cSEn/41 십 세 고객님이 나를 보며 킥킥거린다. 나에 대한 놀림의 기운이 가득한 눈빛을 하고서 작은 어깨를 들썩인다. 두 녀석은 같은 표정을 하고 한참을 웃더니 이윽고 한 녀석이 입을 연다. 선생님 얘가 선생님보고 돼지새끼래요. 잠시 공부방 전체에 침묵이 감돈다. 침묵의 무게가 아직 두 녀석을 짓누르기 전 찰나의 순간 다른 고객님들이 나의 표정을 살핀다. 두 녀 Thu, 03 Apr 2025 21:47:21 GMT 파로암 /@@cSEn/41 가라 잘 가라 /@@cSEn/38 봄이 오면 고객님들이 이동한다. 주로 예비 중학생이다. 중학생이 되니 공부환경을 바꾸어 주고 싶다는 보호자의 바람이 반영된 경우가 많다. 내 공부방에 딱히 불만이 없고 상당히 만족하고 아이가 잘 다니고 있어도 옮긴다. 이번에 옮기는 고객님의 보호자께서는 친히 전화를 주셨다. 슨생님 그동안 너무 감사했고요 우리 00이 마음 깊이 신경 써주셔서 사춘기 힘들지 Fri, 28 Mar 2025 01:26:13 GMT 파로암 /@@cSEn/38 피말리는 소수점 /@@cSEn/40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SEn%2Fimage%2FZxN22lGPR4hc9aSrTkFZ2hc2MyA" width="500" /> Thu, 13 Mar 2025 15:25:49 GMT 파로암 /@@cSEn/40 ㄱ나니 /@@cSEn/39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노래를 들었다. 6개월 동안 매일매일. 하지만 그 노래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반복해서 들었는데도 지금은 한 소절도 부를 수 없고 음을 떠올릴 수 없다. 그 노래들이 내 마음을 전혀 파고들 수 없었던 것은 그때의 나는 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사람들이 무더기로 출근하고 퇴 Thu, 06 Mar 2025 15:08:22 GMT 파로암 /@@cSEn/39 우리 동네 영어학원 /@@cSEn/37 사교육계의 투탑 영어와 수학 영어선생님과 수학선생님은 확연히 다르다. 특히 머리카락의 색깔이 다르다. 예전에 속했던 사무실에서 영어선생님들을 떼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 수학과 영어가 섞이는 일은 드물었는데 각 과목의 모임에 지각하거나 결석한 선생님들을 따로 모아서 회의내용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그 자리에 수학선생님은 나밖에 없었다. 영어선생님들이 출결에 Fri, 28 Feb 2025 00:14:32 GMT 파로암 /@@cSEn/37 동앗줄 - 잡아라 꼭 잡으라고 /@@cSEn/36 요즘 학원은 교육이 아니라 보육이네요 그냥 탁아소에요. 재미있게 즐겁게 공부하면서 어떻게 성적을 올린다는 건지. 학원다니는 애가 공부가 힘들지 않고 재밌다고 하면 당장 끊으세요. 공부가 힘들어야 성적이 오르죠. 탁아소 이 경우 탁아소란 한심하고 무책임하다는 뜻의 욕이다. 중학생이 되어 첫 시험을 치고 충격받은 아이들에게 노는 학원에 다녀서 그렇다고 한다. Thu, 13 Feb 2025 15:44:10 GMT 파로암 /@@cSEn/36 수학시험 /@@cSEn/34 수학시험지가 내 책상에 놓인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내쉰다. 1번을 본다. 1번은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개념을 물어보는 기초문제이다. 여기서 많이 헷갈린다고 선생님이 OX 문제를 잔뜩 만들어줬다. 하나라도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했다. 조금이라도 헷갈리면 안된다고. 미심쩍은 부분이 하나도 없이 모든 곳이 환하게 밝아야 한다고 선생님이 Fri, 31 Jan 2025 06:03:38 GMT 파로암 /@@cSEn/34 윤석열 체포의 날 /@@cSEn/35 -사람 죽은 것도 아닌데... 나는 M의 뺨을 살짝 때렸다. M은 맞은 뺨에 손바닥을 갖다 대며 나를 쳐다봤다. -뺨 정도 맞아도 되잖아. 죽이지도 않았는데. M은 입을 삐죽거렸다. 정치적으로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태도를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미성년자일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내가 가르치는 고객님이 2030 남성의 정치행태를 Thu, 23 Jan 2025 21:58:38 GMT 파로암 /@@cSEn/35 떡볶이파티 - 이제 안해 파티 /@@cSEn/33 떡 오뎅 소세지 양념소스 양배추 등등을 장바구니에 잔뜩 담았다. 커다란 솥에 재료들을 때려넣고 커다란 주걱으로 젓는다. 선생님 파티할때 뭐 먹어요. 떡볶이. 저는 로제떡볶이만 먹어요. 저는 떡말고 오뎅만 먹어요. 저는 떡볶이 매워서 못먹어요. 못먹으면 먹지마세요. 너 떡볶이 먹을거야? 네 조금만요. 조금만 담아준다. 전 안먹을래요. 안준다. 로제에요? Thu, 09 Jan 2025 15:18:18 GMT 파로암 /@@cSEn/33 토마토 /@@cSEn/32 -야 니는 그냥 외삼촌네 토마토밭 이어받는 게 어떻노 -선생님 그건 저를 무시하는 발언인가요? -아니 새끼야 저번에 갖다 준 토마토 진짜 맛있던데 이건 일반적인 토마토가 아니야! 엄청난 토마토라고! 나는 평생 이런 신선하고 꽉 찬 토마토 처음 먹어봤다고! 너야말로 토마토 무시하는 거냐! 수학 가지고는 안 되겠으니까 멋쟁이 토마토 키워보라는 거지 -선생님 전 Fri, 29 Nov 2024 00:05:04 GMT 파로암 /@@cSEn/32 돌아온 걸 환영해 /@@cSEn/31 돌아온 Y는 좀 더 조용하고 얌전했다. 좀 더 단정한 글씨로 어려운 문제를 깨끗하게 풀었다. 속도도 빠르다. Y에게 물었다. -이야 잘한다이~ 공부 어떻게 했냐? 내 공부방보다 공부를 더 많이 시키는 선생님을 찾아 떠나간 학생이 돌아온 건 처음이다. 대개 야망이 있는 아이들이 더 많은 학습량과 더 빠른 선행과 더 깊은 심화를 향해 나아가기 때문이다. 야망이 Fri, 15 Nov 2024 09:32:18 GMT 파로암 /@@cSEn/31 상담 /@@cSEn/30 공부방 일을 사랑하지만 그래도 싫은 일은 있다. 그것은 상담. 상담은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고 특히 긴 상담을 끝내면 손떨림, 가슴떨림, 오한, 메슥거림 같은&nbsp;신체적 반응이 나타날 정도로 고역인 작업이다. 지금까지 나는 과도한 요구를 하는 학부모를 만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상담은 내게 힘겨운 일이다. 학부모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주 Thu, 07 Nov 2024 23:59:21 GMT 파로암 /@@cSEn/30 기울기 /@@cSEn/21 기울기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으름장을 단단히 놓고 시작한다. 기울기는 X 증가량에 대한 Y 증가량의 비율이다. 기울기가 중요한 이유는 변화량을 상수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해봤자 알아듣는 아이는 거의 없다. 변화하는 것을 고정시킨다는 개념이 아직 없다. 청소년은 형이하학적 사고에서 형이상학적 사고가 가능해지는 나이지만 형이상학은 쉽게 Thu, 31 Oct 2024 21:56:27 GMT 파로암 /@@cSEn/21 걷기의 목적 - 2024년 22회 신라의달밤165리걷기대회 풀코스 완주후기 /@@cSEn/28 하늘을 올려다보니 다양한 그라데이션의 회색 구름이 보인다.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검은 나뭇잎들이 파스스 음산한 소리를 내고 그 사이로 내가 가야 할 악마의 손톱처럼 시커먼 길이 있다.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조금 전 사람들이 가득한 길을 걸을 때 유동적 움직임이라는 것을 실제로 경험했다. 모두 같은 방향으로 걷지만 속도가 조금씩 달라서 뒤 Thu, 24 Oct 2024 15:05:45 GMT 파로암 /@@cSEn/28 수업준비물 - 잘생긴 남자 /@@cSEn/27 잘생긴 남자가 여자에 미쳐서 날뛰는 모습이 흐뭇하다. 여자를 찾아헤매고 알콜중독에 빠지고 경찰서에 들락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마침내 여자를 찾아냈는데 여자가 자신을 거부하자 어쩔 줄 모르는 그 눈이 사랑스럽다.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본 뒤 처음부터 다시 보고, 세 번째 처음을 시작하자 나는 살짝 돈 것 같다. 잘생긴 남자는 이렇게 사람을 돌게 만든다. 나는 Thu, 10 Oct 2024 22:51:21 GMT 파로암 /@@cSEn/27 고객님을 읽다 /@@cSEn/14 T가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말했다. -선생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일차방정식 활용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T에게 천천히 또박또박 다시 설명을 하는 중이었다. 어린아이 대하는 듯한 말투가 거슬렸던 모양이다. T는 참고 참다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눈으로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4학년때는 이렇지 않았다. 친구들과 잘 놀고 눈빛도 아이다웠다. Fri, 04 Oct 2024 12:47:21 GMT 파로암 /@@cSEn/14 괜찮은 중학생 /@@cSEn/20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것은 상식 같지만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게 오히려 평범하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훨씬, 훨씬 많다. 100명 중에 4명보다 96명이 24배로 많다. 그러나 96명의 아이들에게는 발언권이 없다. 4명의 아이들이 하는 말을 잘 듣고 따라 해서 4명 안에 들어가면 그제야 발언권이 생긴다. 세상을 Fri, 27 Sep 2024 04:05:05 GMT 파로암 /@@cSEn/20 그것은 지구력 /@@cSEn/13 혼자 일을 하면서 제일 좋은 것은 서류를 위한 기록, 가치관과 맞지 않는 대화, 명령과 강요, 종이의 낭비 등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럼 쓸데 있는 일은 뭐냐. 바로 내가 하는 일이다. 학년별로 머릿속에 표를 그린다. 아이들마다 진도가 미세하게 다른데 그래도 어려워하는 부분은 비슷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학습지를 준비한다. 진도가 빨라 Fri, 20 Sep 2024 06:38:07 GMT 파로암 /@@cSEn/13 손잡아주고 손놓아주고 /@@cSEn/17 아홉 살 N은 선생님이 풀라고 하는 수학시험지를 가만히 들여다봤지만 숫자와 한글을 겨우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문제를 풀 수 없었다. 듬성한 머릿속을 뒤적거리다가 겨우 덧셈 몇 개와 숫자 몇 개를 쓰고 나니 점수는 20점이었다. 와 20점이나 받았어. 빵점일 줄 알았는데. 그런데 친구들의 시험지를 엿보니까 다들 구름처럼 동그라미가 풍성했다. 나는 Thu, 12 Sep 2024 23:33:43 GMT 파로암 /@@cSEn/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