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호 /@@gWBp 허정호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ko Tue, 06 May 2025 16:44:12 GMT Kakao Brunch 허정호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k.kakaocdn.net%2Fdn%2FpG61Y%2FbtsDGMwLBEu%2FLmRaVV97G0iIyjHhCjczWk%2Fimg_640x640.jpg /@@gWBp 100 100 밥 잘해주는 남자 - 13. 시골집 마당의 여름, 코스모스와 나팔꽃 /@@gWBp/13 시골집 마당의 여름,&nbsp;코스모스와 나팔꽃 여름이면 생각나는 두 친구가 있다. 하나는 키가 크고 수줍은 얼굴을 한 코스모스, 다른 하나는 집요하게 무언가를 타고 오르는 붉은 나팔꽃이다. 이 둘은 시골집 마당에서 함께 자라며,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도우며 한 계절을 함께 보냈다. 코스모스는 2017년 담양의 장평마을, 슬로시티 여행길에서 가져온 씨앗으로부터 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gWBp%2Fimage%2F7cnN8D0Oq-0rkGGslETe8ChtL2k.jpg" width="500" /> Mon, 05 May 2025 21:58:44 GMT 허정호 /@@gWBp/13 밥 잘해주는 남자 - 12. 시골집 마당에 텃밭을 시작하다 /@@gWBp/12 시골집 마당 텃밭을 시작하다 2019년 5월 중순, 산청 동의보감촌을 산책하다가 산청시장에 들렀다. 상가 양쪽 길가에 늘어선 난전들. 그 한편, 모종을 팔던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갑작스레 마법에라도 걸린 듯, 나는 가지 모종 세 포기와 방울토마토 두 포기를 2,500원에 샀다. 마당 한쪽 풀을 괭이로 걷어내고 두둑을 만들어 조심스레 모종을 심었다. 물도 Tue, 29 Apr 2025 00:19:31 GMT 허정호 /@@gWBp/12 밥 잘해주는 남자 - 11. 시골집 마당 쑥과의 전쟁 /@@gWBp/11 시골집 마당 쑥과의 전쟁 어머니가 돌아가신 건 2018년 겨울이었다. 그해 1월, 어머니는 우리 곁을 떠났고, 시골집은 완전히 주인을 잃어버렸다. 돌아오실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라도 서운해하실까 봐 집 안 가득한 살림살이를 그대로 두었다. 그러나 세월은 가차 없었다. 요양원에 계시던 몇 해 동안 부엌의 물건들은 냄새가 배고 곰팡이가 피었다. 옷장 속 Sun, 27 Apr 2025 12:39:52 GMT 허정호 /@@gWBp/11 밥 잘해주는 남자 - 10. 친구 같은 옆지기, 아내의 감사장 /@@gWBp/10 친구 같은 옆지기,&nbsp;아내의 감사장 비가 오고,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부는 날에도 당신은 늘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3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말없이 성실하게 한 길을 걸어준 당신.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 퇴임이 더 빛나고, 무탈하게 도착한 이 마침표가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나를 믿기 전에 늘 먼저 내 편이 되어 준 사람. 좋은 날엔 함 Thu, 24 Apr 2025 13:10:36 GMT 허정호 /@@gWBp/10 밥 잘해주는 남자 - 9.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 /@@gWBp/9 2019년 7월 어느 날 퇴임식은 하지 않기로 했었다. 소란스럽지 않게, 조용히 끝맺고 싶었다. 그래서 가족과 사무실 식구들만 모여 작은 식당에서 회식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직원들에게는 평소 좋아하는 문구를 하나씩 받아 각자의 이름과 함께 머그컵에 새겨 선물하기로 했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인사, 그리고 담담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 Sun, 20 Apr 2025 13:05:10 GMT 허정호 /@@gWBp/9 밥 잘해주는 남자 - 8. 장구가 이끄는 길-130명 풍물놀이까지 /@@gWBp/8 장구를 처음 만난 건, 사무실 회의실에서였다. 2009년 새해, 나는 퇴근 후의 시간을 모아 사물놀이 동아리를 만들기로 했다. 그저 재미로 시작해 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예기치 않게 사장님이 &quot;나도 배워 보고 싶다&quot; 하셨다. 그 말 한마디에 눈치를 보던 직원들이 하나둘 발을 뺐고, 결국 첫 시도는 그렇게 미끄러졌다. 다행히도 하반기엔 사장님의 열의도 식었고, Fri, 18 Apr 2025 12:10:38 GMT 허정호 /@@gWBp/8 밥 잘해주는 남자 - 7. 죽순을 만나러 가는 길 /@@gWBp/7 죽순을 만나러 가는 길 2019년 6월 어느 날 빵 한 조각이 하루를 바꾸는 날이 있다. 그날이 그랬다. 원지에서 지나가는 길, 명희가 말했다. &ldquo;여기 빵집이 유명해. 들렀다 갈까?&rdquo; 강변을 따라 구불구불 돌아가니 작고 조용한 가게 하나가 나타났다. 안내판엔 오늘의 빵과 커피가 적혀 있었고, 문은 열려 있었다. 그런데 내부는 어딘가 휑했다. &ldquo;사장님~&rdquo; 하 Wed, 16 Apr 2025 05:02:16 GMT 허정호 /@@gWBp/7 밥 잘해주는 남자 - 6. 방송국으로 가는 길 /@@gWBp/6 2019년 5월 어느 금요일 저녁 아들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ldquo;아빠, 불후의 명곡 방청권이 당첨됐어요.&rdquo; TV 속에서만 보던 그 무대를 직접 볼 수 있다니,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공교롭게도 녹화일은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운도 좋지 싶었다. 방청권은 네 장. 아내와 함께 서울에 계신 처형과 이모에게 연락을 돌렸다. 다행히 모두 시간이 괜찮다고 했다. Sun, 13 Apr 2025 12:22:34 GMT 허정호 /@@gWBp/6 밥 잘해주는 남자 - 5. 수달래를 따라간 봄날의 백운계곡 /@@gWBp/5 수달래를 따라 간 봄날의 백운계곡 2019년 4월의 어느 일요일. 다시 백운계곡으로 향했다. 늦가을의 붉은 잎을 밟으며 이곳을 걸었던 이후 처음이었다. 겨울에도 종종 찾았던 곳이었지만, 바위 위의 살얼음에 미끄러졌던 기억이 어느새 마음에 겁을 주었는지, 한동안 발길을 멈췄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 기억보다 봄이 이끌었다. 수달래. 계곡 사이로 고개를 내민 연<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gWBp%2Fimage%2F5v3kPq_tk08D1Y6XslzRegoWr0I.jpg" width="500" /> Fri, 11 Apr 2025 12:23:52 GMT 허정호 /@@gWBp/5 밥 잘해주는 남자 - 4. 거창 용원정 쌀다리에서 눈부신 봄을 만나다 /@@gWBp/4 2019년 4월 초순 일요일 새벽에 비가 조금 내렸다. 흐려 있던 날씨가 차츰 개이기는 했지만 미세 먼지로 저 멀리 산들이 뿌였다. 미세먼지 때문에 나들이를 어쩔까 망설이다가 마지막 벚꽃 구경을 나섰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안의에서 갈비탕을 먹을까?, 함양읍에서 연밥을 먹을까? 건강식으로 연밥 먹기로 정하고 점심시간까지 상림숲에서 잠시 산책을 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gWBp%2Fimage%2FPiN4TbRNzD2-ginHlcp6hRVjHDE.jpg" width="500" /> Tue, 08 Apr 2025 14:26:07 GMT 허정호 /@@gWBp/4 밥 잘해주는 남자 - 3. 가을날, 고구마 줄기 한 뭉치 /@@gWBp/3 가을날, 고구마 줄기 한 뭉치 2021년 10월 초, 가을은 아직 낮의 열기를 완전히 놓지 못한 채, 아침저녁으로만 제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낮에는 햇살이 따갑고 기온은 30도에 닿았지만, 해가 지면 공기는 서늘해지고 코끝은 찬기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요즘은 그래서 아침마다 식탁의자에 걸어둔 마스크를 무심히 꺼내 쓴다. 알러지성 비염 때문이기도 하지만 Sun, 06 Apr 2025 12:42:50 GMT 허정호 /@@gWBp/3 밥 잘해주는 남자 - 1. 매실 진액 터질라 /@@gWBp/2 &ldquo;오늘 뭐 할까&rdquo; &ldquo;어제 매실 어떻게 했어&rdquo; &ldquo;냉장고에 눕혀서 넣어 뒀는데&rdquo; &ldquo;안된다 가 보자&rdquo; 명희(아내)는 봄에 담근 매실 진액을 항아리에서 떠냈다. 설탕이 적었는지 발효가 많이 되어서 신맛이 강했다. 페트병 2개, 꿀병 1개에 담아서 페트병 하나는 시골집 냉장고에 넣고 나머지는 집으로 가지고 왔다. 오는 동안 발효가 되어 팽창할까 봐서 뚜껑을 열어 놓<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gWBp%2Fimage%2FESRzFta1HR1DwTpg3Lm9BuOv_2U.jpg" width="500" /> Sun, 06 Apr 2025 09:24:39 GMT 허정호 /@@gWBp/2 밥 잘해주는 남자 - 2. 사과나무에 호박이 열렸어요 /@@gWBp/1 시골집 개울가 담벼락을 타고 올라가던 나팔꽃은 어느새 꽃을 다 피우고 씨앗만 남겼습니다. 그런데 안쪽에 있는 사과나무를 감싸고 오른 나팔꽃은 아직도 세상이 제철인 양, 붉은 꽃을 피워내고 있었지요. 사과나무는 지난해에도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조그마한 분홍빛 사과를 주렁주렁 맺어 기쁨을 주었어요. 그런데 올해는 좀 달랐어요. 나무 아래에 두더지가 굴을 파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gWBp%2Fimage%2FrTd6Ig-7HAdAK7u0baXt6TAcd9c.jpg" width="500" /> Sun, 06 Apr 2025 09:23:33 GMT 허정호 /@@gWB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