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은 /@@hQB7 여름의 초록, 바다를 사랑합니다. 시시때때로 글을 씁니다. ko Wed, 07 May 2025 13:46:57 GMT Kakao Brunch 여름의 초록, 바다를 사랑합니다. 시시때때로 글을 씁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QB7%2Fimage%2FiZMk22hTjWFcMMHus4Sn36QORBk.jpg /@@hQB7 100 100 도톤보리 - 강가에서 /@@hQB7/8 선선한 바람이 불 때쯤 도톤보리 강을 찾았다. 지친 몸을 쉬게 하려고, 강이 보이는 구석을 찾아 철푸덕 앉았다. 여러 언어를 흘려들으며 타국에 온 것을 실감한다. 가만히 앉아 천천히 흐르며 네온사인의 빛을 내뿜는 물결을 바라보았다. 배를 타고 지나가며 어리게 웃는 사람들이 손을 흔든다. 즐겁게 여행하라고 말해 주는 듯했다. 다들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QB7%2Fimage%2FlDZUcDIasZUcjcnN7n2l1KBfAF8.png" width="500" /> Tue, 06 May 2025 12:18:09 GMT 이희은 /@@hQB7/8 인생의 러닝타임 속에서 /@@hQB7/4 아등바등 타인의 삶을 견제하고, 기대 속에 겨우 살아내던 나날들이 존재했다. 본인의 속도와 색감을 잃은 채로 무채색의 라이더가 되어 종착역 없이 달렸다. 어딘가로 가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자연스레 인생에 대한 반문만이 즐비해졌다. &quot;왜? 이걸?&quot;, '이렇게 평생 살다가 가는 걸까?', '진실로 내가 원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QB7%2Fimage%2FyPP76KFZ_OAkYAkA264hAn2zUFc.png" width="500" /> Mon, 05 May 2025 03:05:07 GMT 이희은 /@@hQB7/4 잠옷 - 잘 자요 /@@hQB7/1 '잘 자요'는 다정하다. 쉬이 잠 못 드는 나날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우리 집에도 불면증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었다. 겨우 잠에 들었다가 화들짝 깨는 적이 여러 번, 자다가 횡설수설 잠꼬대를 하던 적이 있다. 그런 나에게 있어서 '잘 자요'는 브람스의 자장가처럼 들린다. ​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동원된다.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QB7%2Fimage%2FQ1OfFNcutWx7TnoWlq09aLaDDtw.png" width="500" /> Sat, 03 May 2025 13:00:02 GMT 이희은 /@@hQB7/1 투명한 안개 /@@hQB7/2 안개가 짙게 깔리는 날이면 운전하는 게 두려웠다. 한 치 앞이 안 보여서 라이트를 켜고, 비상깜빡이를 튼 채로 운전했다. 깜박깜박. 어느새 리듬을 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차들이 하나둘씩 도로를 채운다. 하나같이 비상깜빡이를 켠 채로 돌아다닌다. 차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 모르지만 요상한 동질감이 들었다. 당신도 안개가 두려웠나요. '나 여기 있어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QB7%2Fimage%2FwwcDtr86Z7lgSr1dZoya9DmLcbc.png" width="500" /> Fri, 02 May 2025 05:17:28 GMT 이희은 /@@hQB7/2 작은 책 /@@hQB7/5 작은 책은 작고 귀엽다. 어서 날 데려가서 어디에서든지 나를 열어서 읽어 달라고 속삭인다. 손바닥 만해서 핸드백에 넣어도 쏙 들어가는 게 앙증맞다. 가벼워서 어깨의 짐을 덜어주는 책에게 고마웠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데, 작은 책도 매웠다. 소담한 글이 걸어오는 말들이 다정해서 하나의 단어와 문장에 사로잡혀 품에 담는다. 크고 화려한 책들 사이에서 작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QB7%2Fimage%2FmBq_4kQve9yAKGF8cFnP6G3IcDU.png" width="500" /> Thu, 01 May 2025 03:00:07 GMT 이희은 /@@hQB7/5 Color - 색 /@@hQB7/7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를 거무튀튀한 사람이라고 칭했다. 나 또한 그에게 진회색의 사람 같다고 말했던 전적이 있다. 그는 시니컬했으며, 동물이나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두가지를 사랑하는 나에게는 도통 이해되지 않는 말이었다. 그와 몇 년의 시간동안 지내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그랬다. 그는 혼자 있는게 편하다며 입이 닳도록 말해왔었다. 혼 Wed, 30 Apr 2025 03:00:08 GMT 이희은 /@@hQB7/7 반짝이는 비밀 /@@hQB7/6 초등학교 저학년 남짓으로 보이는 두 여자 아이가 카페에 들어왔다. &quot;급식카드 사용되나요?&quot; 앳된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순수한 눈망울이 맺혀 멈추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점장님께 전화를 걸어보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왠지 카드 사용이 안될 것만 같았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날 등 떠밀며 사용가능하다고 말해버렸다. 자칫하면 아이 Tue, 29 Apr 2025 13:57:47 GMT 이희은 /@@hQB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