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sonata /@@cZGf 간소한 삶을 지향하는 심리치료사 ko Tue, 06 May 2025 08:34:35 GMT Kakao Brunch 간소한 삶을 지향하는 심리치료사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ZGf%2Fimage%2Fe8lp-TlFrFU7FTQ1en931NqIwsw.jpeg /@@cZGf 100 100 흔들림 사이에서 - Swaying Between /@@cZGf/549 2025년 5월 2일 금요일 요즘 나는 인간이란 얼마나 자주 흔들리는 존재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500년 전, 카비르는 마음이 매단 그네를 바라보며 그 흔들림을 노래했다. 안팎으로 혼란하고 소란스러운 이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흔들리지 말라며 꾸짖거나 충고를 건네기보다, "나도 너처럼 흔들렸고, 온 우주 또한 그 흔들림 속에 있다"고 조용히 속삭여주는  Sat, 03 May 2025 00:37:52 GMT Rainsonata /@@cZGf/549 교황 프란치스코 1세 - 윤효 /@@cZGf/548 2025년 4월 25일 금요일 지난 4월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미사는 4월 26일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장례 예식서>에 따라 엄숙히 봉헌될 예정이다. 공개된 사진 속 교황의 시신은 단정한 목관에 고이 안치되어 있었다. 관은 바닥 가까운 낮은 자리에 놓여, 일반 조문객들이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배려되었다. Fri, 25 Apr 2025 23:03:40 GMT Rainsonata /@@cZGf/548 숨쉬기 - Breathe /@@cZGf/547 2025년 4 월 18일 금요일 10년 동안 만나고 있는 내담자가 있다. 처음 만났을 때 고등학생이던 아이는 어느덧 20대 중반의 숙녀가 되었다. 어릴 적부터 신경증과 정신증의 경계선을 오가던 이 아이는 혼란스러운 자아상을 지니게 되었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무질서하고 불안정하며 충동적’이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아이는 두 번째 자살 시도 Fri, 18 Apr 2025 21:19:42 GMT Rainsonata /@@cZGf/547 그 한 사람 - 박노해 /@@cZGf/546 2025년 4월 11일 금요일 지난 한 달 동안, 두 분의 자살 충동 내담자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위기 개입과 집중적인 정서적 지원에 온 힘을 기울였다. 심리치료사로서의 소명과 책임의 무게를 가장 절실히 체감하는 순간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내담자의 안전을 지켜야 할 때이다. 다행히 두 분 모두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자살 위험 Fri, 11 Apr 2025 21:28:32 GMT Rainsonata /@@cZGf/546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 - 花明故土 風移新天 /@@cZGf/545 2025년 4월 4일 금요일 어제저녁 7시, 캘리포니아 시간. 우리 가족 세 명은 나란히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지켜보았다. 문형배 재판관의 목소리가 화면 너머로 울려 퍼졌다.“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그 순간, 우리는 동시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 Fri, 04 Apr 2025 21:10:20 GMT Rainsonata /@@cZGf/545 여행 - The Journey /@@cZGf/544 2025년 3월 28일 금요일 요즘 다시 피아노를 칠 수 있게 되었다. 손가락 통증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던 피아노 연습을 몇 달 동안 할 수 없었기에, 다시 연주할 수 있음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마치 허리 통증으로 인해 하이킹은커녕 요가조차 할 수 없었던 때처럼, 평소 당연하게 누리던 취미생활을 몸의 불편함 때문에 하지 못하게 될 때, 우리는 많은 것 Fri, 28 Mar 2025 18:49:35 GMT Rainsonata /@@cZGf/544 괜찮아 - 한강 /@@cZGf/543 2025년 3월 21일 금요일 한강 작가의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다가 한 편의 시(詩)를 만나 2004년 여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괜찮아>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 Fri, 21 Mar 2025 16:25:39 GMT Rainsonata /@@cZGf/543 우화의 강 - 마종기 /@@cZGf/542 2025년 3월 14일 금요일 오래전, 미국의 한 도시에서 한인문화센터가 해외 교민을 위해 무료 심리치료와 상담심리학 교육을 기획했을 때, 나도 작은 힘을 보탠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심리치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많은 사람이 편견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대중에게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심리치료와 상담에 대한 닫힌 마음의 Fri, 14 Mar 2025 16:31:03 GMT Rainsonata /@@cZGf/542 사람이 영물이다 - 박노해 /@@cZGf/541 2025년 3월 7일 금요일 나의 삶은 대체로 평온하고 만족스럽다. 미니멀리즘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정리하고 정돈하는 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이제 주변을 둘러보면 군더더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내가 꿈꾸던 소박한 살림의 즐거움을 누리며,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깊이 연결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그러나 잔잔한 호 Fri, 07 Mar 2025 19:19:07 GMT Rainsonata /@@cZGf/541 할머니 95세 - 할머니께 보내는 편지 /@@cZGf/539 그리운 할머니, 호숫가를 따라 촘촘히 서있는 라일락이 연한 보랏빛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어요. 향기로운 계절에 맞이하는 할머니의 아흔다섯 번째 생신을 축하드려요. 저는 며칠 전 고수리 작가의 판타지 소설 <까멜리아 싸롱>을 읽었는데, 할머니께 지오반니 스감바티 Giovanni Sgambati (1841-1914)의 음반을 들려드리고 싶어 졌어요. 그래서 지 Tue, 04 Mar 2025 19:05:42 GMT Rainsonata /@@cZGf/539 아침의 릴레이 - 朝のリレー /@@cZGf/540 2025년 2월 28일 금요일 2월의 마지막 날, 내 몸은 이미 우주에 던져져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초등학교 졸업 후 평생 한국을 떠나 살아온 나에게, 谷川俊太郞 (1932-2024) 타니카와 슌타로의 <아침의 릴레이>는 언어적 경계를 뛰어넘는 친숙한 현실감을 안겨준다. 그가 이 시에서 나열한 시차(時差)의 예문들은 내게 너무도 익숙하다. 그래서 Fri, 28 Feb 2025 17:49:12 GMT Rainsonata /@@cZGf/540 귀농(歸農) - 백석 /@@cZGf/534 2025년 2월 21일 금요일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아주 많지만, 시인 백석(1912-1996)의 글을 마주할 때면 마음 한편에 오솔길이 만들어진다. 나는 그 길을 천천히 걸으며 시인을 만나러 간다. 그의 글을 눈으로 읽으면 한 폭의 그림이 되고, 소리 내어 읽으면 한 편의 영화가 된다. 백석의 글에는 담장 Fri, 21 Feb 2025 19:23:55 GMT Rainsonata /@@cZGf/534 바닷가에서 - 쉼 /@@cZGf/535 2025년 2월 14일 금요일 따뜻한 해변의 백사장에서 소라게처럼 웅크린 채 조개껍데기와 산호초를 찾는 놀이를 즐긴다. 십 년 전만 해도 바닷가에서 마주친 예쁘고 독특한 녀석을 모두 주워 손수건 한가득 담아 오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특별히 마음에 드는 몇 개만 골라 집으로 데려온다. 물론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도 있다.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 모래를 쓰다 Fri, 14 Feb 2025 17:01:36 GMT Rainsonata /@@cZGf/535 11월 -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cZGf/533 2024년 11월 8일 금요일 시(詩)의 계절이 왔다. 분주했던 10월을 뒤로하고 가슴을 활짝 펴고 11월을 맞이한다. 11월은 사색의 달이기도 하고, 시를 읽기에 좋은 달이다. 12월이 시작되면 또 한 번 소란스러워지는 세상을 마주해야 하므로, 11월은 오롯이 고요와 벗 할 수 있어서 좋은 달이다. 11월을 '죽음에 대해 묵상하는 달'이라고 하는 이유도 Fri, 08 Nov 2024 23:04:39 GMT Rainsonata /@@cZGf/533 랄라는 스물두 살 - 딸에게 보내는 편지 /@@cZGf/532 사랑하는 랄라에게, 우리 랄라의 스물두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봄에 대학교 졸업식 준비로 들떠있었을 때만 해도 마냥 아이 같아 보였는데,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오늘을 맞이하는 랄라를 보니 어찌나 기특한지 모르겠구나. 더군다나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원했던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니. 랄라 말대로 "I am so Thu, 31 Oct 2024 06:51:14 GMT Rainsonata /@@cZGf/532 나에게 보내는 편지 - Happy 50th Birthday! /@@cZGf/531 레인소나타, 6년 전 내가 썼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50세 생일을 맞아 다시 읽었어. 그때나 지금이나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 특히, 네가 그토록 내게 선물하고 싶어 했던 '시간'을 정말로 선물 받았다는 걸 꼭 말해주고 싶어. 편지를 쓴 후에도 한동안은 여전히 바쁘게 지냈지만, 코로나를 겪 Thu, 24 Oct 2024 22:41:49 GMT Rainsonata /@@cZGf/531 군자이 - 君子以 /@@cZGf/530 2024년 10월 18일 금요일 64괘 384효의 경문(經文) 외에도, 그 뜻을 해석하고 이치를 밝힌 십익전(十翼傳) 중 특히 대상전(大象傳)이 주는 가르침은 무게가 있다. 요즘 나는 대상전의 내용을 필사하면서 가슴에 새기려 노력하고 있다. 역시 공부는 읽고, 생각하고, 쓰기를 반복하는 과정이다. 그 후 배운 것을 실천에 옮기면 학습은 체화의 단계로 나아 Fri, 18 Oct 2024 22:17:57 GMT Rainsonata /@@cZGf/530 역 - 易 /@@cZGf/529 2024년 10월 11일 금요일 지난 일요일, 나는 마침내 역경(易經) 64괘의 괘사와 384개의 효사를 공부한 130일간의 여정을 무사히 마쳤다. 역경에서 역(易)은 세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그중 하나가 '변한다'는 뜻의 변역(變易)이다. 그래서 영어로 는 <I Ching: The Book of Changes> 또는 <Yijing: The Classi Sat, 12 Oct 2024 01:20:57 GMT Rainsonata /@@cZGf/529 자작얼 - 困 /@@cZGf/528 2024년 10월 4일 금요일 역경(易經) 47괘 택수곤(澤水困)의 육삼(六三) 효사를 읽다가 '자작얼(自作孼)'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자작얼'을 '자신의 능력과 처지와 때를 모르고 촐싹거리다가 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자로는 '스스로(자)自' + '지을(작)作' + '재앙(얼)孼'을 합친 표현으로 '자신이 저 Sat, 05 Oct 2024 00:19:44 GMT Rainsonata /@@cZGf/528 설탕의 역습 - 달콤한 그녀 /@@cZGf/526 2024년 9월 27일 금요일 3개월 전 스톰이 말했다. "이제 탄산음료는 안 마시기로 했어." 그(스톰)가 그녀(Diet Coke)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믿기 힘든 이별 선언이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스톰은 Diet Coke는 물론, 어느 종류의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기상청 기록을 경신한 무더위가 이어진 여름에도 Fri, 27 Sep 2024 22:20:47 GMT Rainsonata /@@cZGf/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