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남 /@@h6GH 날마다 찾아가는 수수한 시 1~9 ko Wed, 07 May 2025 03:21:25 GMT Kakao Brunch 날마다 찾아가는 수수한 시 1~9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ThhGx8IAC0XTi36iJFJF47d4ces.jpg /@@h6GH 100 100 봄날은 간다 / 한수남 /@@h6GH/299 너는 혹시 죽었느냐 소식 끊긴 너를 기다리며 오늘 또 하루를 견디었고, 봄날은 간다 봄이 가는 건 좋아라 꽃 지고 바람 불고 봄 때문에 너 때문에 미칠 것 같았는데 가는 봄이 시원해서 마냥 좋아라 아픈 몸을 이끌고 낙타처럼 우두커니 나 이제 우두커니 서 있지 않으리라 내 둥근 혹을 안고 얼마든지 사막에 주저 앉으리 꽃이 지든 말든 바람이 불든 말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1jtFoDb7IC0ckogCh82y6t1CrU0" width="500" /> Tue, 06 May 2025 22:00:01 GMT 한수남 /@@h6GH/299 대리수상 / 한수남 /@@h6GH/305 어렸을 때 나간 백일장, 학교 대표들이 시를 썼지. 나는 최선을 다해 말을 꾸며대었지. 오후에 바로 열린 시상식, 대상은 학교 후배였지만 그애는 일찌감치 집에 가버렸고, 난 대리수상자가 되었지. 벌건 얼굴로 상장을 받고 박수를 받고 사진까지 찍혔지. 심사위원은 내 머리를 자꾸 쓰다듬었지. 내용은 대충 이런 내용 '놀다가 / 늦게 들어가니 / 엄마 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wQxfsSBwLeNBh0BSDSv-sVsDXwk" width="500" /> Mon, 05 May 2025 22:00:07 GMT 한수남 /@@h6GH/305 무료 초대장 / 한수남 /@@h6GH/312 저, 초대장을 받았어요. 화면을 터치하니까 끼룩끼룩 갈매기들이 울었어요 새들이 물고온 초대장을 열어보니 물속에서 물고기들이 결혼을 하고 갯벌에서 조개들이 서로 결혼을 하고 낙지는 낙지끼리, 꽃게는 꽃게끼리 결혼식을 한대요. 저는 하객으로 부랴부랴 참석했지요. 제가 가진 가장 빛나는 옷으로 차려 입고 들꽃도 한다발 준비했지요. 물속의 비늘들은 모두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l_yia0StQ2HBWV11DBJdZHqsjkg" width="500" /> Sun, 04 May 2025 22:00:12 GMT 한수남 /@@h6GH/312 한사람 / 한수남 /@@h6GH/310 긴긴 세월 나를 한번 안아주지 않은 사람 떠나고 나니 새록새록 보고 싶은 한사람 나를 만들었으나 나하고 불화했던 그 사람 길을 가다 비슷한 노인네를 보면 자꾸 눈길이 간다 내가 먼저 꼬옥 껴안아 줄걸 손 잡아 주고 머리 빗겨 주고 속 깊은 말 한마디 꺼내어 줄걸 머리털 빠지고 눈이 희미해지는 이 나이 되어서야 이해하게 된 한사람. 바다를 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2j_y5zQTGiNBWqnzyb-gRZLndmI" width="500" /> Sat, 03 May 2025 22:00:12 GMT 한수남 /@@h6GH/310 희망은 거짓말처럼 / 한수남 /@@h6GH/304 희망은 마치 한알의 사탕처럼 달콤하지요. 이리 와, 이리 와, 하얀 손을 흔들며 우리를 유혹하지요. 한알의 희망은 그러나 수많은 절망을 불러왔지요. 떨어지고, 뚝뚝 떨어지고 찢어지고, 갈가리 찢어지고 패배하고, 패배했지요 땅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절망했지요. 희망에 희망을 보태면 무엇이 되나요? 희망은 늘 거짓말처럼 하얀 손을 흔드는 신기루처럼 유혹<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1trJ_aHFzVwDM0KlpDAAAVtqoxM" width="500" /> Fri, 02 May 2025 22:00:07 GMT 한수남 /@@h6GH/304 비 갠 아침 / 한수남 /@@h6GH/250 아기 빗방울 조롱조롱 잎사귀에 업혔다 등짝을 조금이라도 더 넓히려 애를 쓰는 잎사귀 또르르~ 톡! 또르르~ 톡! 물방울은 물방울을 만나 더 커지고 아가, 잘 가거라 부르르 몸을 털며 잎사귀는 업고있던 물방울을 보내주네요 찬란한 햇살이 찡긋 찡긋 윙크를 하는 오늘은 비 그친 아침 사진은 카카오스토리, 김재천시인 방에서 허락<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zFV5dg946yZcw3kcJOskPxgnbWQ" width="500" /> Thu, 01 May 2025 22:00:09 GMT 한수남 /@@h6GH/250 그녀의 이야기를 좀 들어주세요 - / 한수남 /@@h6GH/302 그녀는 무명시인, 오랜 세월 시를 썼지요. 쉰살이 넘도록 시집 한권 없지만 시가 가득한 노트는 수십권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면 정중한 거절이 돌아왔지요. 그녀는 무명시인, 혼자 쓰는 시가 너무 외로워 SNS에 시를 올렸지요. 좋아요가 늘어날수록 붕붕 마음이 뜨던 어느날, 잡지에 실린 유명시인의 시를 보았지요, 그녀가 쓴 시와 너무도 비슷했지요. 하늘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sp8FnwEQHTQo5yKIvbx2cy20xzo" width="500" /> Wed, 30 Apr 2025 22:00:06 GMT 한수남 /@@h6GH/302 물수제비 / 한수남 /@@h6GH/234 통, 통, 튀어올라도 꼬르륵 잠긴다 그 아이 까만 눈동자 생각 그 아이 이쁜 보조개 생각 통, 통, 통, 오늘도 여기 나와주면 좋을 텐데 그 애가 있으면 일곱 번도 여덟 번도 더 뛸 수 있을 텐데 쓸쓸하게 잠기고마는, 나는 돌 멩 이 물수제비 (무료이미지) 4월은 통, 통, 물수제비처럼 튀어 사라진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4tfG8Gzw4I7_5yph7b_vCwvzWx0" width="500" /> Tue, 29 Apr 2025 22:00:31 GMT 한수남 /@@h6GH/234 목섬 / 한수남 /@@h6GH/93 이름이 목섬이래요. 고향마을 어귀에 있는 작은 섬 태풍 오면 마을 휩쓸고 갈 거친 풍랑을 그 섬이 턱 버티고 막아주어서 사람 목숨 살리는 목숨 같은 섬 그 섬에서 만난 해녀는 살아 계실까요? 아주 징그러운 것이 인생살이라며 낮에 잡았다는 해삼 한 토막 건네주던 그녀 한 발 비껴 디디면 저승 같은 바닷물이 남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YcIUT5ovUPX6ek0hbhbSq3hf8c0" width="500" /> Mon, 28 Apr 2025 22:00:30 GMT 한수남 /@@h6GH/93 바라건대, / 한수남 /@@h6GH/303 바라건대, 시 한 편에서 꾹꾹 눌러 쓴 육필&nbsp;원고의 흔적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건대, 그림 한 폭에서 투박한 손에 들린 붓질의 흔적을 생생히 느낄 수 있기를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살아있는 것은 작가의 진한 땀과 핏방울. 남의 생각을 훔친 이의 찔리는 가책 말고 아이디어를 훔친 자의 꺼림칙한 냄새 말고 바라건대, 로봇의 창작은 다만 로봇의 창작에 머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sKcxAXadMYj4LtWfs3Gn46a2I4g" width="500" /> Sun, 27 Apr 2025 22:00:28 GMT 한수남 /@@h6GH/303 빈손 / 한수남 /@@h6GH/298 빈손으로 터덜터덜 집에 왔어요 옷 갈아입다 보니 빈손이 아니예요 손을 펴보니 빈손이 아니예요 아까, 사뿐히 떨어지던 꽃잎 그림자 나를 따라왔네요 살짝 서럽던 그 향기가 나를 따라왔네요 내 따뜻한 손 안에 더 머물다 가라고 손을 다시 꼬옥 쥐어봅니다 손을 다시 마주 잡아봅니다 떨어져 누운 꽃잎들. 이제 흙으로 스며 거름 되리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_Or18fajtWyPA4adc2xAZDhPqb4" width="500" /> Sat, 26 Apr 2025 22:00:04 GMT 한수남 /@@h6GH/298 어쩌면 평생동안 / 한수남 /@@h6GH/223 어쩌면 평생동안 그는 뜬구름을 쳐다볼 것이다. 꼼짝 않는 것 같던 구름이 어느새 모양을 바꾸었다며 저것 보라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지껄일 것이다. 어쩌면, 평생동안 그는 종이와 연필과 노트를 끼고 살 것이다 구겨 던져버린 종이를 다시 펴더니 다 닳은 연필심을 정성스레 깎고 불 속에 던지려던 노트를 다시 펼칠 것이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MzoMB86B5-vci3Y0RDFgcRiY0VY" width="500" /> Fri, 25 Apr 2025 22:00:11 GMT 한수남 /@@h6GH/223 마침표와 쉼표 / 한수남 /@@h6GH/213 무언가 끝난 자리에 마침표를 콕 찍으려다,&nbsp;잠깐! 쉼표로 바꾸어요, 점을 찍은 바로 그 자리에서 곡선 하나 살짝 내려주면 되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딱.&nbsp;끝나는 마침표를 찍으려다 아직은,&nbsp;아직은, 살짝 휘는 쉼표를 그어 봅니다, 휴,&nbsp;가볍게 한숨 쉬면서 한박자 쉬어가도 될 테니까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GTBKrhFpmhwZMdk1OEuCvDQRVfI.jpg" width="400" /> Thu, 24 Apr 2025 22:00:12 GMT 한수남 /@@h6GH/213 꽃반지 / 한수남 /@@h6GH/301 내 손가락에 꽃반지 그 옛날, 네 손가락에 꽃반지 꽃처럼 쉽게 시들고 말, 약속 풀처럼 쉽게 끊어지고 말, 약속 아니야, 아니야, 시들어도 다시 피어나는 꽃같은 언약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질긴 풀같은 언약 그래서 나는 아무 반지나 끼지 않아요 꽃반지 들어올 자리 남겨두려고 풀꽃반지 (무료이미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K5yB2Lbanr-JnS48gio2lZ6VRs8" width="500" /> Wed, 23 Apr 2025 22:00:12 GMT 한수남 /@@h6GH/301 비밀번호 / 한수남 /@@h6GH/283 거의 하나로 통일했는데 계속 오류가 뜬다 나도모르게 내가 바꾸었을까? 겨우 찾고나니 이번에는 영문, 숫자, 특수문자까지 조합해서 새로 만들라고 한다 차라리, 열려라 참깨 열려라 오이 열려라 호박 열려라 수박 이런 비번이면 좋겠다 스르륵 동굴 문이 열리면 이 삭막한 세상 말고 신비한 마법의 세계로 좀 들어갈 수 있게. 너무 쉽게 열려도 안되지만 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PEdOzFhOajz7prQT4pAdaDj2ho0" width="500" /> Tue, 22 Apr 2025 22:00:03 GMT 한수남 /@@h6GH/283 봄밤 / 한수남 /@@h6GH/291 봄이고 밤인데 꽃나무가 꼭 사람 같아 봄과 밤은 모음 하나 차이 사람과 꽃나무도 뭔지 모를 단하나의 차이 그래서 소곤소곤 말 거는 봄 그래서 중얼중얼 중얼대는 밤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말거나 사람이나 꽃나무나 무어 그리 크게 다를 것도 없어서 내맘대로 꽃나무랑 친구하는 밤 아직 봄이구요, 지금 꽃나무랑 소곤소곤 친구하는 밤이구요, 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ELWgm87jAMNx72fMBWngZ7M_0Wc.jpg" width="474" /> Mon, 21 Apr 2025 22:00:06 GMT 한수남 /@@h6GH/291 바지락 / 한수남 /@@h6GH/273 바다에서 온 바지락 까먹으면 껍데기가 쌓이네 한 개 까먹으면 껍데기 한쌍 두 개 까먹으면 껍데기 두쌍 알맹이를 쏙쏙 빼먹고 소복하게 쌓이는 껍데기 해감을 제대로 안하면 시커먼 뻘이 나오기도 하지 씻을 때는 바지락끼리 박박 껍데기끼리 좀 세게 부딪치도록 충분히 박박 크든 작든 껍데기 속에는 여린 속살이 있네 살아 숨쉬었던 것들은 모두 여리디 여린 속<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ulr652XTPZxyXVDOy00LUnwmUWA.jpg" width="311" /> Sun, 20 Apr 2025 22:00:04 GMT 한수남 /@@h6GH/273 애기똥풀 / 한수남 /@@h6GH/292 이름이 우습지요 모양새는 귀엽지요 샛노란 꽃은 킁킁 똥냄새 안나고 풀꽃냄새 나지요 줄기 하나 톡, 끊어보면 노란 물이 찍 ~ 아하, 그래서 애기똥풀 독이 조금 있으니 입에는 넣지 마세요 냄새는 향긋한 풀꽃냄새 똥냄새 안나고 풀꽃냄새 폴폴 애기똥풀 (무료이미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9xzVmi3o_99Wv_gxnZPeTfKJNck.jpg" width="383" /> Sat, 19 Apr 2025 22:00:12 GMT 한수남 /@@h6GH/292 그녀를 위한 처방전 / 한수남 /@@h6GH/201 돋아나는 흰머리를 억지로 검게 물들이지 말고 적당히 가꾸시는 걸 추천합니다 작은 글씨는 안경을 벗는 것이 더 잘 보이신다니 노안을 인정하는 게 좋겠습니다 비 오기 전 무릎이 먼저 신호를 보내오면 무릎을 당겨 조금 문질러주세요 어딘가로 떠나고 싶지만 마땅히 갈 곳은 없을 겁니다. 그럴 때는 그냥 자신에게로 추억여행을 떠나세요. 운명이라 생각되는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Ok9rF9dcuGhRpGVd1g4vHeZ_W1k" width="500" /> Fri, 18 Apr 2025 22:00:10 GMT 한수남 /@@h6GH/201 겨우, 기어코 / 한수남 /@@h6GH/294 겨우 잠에서 깨어 겨우 세수를 하고 겨우 겨우 버스를 타고 겨우 일자리를 지키고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겨우 겨우 사는 사람도 기어코 고개 드는 풀꽃처럼 기어코 빛을 내는 반딧불처럼 코딱지만한 희망이라도 굴리고 굴리면 기어코,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난대요 한 송이가 두 송이 되고 두 송이는 세 송이 된대요 그렇게 민들레, 민들레, 꽃길이 된대요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6GH%2Fimage%2FO985nUwtdu3AZkR7FkZOR6zkQVw" width="500" /> Thu, 17 Apr 2025 22:00:24 GMT 한수남 /@@h6GH/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