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칠 /@@hObx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건과 감정, 그 경계에서 태어난 짧은 생각들을 깊게 들여다봅니다 ko Sun, 04 May 2025 09:34:16 GMT Kakao Brunch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건과 감정, 그 경계에서 태어난 짧은 생각들을 깊게 들여다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Obx%2Fimage%2FkkbNYOKhdfulFFK8J-Ex-h6ehAk.jpg /@@hObx 100 100 받아쓰기 /@@hObx/10 오늘은 말을 글로 받았습니다. 받았습니다. 아니 받았습니다. 바다 씁니다. 받아쓰기 받아쓰기합니다. 나는 떠오른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합니다. 아 떠오르는 이라 한 건데 일단 써. 진중한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는 말보다 글이 편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역시나 말은 잘못하면 오해받기 식상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낍니다. 식상하지 않습니다. 오해받기 쉽다는 뜻 Thu, 24 Apr 2025 23:50:40 GMT 팔이칠 /@@hObx/10 감정을 스크랩하다 /@@hObx/9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을 만큼 좋은, 생각하는 것조차 식은땀이 날 만큼 싫은, 그런 감정들을 당신은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나는 그것들을 ‘스크랩’한다고 말합니다 가끔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 짓게 되는 추억과 지친 일상을 마저 살아가게 도와주는 짧은 행복 나에게 꼭 필요한 순간들을 반듯하게 오려내 사진첩에, 일기장에 가지런히 모아둡니다 미숙했던 나의 얼굴이 Wed, 23 Apr 2025 05:05:45 GMT 팔이칠 /@@hObx/9 술에 취한 공룡 /@@hObx/8 술은 생각을 느리게 만듭니다 때로는 어젯밤에, 감정을 말대신 행동으로 표현했던 이유를 오늘 아침이 되어서 생각해내야만 합니다 “나 머리가 너무 아파” “그렇게 마셔댔는데 당연히 아파야지”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들이었습니다 단단한 머리에 자부심을 갖고 서로 부딪혀가며 영역다툼을 해대는 백악기 후기에 전성기를 보냈던 몇 마리의 박치기공 Tue, 22 Apr 2025 23:22:23 GMT 팔이칠 /@@hObx/8 서운함을 말하지 않는 이유 /@@hObx/7 “사랑해” “나도” “뭐야, 그게 끝이야?” “응 끝이야” “짜증나”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는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짜증이 난 척하기로 했습니다 실망이란 감정은 머릿속에서 가볍게 떠올랐지만, 입 밖으로 꺼내려하자 무겁게 가라앉아버렸습니다 실망은 기대가 어긋난 데에서 시작됩니다 기대가 정당하다면, 실망 역시 정당해집니다 규범적으로 어긋나는 행동 앞에선 Mon, 21 Apr 2025 06:09:50 GMT 팔이칠 /@@hObx/7 알던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됐습니다 /@@hObx/5 우편함에 끼워진 낯선 종이쪼가리를 발견하면 심박수가 조금, 빨라집니다 종이로 온 우편물은 대개 내가 아닌 나의 통장에 용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 역시 그랬습니다 모범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모나지 않은 시민으로서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가뜩이나 지출이 많았던 이번 달이라 가용자금이 남아 있길 바라봅니다 ​ 그러나 어딘가 이질적인 기분이 듭니다 자동차세 납 Mon, 21 Apr 2025 01:20:22 GMT 팔이칠 /@@hObx/5 본론부터 말하자면, 본론부터 말해주세요 /@@hObx/6 “OO아” 용건이 뒤따라오지 않는 메시지에 불려졌습니다 대답하기가 두렵습니다 ​ 업무상의 치명적인 실수라던가, 연인의 이별 통보라던가, 사랑하는 이의 갑작스런 사고라던가… 내가 상정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최악인 상황을 상상해버렸기 때문입니다 ​ 머릿속으로 끝없이 시나리오를 펼쳐보는 나의 습관은 나를 내면의 불안 속으로 서서히 끌어내리는 슬프고, 위험한 재 Fri, 18 Apr 2025 06:39:16 GMT 팔이칠 /@@hObx/6 잘 알아보고 온 게 맞으실까요 /@@hObx/2 “흠… 죄송하지만 찾으시는 분은 이곳에 안 계십니다.” 같은 말을, 많을 땐 하루에 다섯 번도 더 하게 된다 누군가를 찾아온 상대를 실망시켜 돌려보내는 일은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찾고 있는 사람의 이름 세 글자를 더 크게, 또박또박 되풀이하며 마치 다 알고 찾아왔다는 듯, 좀처럼 내 말을 믿지 않는다 “아니오. 당신들이 틀렸습니다. Fri, 18 Apr 2025 05:32:08 GMT 팔이칠 /@@hObx/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