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선 봄 /@@cnCB 짧아서 아쉬운 계절 가을과 봄에 미련이 있습니다. 담아 보는 몇 자 모두 그림자처럼 어둡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게 제 주소려니 합니다. 다 털어내면 밝음이 올 수도. ko Sat, 03 May 2025 23:12:15 GMT Kakao Brunch 짧아서 아쉬운 계절 가을과 봄에 미련이 있습니다. 담아 보는 몇 자 모두 그림자처럼 어둡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게 제 주소려니 합니다. 다 털어내면 밝음이 올 수도.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2x1q6MCayqHU6GnlHrvV87S6sAE /@@cnCB 100 100 연통-1 /@@cnCB/14 헐레벌떡 들어간 그곳에서 먼저 본 건 연통보다 직경이 굵고, 알코올솜으로 닦은 듯 깨끗한 데다 자유자재로 휘는 튜브였다. 부웅 소리를 내는 본체에서 출발한 튜브는 20시간 동안 연락두절이던 '발바닥'을 파고들어 길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발바닥' 안색의&nbsp;검붉은 상태로 보아 제정신이긴 힘들겠거니 했는데 눈은 신호등처럼 주기적으로 깜빡였다. &ldquo;미친놈의 인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zC8EWIabUiBY-J2xiMBWO3xt-hE.jpg" width="500" /> Thu, 20 Feb 2025 09:09:34 GMT 가을에 선 봄 /@@cnCB/14 벚꽃이 피면 /@@cnCB/23 윙윙 대며 솔잎을 추근대던 일벌이 사라졌다 눈을 맞고서도 끈질기에 비행하던 네댓 마리 그저그런 인생이 신도림역에 닿는다 어제와 다르지 않던 오늘을 마감하고 내일도 특출날 게 없다고 관측하는, 기대없어 주저앉은 표정들도 걷는다 날개가 없어도 나는 법이 있다면 언 마음 입김으로 녹일 묘책이 있다면 그걸 찾아 모두에게 속보로 타전하겠다 실종된 일벌이 부활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3iog_tJP_DO8UdZq9Zw6tTUiXRY.jpg" width="500" /> Thu, 20 Feb 2025 03:42:59 GMT 가을에 선 봄 /@@cnCB/23 티비다보의 밤-5 - 흙먼지와 9.11 /@@cnCB/22 동화 속이었다. 알록달록한 타일로 건물과 벽면, 벤치까지 꾸몄다. 한국의 놀이동산은 구엘공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단정해도 될 정도였다. 동심에 추진력까지 얹은 가우디의 펄떡펄떡 뛰는 상상력이 스민 곳에서 바르셀로나 시민과 일부 관광객은 파라솔을 단 접이식 탁자를 앞에 두고 앙증맞은 찻잔 속 에스프레소를 홀짝 댔다. 야외 카페를 흘깃 보던 지훈은 중앙광장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DwaekmcEl6p3th2Hzv77rBYLdA0.jpg" width="500" /> Wed, 19 Feb 2025 12:09:26 GMT 가을에 선 봄 /@@cnCB/22 한능검 랩소디 /@@cnCB/21 제1시험장이란 안내가 붙은 교실 앞문을 드르륵 열었더니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눈빛이 쏟아졌다. 지난 일요일 치러진 73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고사장 가운데 하나인 이 중학교 정문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초등학생의 일부이겠거니 싶었다. 그들이 발신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초등생이 주로 보는 시험에 웬 아저씨. 시험 감독관도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내 유일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plN6_wD8zsQp7ttqzcPjShJIr-k.jpg" width="500" /> Tue, 18 Feb 2025 04:14:54 GMT 가을에 선 봄 /@@cnCB/21 티비다보의 밤-4 - 구엘공원의 김밥장사 /@@cnCB/20 지훈은 인중을 타고 들어오는 맛있는 냄새에 눈을 떴다. 어젯밤 꽤 고된 노동을 한 탓에 현수는 입술을 벌린 채 자고 있었다. 지훈은 냄새의 진원지를 알고 싶어 몸을 일으켰다. 매번 벙커침대에 달린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유럽 생활이 주는 색다른 경험의 재미가 아직 사그라들진 않았다. 지훈은 현수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lpNSXafDysyWh1IVaznYQr-NoJ8.jpg" width="500" /> Mon, 17 Feb 2025 04:03:09 GMT 가을에 선 봄 /@@cnCB/20 티비다보의 밤-3 - 가로등의 키스, 키스의 가로등 /@@cnCB/19 경희는 천장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잡았어야 했는데 떠난&nbsp;이유가 뭘까' 끓어오르는 뭔가를 눌렀다. 제롬이 배고픔에&nbsp;야옹 대는 소리도 모른 체했다. 창 밖에선 거나하게 취한 네댓의 남성이 언수 혹은 은수를 떠벌였다. 혀가 꼬이지 않았어도 신원불상이었다. 신촌의 사시사철 풍경이었지만&nbsp;그 해 9월, 경희로선 그런 소음을 봐줄 만한&nbsp;이유도&nbsp;여유도&nbsp;없었다. 원룸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sMZzwoTZk_1910atf0kBdvXx0qo.JPG" width="445" /> Fri, 14 Feb 2025 12:18:14 GMT 가을에 선 봄 /@@cnCB/19 Lunar 0115 /@@cnCB/18 동지의 어스름일 줄 알았는데 윗동네 허리춤을 타고 도는 찻길 주변이 훤하다. 50일 넘게 부지런히 움직인 우주를 따라잡지 못한 아웃사이더의&nbsp;정월대보름. 발광에 지쳐&nbsp;사라질 준비로 나뭇가지에 걸린 그 달의&nbsp;흔적. 하얀&nbsp;도화지 위 컴퍼스&nbsp;돌렸을 때 봤던 구체의 야무짐이 없다. 그래서&nbsp;포스트 루나 0115. 오후 6시. 어제를 잊고 멀겋게 된&nbsp;하늘에 심란하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TUygs3As_-_D12OAtLw2WGoGorE.JPG" width="500" /> Fri, 14 Feb 2025 10:46:22 GMT 가을에 선 봄 /@@cnCB/18 티비다보의 밤-2 - 익숙한 첫날밤 /@@cnCB/17 꼬불꼬불한 도로를 택시 기사는 능숙하게 달렸다. 어딘지 상처 많아 보이는 우중충한 건물에 어지럽게 흩어진 다채로운 그라피티는 이곳이 유럽임을 알리고 있었다. &quot;다 왔어. 여기야&quot; 현수는 지갑에서 택시비를 꺼내며 차 창 밖을 보던 지훈의 옆구리를 찔렀다. 띄엄띄엄 서 있는 가로등 탓일까. 오래된 주택가의 분위기는 어둡고 착 가라앉아 있었다. 현수가 구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pneTADqa1uXcJSQuWdPWG13hY7Q.PNG" width="500" /> Tue, 11 Feb 2025 03:45:27 GMT 가을에 선 봄 /@@cnCB/17 티비다보의 밤-1 - &quot;알아? 살면서 이렇게 사랑한다는 말 많이 해본 적 없어&quot; /@@cnCB/16 열 살 아이의 키, 어림잡아 140cm에 육박하는 이민가방의 네 바퀴가 내는 소음보다 코를 찌르는 담배향이 지훈에겐 이국적이었다. 팬티, 양말 같은 숨기고 싶은 거죽이 저 가방 안에서 뒤엉켜 있는 건 이른바 도주의 증거였다. 스스로 도망자라고 자신을 정의한 지훈이었어도 '공항에서 흡연이라니'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그가 막 도착한 바르셀로나는 자유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Iv-GUS6pyS1QaeZmRdmmt1R5AVs.JPG" width="500" /> Fri, 24 Jan 2025 10:11:57 GMT 가을에 선 봄 /@@cnCB/16 각자의 오픈런 - 갈라섬의 컨베이어벨트 /@@cnCB/1 어림으로 마흔 쌍이 전방 주시다 처음 앉은 법원 의자 살갑지 않아 눈 둘 곳 없다 고랑이 미간에 박힌 초로(初老) 호명(呼名)에&nbsp;심란하다 한 쌍이 느닷없이 웃는다 초로가 본인 확인하던 와중에도 왁자지껄 그 쌍은 귀엣말 살 섞음의 여진이 있는 교신 서로를&nbsp;외면하던 또&nbsp;다른 남녀 미결(未決)의 주저함으로&nbsp;가다서다한다 번호표대로&nbsp;서세요 60평&nbsp;남짓 서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DZLYfygwvO6-Ot45HS78ge0Hssk.jpg" width="500" /> Sat, 18 Jan 2025 12:31:23 GMT 가을에 선 봄 /@@cnCB/1 똥개들의 역주행 /@@cnCB/5 누런개가 걷는다 하얀개가 따른다 여긴 4차선 차로 미끈하게 휘었다 태명부터 똥개들 없는 것들의 유산 흰둥이 눈엔 누렁이 똥구멍만 씰룩 중앙선 너머엔 탈주한 데서 본 트럭 들이받을 듯한 역주행&nbsp;똥개와 차량 뒤엉켜 뒤죽박죽 숨가쁜 대치&nbsp;중에 흰둥이가 핥는다 누렁이의 목덜미 근본없는 위로들 운전사의 윽박에 축 늘어진 꼬리 주눅든 혓바닥&nbsp;피난한다 인도로 앞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krGQNC7zRBuxNUZA3Uru4dLJy7U.jpg" width="500" /> Fri, 17 Jan 2025 12:34:12 GMT 가을에 선 봄 /@@cnCB/5 목욕탕 두꺼비 /@@cnCB/3 여기 앉아 산 지 삼십 년 가로, 세로 2.5, 3미터 직사각의 욕탕은 나의 집이자 사랑방 난 날 때부터 금빛 도는 페인트 발랐지 알몸으로 온 손님 부끄러울까 봐 정수리에 앉은 곰팡이 습기의 나이테 날 보는 표정&nbsp;심드렁 널 보는 내 눈&nbsp;아리송 그래도 손님 맞으러 아가리&nbsp;잔뜩&nbsp;벌렸어&nbsp;환영 인사 내 집 온수는 섭씨 40도 물살 없는 방에 너를 담는다 짓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mD8feYZ_xXLeIxpNqCr7bM0FmwQ" width="300" /> Thu, 16 Jan 2025 11:36:08 GMT 가을에 선 봄 /@@cnCB/3 노벨상의 지혜 /@@cnCB/12 구름만 별 세는 밤 낮에 본 아이의 팔에 심란하다 어질러진 차량 행렬 멈춘 대각선 횡단보도 초입서 주저하던 아이의 팔 파란불에도 갈 곳 잃은 듯 올릴까 내릴까 하다 주먹 쥔 손 귓불에 간신히 섰다 관자놀이까진 팔꿈치 너끈히 올렸어야 했는데 아이 벌써 세상 돌아가는 사연 눈치챘나 보다 어떤 삶 앞에 둘지 모르니&nbsp;현인의 지혜&nbsp;적는다 유전학으로 노벨상 탄 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fLjdKr-CYuvtKHfCSgOaIRz79cM.JPG" width="500" /> Tue, 14 Jan 2025 11:21:30 GMT 가을에 선 봄 /@@cnCB/12 낙엽 개미 안다 /@@cnCB/11 복숭아뼈 채 못 닿은 살 따끔해 직시했더니 가당찮은 발놀림의 개미 하나 타고 올라온다 혼자 도착할리 없는 놈들이라 뒷걸음 해보니 두 발 이미 날쌔게 포위됐다 왼발로 오른편 일당을&nbsp;짓이겼지만 왼쪽 다른 무리 오른발 향해 들이친다 뭘 바란 총공세인가 빼먹을 것 하나 없는데 그 6월 무언의 전투 기원 훑어보기엔 개미만큼도&nbsp;치열한 적 없었다 바람 아니었어도 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Q_VzKGr9TVhwp30EGWcVye-3i64.jpg" width="500" /> Mon, 13 Jan 2025 07:46:18 GMT 가을에 선 봄 /@@cnCB/11 그런 만남 /@@cnCB/7 고개 떨군 남자의 귀가 옆 책상에&nbsp;열렸다 갓난아이 안은 여성과 그 엄마 숨 거칠다 식구였던 K를 고소하며 토해내는 열변 첫 인연의 설렘 든든한 동반자의 당부 돌아 나올 도리없는 소용돌이에 익사했다 급히 피신한 여인의 발엔 여름 슬리퍼 창밖엔 바람에 시달려 해진 잎새 구른다 모란의 순간처럼 품지 못한 약속 어쩌면 처음부터 끝을 알면서 서로에게 달려들었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MmDk0F4DJrgn2_6staAwohlYhSY.jpg" width="500" /> Sun, 12 Jan 2025 04:07:00 GMT 가을에 선 봄 /@@cnCB/7 한강뷰 /@@cnCB/10 묻지 말았어야 했다 꿈이 뭐냐고 한강 보이는 아파트에 사는 거요 반달 같은 눈웃음 알싸한 당돌함 네 음성 애초 비상하는 날개였다 네게서만 유래한 아기냄새에 취해 돌아누웠어도 난 네 곁을 갈망했다 네 순수함이 내 어리숙함을 허락해 5월의 우린 은밀한 약속을 나눴다 바닥 날 줄 몰라 천만번 읊던 사랑 포옹은 엄연한 경계 알린 몸짓일뿐 널 가둬야겠기에 접은 종<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nCB%2Fimage%2F4xkIGA6ZbzVYpidBCt48Odn8_vI.jpg" width="500" /> Sat, 11 Jan 2025 06:52:04 GMT 가을에 선 봄 /@@cnCB/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