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자 /@@eLGr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소설가를 꿈꿨지만 되지 못해 마케터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매일의 일기를 시로 바꿔 쓰는 작업을 취미로 하는 중입니다. ko Thu, 01 May 2025 20:38:35 GMT Kakao Brunch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소설가를 꿈꿨지만 되지 못해 마케터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매일의 일기를 시로 바꿔 쓰는 작업을 취미로 하는 중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LGr%2Fimage%2FWu3yekS1Jczy5ugAS7rOrCSZEm8.jpg /@@eLGr 100 100 기분 전환 - 2024년 4월 25일 /@@eLGr/9 기분 전환 그날이 금요일이라 좋았다 전화가 올까 아니 편지가 올까 사실은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금요일은 원래 아침부터 설레니까 꼭 뭐가 되려고 그런 건 아니야 진열장에 반듯하게 놓여서 따뜻한 게 담기기를 전 생애 걸쳐 기다리는 것들도&nbsp;많으니까 그중 하나라면 나의 모양은 그다음 날이 월요일이라 좋았다 금요일이 지나면 다시 월요일에 거기 이름이 뭐라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LGr%2Fimage%2FDJiqLCLMg6XzxAkjdXj3OoD9qGU.jpg" width="500" /> Fri, 25 Apr 2025 01:47:05 GMT 일상여행자 /@@eLGr/9 4월 - 2025년 4월 13일 /@@eLGr/8 4월 우리는 슬픔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뒤집어지고 잘라지는 슬픔에 대해 똑바로 서지 못하고 붙어 있지 못하는 슬픔에 대해서 어떤 이가 뒤통수를 맞고 영영 사라져버렸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흩어진 봄에 대해 창밖에 흩날리는 눈비에 대해 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는 것에 대해 혼란한 옷장에 삐져나온 것들에 대해 그쳤다 지나가는 거였나 봐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LGr%2Fimage%2FAkJTk3a9yPykJ-yGDZIAWyTcEBI" width="300" /> Fri, 18 Apr 2025 01:59:43 GMT 일상여행자 /@@eLGr/8 거울 - 2025년 4월 8일 /@@eLGr/7 거울 밤 열두 시 얼굴을 지우고 거울 앞에 앉는다 누군가 또 얼굴을 지우고 지우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나는 아무렇게나 동굴 안의 세계를 상상해 보려 했는데 그랬는데 밤이 짧아서 그러지를 못하고 알아볼 수 없는 글자를 몇 개 남기고 눕는다 누웠는데 그랬는데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소리 와중에도 눈은 감 Fri, 11 Apr 2025 02:54:46 GMT 일상여행자 /@@eLGr/7 필터 커피 - 2025년 4월 4일 /@@eLGr/6 필터 커피 깊게, 내려지는 시간이 있다 그걸 내릴 땐 손목 스냅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해 자칫하면 넘치니까 첫 김은 딱 뜸 들이기 좋을 만큼만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그러나 항상 그게 가장 어려워 어떤 것들은 서너 번 어떤 것들은 네다섯 번 그리고 나는 마저 붓지 평생을 연한 것들을 좋아하니까 아니 진한 것들을 좋아할 줄 몰라 촌스러워서 거 Fri, 04 Apr 2025 01:49:10 GMT 일상여행자 /@@eLGr/6 고쳐주세요 아니 만들어주세요 - 2025년 3월 11일 /@@eLGr/5 고쳐주세요 아니 만들어주세요 길 가다 용하다는 대장장이에게 사람 하나 맡겨 두었다 십 년 뒤 찾으러 오세요 그 말을 곧이 믿고 십 년이 되던 해 찾으러 가니 고쳐는 두었는데 일 년이 채 못 갈 겁니다 그러니 돈은 받지 않겠소 라고 말한다 과연 용한 것은 맞아서 육 개월이 지난 뒤 다시 고장 난 사람 하나 질질 끌며 가 보니 온데간데없다 덕분에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LGr%2Fimage%2Fg08_R6QOF5tcAHlU1_CZUQM4OWc" width="300" /> Fri, 28 Mar 2025 02:41:47 GMT 일상여행자 /@@eLGr/5 초면 - 2025년 3월 15일 /@@eLGr/4 초면 거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입었던 옷을 벗어두고 다른 옷을 집어 들고 서둘러 나서는 것 거리에 비치는 모든 것들에 멈춰 서서 집에 두고 온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내 마음을 매만져 보는 것 했던 양치를 그새 또 하고 씻은 손을 또 씻어 향기 나는 무언가를 발라보는 것 기나다라의 어디쯤엔가 있는 첫 음절로 건넬 말을 그려보는 것 그렇게 마주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LGr%2Fimage%2FZmYfWfx_1eY7fdJ5gp9vw9iYbyY.jpg" width="500" /> Fri, 21 Mar 2025 03:07:56 GMT 일상여행자 /@@eLGr/4 내가 회사로부터 독립하게 된 이유① 편&nbsp; - 12년 차 시니어 마케터 독립 선언, d- 55 /@@eLGr/3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막연히 이런 날이 올 것이라 생각은 했었지만 말이다. 어쩌면 내 마지막 회사일 뻔한 회사를 떠나 그 짧은 사이 다시 두 번의 이직을 했다. 감사하게도 시장에서 아직은 먹히는 때였는지 좋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향 이동이 가능했던 이직이었다. 1월에 입사하여 3주를 다녔던 중견기업 H를 퇴사한 이유 팀장급으로 입사했는데 팀장이 Wed, 29 Mar 2023 04:25:07 GMT 일상여행자 /@@eLGr/3 [제1수]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살지 말라 - #001 곰도 사람이 되는 시간, 나의 100수 일지 /@@eLGr/2 &quot;지금 이 순간의 나는, 결코 영원하지 않다.&quot; 001 돌이켜 보면 운이 좋았었다. 대학 졸업 후 들어간 작은 회사에서 의도치 않게 빠르게 일에 대한 적성을 발견했고 그 뒤로 쭉 상승곡선의 커리어를 이어왔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성격이 무던하지 못하고 유난했던 나는 이직이 잦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상향 이동을 했으니 이쯤 되면 빛나는 마케팅<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LGr%2Fimage%2FdW0PpKcMksiXGY4ZU8rk-sxEYJ0.jpg" width="500" /> Wed, 01 Feb 2023 03:48:55 GMT 일상여행자 /@@eLGr/2 안녕, 나의 '100'수 일지 - 프롤로그 /@@eLGr/1 &quot;솔직하게 말해서, 찾지 못했습니다.&quot; 0 여느 때와 다름 없는, 그런 평범한 월요일이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있는 대표님과의 점심 식사를 앞두고 '또 똑같은 집이야.' 하고 푸념 정도를 늘어 놓았던. 일 년 중 몇일 되지 않는 완연한 가을이었다. 경기가 좋지 않다고, 제법 이름을 들어본 IT회사와, 오래된 중견 기업에서 조차 &quot;정리 해고&quot;, &quot;권고 Mon, 30 Jan 2023 04:42:46 GMT 일상여행자 /@@eLG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