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fJ0N 이상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ko Fri, 02 May 2025 04:46:19 GMT Kakao Brunch 이상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tatic%2Fimg%2Fhelp%2Fpc%2Fico_profile_100_06.png /@@fJ0N 100 100 에필로그 - 나에게로 돌아가는 길 /@@fJ0N/9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을 품고 살아내느라 오랫동안 길을 잃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진단을 받기 전의 나는 무기력과 자책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세상의 기준에 끊임없이 부딪혀 부서지기를 반복했다. 결국 나는 나를 &lsquo;문제 있는 사람&rsquo;이라 단정짓고, 그 정의에 나를 가둔 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lsquo;진단&rsquo;이라는 이 Thu, 24 Apr 2025 12:46:48 GMT 이상 /@@fJ0N/9 4-2장 - 보이지 않는 벽 너머를 보다 /@@fJ0N/12 상처에서 무늬로 '완벽'이라는 옷을 벗고 나의 불완전함을 끌어안기로 마음먹자, 놀랍게도 내가 그토록 지우고 싶었던 과거의 상처 자국들과 현재의 울퉁불퉁한 모습들 속에서 예상치 못한 무늬들을 발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들은 결핍이나 흉터가 아니라, 어쩌면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lsquo;색깔&rsquo;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내가 오랜 투 Thu, 24 Apr 2025 12:46:48 GMT 이상 /@@fJ0N/12 4-1장 - 보이지 않는 벽 너머를 보다 /@@fJ0N/8 보이지 않는 벽 3장의 여정 속에서 나는 분명 작은 변화들을 경험했다. ADHD 관련 책들을 읽고 나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하며 실천했을 때, 혼돈스럽던 하루에 질서라는 것이 생겨났다. 할 일 관리 앱(TickTick)은 뒤죽박죽 엉켜 있던 머릿속을 정리해주었고, 기록은 나의 컨디션과 패턴을 이해하는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운동과 생활 습관 개선은 바닥났던 에 Thu, 24 Apr 2025 12:46:48 GMT 이상 /@@fJ0N/8 3-2장 - 서툰 자기 돌봄의 시작 /@@fJ0N/11 정보의 함정과 필독서 약이라는 조용한 동반자는 위태롭지만 분명한 안정감을 주었다. 이전보다 조금은 맑아진 정신 상태. 하지만 안정감이 곧 방향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콘서타가 마법이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자, 오히려 마음 한편에서는 새로운 불안감이 고개를 들었다. 약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결국 내 삶을 바꾸는 것은 나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0N%2Fimage%2FN5wy1UkvgjrNXbMUGZoTwl7UcKI.jfif" width="500" /> Thu, 24 Apr 2025 12:46:48 GMT 이상 /@@fJ0N/11 3-1장 - 서툰 자기 돌봄의 시작 /@@fJ0N/7 '왜 나인가'를 넘어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진단 직후 며칠 동안 나는 무기력한 감정의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마치 유리창 너머 세상을 바라보듯 모든 것이 흐릿했고, 나 자신의 감정조차 낯설게 느껴졌다. 안도와 분노, 체념과 슬픔이 뒤엉켜 어느 것도 명확하지 않았고, 그 무감각은 오히려 내 마음 깊숙한 곳의 피로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오랫동안 Thu, 24 Apr 2025 12:46:47 GMT 이상 /@@fJ0N/7 2-2장 - 진단이라는 이름 앞에서 /@@fJ0N/10 낯선 이름 앞에서 길을 찾다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했다.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고, 가슴속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손에는 익숙한 우울증 약과 함께, &lsquo;ADHD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rsquo;는 새로운 약 콘서타의 처방전이 들려 있었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으로 가득했다. ADHD라니. 생소하면서도 낯익은 그 단어가 Thu, 24 Apr 2025 12:46:47 GMT 이상 /@@fJ0N/10 2-1장 - 진단이라는 이름 앞에서 /@@fJ0N/6 실존적 공백 과거의 나는 투병이라는 거대한 사건 속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학생'이라는 정체성도, 친구들과의 관계도, 미래에 대한 희미한 계획조차도 모두 희미해지거나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고 새로운 내가 명확히 그려진 것도 아니었다. 나는 더 이상 '환자'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온전한 '사회인'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과거와 단절되고 미래는 불확실한 Thu, 24 Apr 2025 12:46:47 GMT 이상 /@@fJ0N/6 1-2장 - 이름이 없던 시절 /@@fJ0N/13 고통 속에 닫힌 마음, 말하지 않기로 한 아이 중학교 3학년(16살),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면서 나는 학교와 친구, 일상의 흐름에서 완전히 단절되었다. 그 시기는 고통스럽고도 이상하게 조용한 시간이었다. 매일 소아 병동이라는 좁은 세계 안에서 반복되는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 처음에는 무섭고 서럽고 억울한 감정들이 물밀듯 Thu, 24 Apr 2025 12:46:46 GMT 이상 /@@fJ0N/13 1-1장 - 이름이 없던 시절 /@@fJ0N/5 이름이 없던 시절 나를 설명하는 말들은 늘 비슷했다. 나는 '산만한 아이', '주의가 산만하고 정리가 안 되는 애', '가만히 있질 못하는 애'로 불렸다. 수업 시간이면 어느새 딴생각에 빠져 있었고,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것이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연필을 손에 쥐고 있으면 낙서하기 바빴다. 선생님은 내 이름을 자주 불렀고, 나는 매 Thu, 24 Apr 2025 12:46:46 GMT 이상 /@@fJ0N/5 프롤로그 - 처음, 병원의 문을 열던 날 /@@fJ0N/4 나는 그날을 또렷이 기억한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마음은 엉킨 실타래처럼 뒤얽혀 있었고, 시간은 고장 난 시계처럼 멈춰 있었다. 입을 열면 울음이 쏟아질 것 같아, 차마 소리 내지 못했다. 그래서 글을 썼다. 나를 설명하기 위해서, 어쩌면 나를 지키기 위해서. 그 글 안에는, 말로는 꺼낼 수 없었던 것들이 담겨 있었다 Thu, 24 Apr 2025 12:46:46 GMT 이상 /@@fJ0N/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