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 /@@hBiu 부끄럼 많은 사람의 글짓기 연습장. ko Fri, 02 May 2025 15:15:18 GMT Kakao Brunch 부끄럼 많은 사람의 글짓기 연습장.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tatic%2Fimg%2Fhelp%2Fpc%2Fico_profile_100_03.png /@@hBiu 100 100 돌고 돌아 일기. - 나의 아침.(2) /@@hBiu/15 "뭐 해?" 아이 아빠는 그대로 내 뒤를 지나치더니 커피 전자동 기계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정말 알고 싶어서 물어본 건 아닌 것 같았다. 대답을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고. 나를 등지고 서 있는 아이 아빠의 뒷모습이 내게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게. 나 지금 뭐 하는 거지. "아침 준비 좀 도와줘." 나의 부탁에 Sun, 27 Apr 2025 11:07:12 GMT 유연 /@@hBiu/15 돌고 돌아 일기 - 나의 아침. (1) /@@hBiu/14 오전 7시. 눈을 뜨자마자 출근을 했다.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전 화장실로 직행했다. 끙-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이는 아이 아빠와 미동 없이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뒤로 하고 스위치를 켰다. 불이 켜지기 무섭게 재빨리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행여나 새어나간 불빛에 아이 아빠가 툴툴댈까 봐서였다. 아이아빠는 내가 침실로 들어서기도 전에 Sun, 20 Apr 2025 12:16:13 GMT 유연 /@@hBiu/14 돌고 돌아 일기. - 작업실이 갖고 싶어 /@@hBiu/13 문득 작업실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뜬금없는 생각은 아니다. 특히 일요일이 되면 하루에 수 십 번은 작업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괜히 당장이라도 계약을 하러 나갈 것처럼 부동산 앱을 기웃대며 동네 시세를 알아보기도 한다. 내 마음속 작업실 1순위 동네는 합정이다. 꼭 합정이어야만 해!라는 똑 부러진 이유 같은 건 없다. 작년 겨울에 친구와 Sun, 13 Apr 2025 09:58:13 GMT 유연 /@@hBiu/13 나의 두 번째 사춘기. - 내향인의 이야기.(3) /@@hBiu/11 " 유치원의 대처가 언니 입장에서는 좀 아쉽다고 느껴지면..." 더 말을 이어가야 했는데 수십 개의 눈들이 오직 나에게로 향해 있다는 걸 알아챈 순간 나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내가 다시 입을 다물자 언니는 그래서?라고 묻는 듯한 얼굴을 하고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 서 있는 사람처럼 식은땀만 뻘뻘 흘리며 속으로 이어질 말을 Sun, 06 Apr 2025 11:07:53 GMT 유연 /@@hBiu/11 나의 두 번째 사춘기. - 내향인의 이야기.(2) /@@hBiu/10 오후 열 두시. 유치원 근처의 카페 안. 나는 유치원 행사 뒤풀이 장소에 와 있었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테이블 맨 끝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이 날따라 하늘이 푸르렀고 햇빛도 잘 들었다. 하필 내가 앉은자리는 창가 바로 옆자리였다. 커다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뜻하다 못해 뜨겁기까지 한 햇빛은 내 오른쪽 얼굴을 태울 기세로 내리쬐었다. 이러다 볼 Sun, 30 Mar 2025 13:04:04 GMT 유연 /@@hBiu/10 나의 두 번째 사춘기. - 내향인의 이야기.(1) /@@hBiu/9 그때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끝난 지 한참이 지난 뒤였다. 오전부터 내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정신없이 휘몰아치던 스케줄은 오후 두 시가 넘어서야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되었다. 학원 도서관 안으로 쭈뼛대며 들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나는 계단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몸은 몸대로 정신은 정신대로 피곤했다. 그냥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일 Sun, 23 Mar 2025 14:30:36 GMT 유연 /@@hBiu/9 나의 두 번째 사춘기. - 나의 엘리자베스. /@@hBiu/8 "다음 상담은 다음 주 토요일로 잡으면 될까요?" "저 그날 롯데월드 가기로 했는데요." 나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엄마와 의사 선생님의 시선이 동시에 나에게로 날아들었다. 두 어른들은 잠시 말을 잊었다. 대신에 너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말이니라고 묻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바늘 같은 따가운 눈총을 받아내면서 나는 뭐가 문제인지 Sun, 16 Mar 2025 12:54:59 GMT 유연 /@@hBiu/8 나의 두 번째 사춘기. - 목적지를 변경했다.(최종) /@@hBiu/6 깨달음은 아주 사소한 순간에 길을 걷다 갑자기 마주치는 비처럼 찾아오기도 하고, 나도 모르는 새 점점 스며들다가 어느 지점에서 세차게 폭발하며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날 나에게 찾아든 깨달음은 내가 줄곧 지금까지 지켜 오던 나의 생활을 한순간에 바꾸어 놓을 만큼 강렬했다. 평소에 내가 아이와 나누는 대화 속에는 나를 향한 질문들이 보물찾기 게임을 하듯 Sun, 09 Mar 2025 11:09:07 GMT 유연 /@@hBiu/6 나의 두 번째 사춘기. - 목적지를 변경했다.(3) /@@hBiu/4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의 내용처럼, 매일 아침 눈을 뜨며 맞이하는 하루는 내게 두 갈래의 길을 열어준다. 나는 내가 남겨둔 길에는 미련을 두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 그런데도 딱 하나, 내가 가보지 못해 미련이 한가득 묻어나는 길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아마도 공부가 아닐까 한다. 공부가 아닌 길을 택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 하나를 특출 나게 Sun, 02 Mar 2025 11:42:15 GMT 유연 /@@hBiu/4 나의 두 번째 사춘기. - 목적지를 변경했다.(2) /@@hBiu/3 고백하자면 세무사를 하고 싶은 명백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시작은 아주 가벼웠다. 어느 날 매물을 알아보러 들린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매물 상담을 하다가 세금 관련 질문을 했더니, 중개사님은 그 부분은 자기들의 영역이 아니라며 대출 담당하시는 분의 연락처를 따로 알려 주셨다. 물론 중개사도 의뢰인에게 세금 관련한 도움을 어느 정도 줄 수는 있지만-시험 Sun, 23 Feb 2025 10:38:48 GMT 유연 /@@hBiu/3 나의 두 번째 사춘기. - 목적지를 변경했다.(1) /@@hBiu/2 그날 밤도 나는 아이를 재운 뒤 수험서와 노트북을 들고 식탁 앞에 앉았다. 눈꺼풀은 저절로 감기고 온몸은 의자에 붙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꼼짝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웠다. 그렇지만 몸상태를 핑계로 해야 할 공부를 미룰 순 없는 노릇이었다. 가뜩이나 전업 수험생들보다 공부시간이 부족한데 두 시간이라도 어떻게든 책을 봐야 했다. 문제집을 꾸역꾸역 펼쳤다. Sun, 16 Feb 2025 09:54:42 GMT 유연 /@@hBiu/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