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열 /@@hjhl 이종열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ko Thu, 15 May 2025 19:53:04 GMT Kakao Brunch 이종열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k.kakaocdn.net%2Fdn%2FA6IdW%2FbtssHgghZXx%2FJXugN8YFZWJk9y7r9PwLL1%2Fimg_640x640.jpg /@@hjhl 100 100 깃대 /@@hjhl/224 《깃대》 많이 움직이면 빨리 사라진다 거북한 진실 빠른 토끼를 느린 거북이 이긴다 팔랑이던 깃발은 닳아 사라지고 깃대만 남았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5viTrBLzMcJqO2vYCIKIx08F21Y" width="500" /> Wed, 14 May 2025 21:23:02 GMT 이종열 /@@hjhl/224 초침(秒針) /@@hjhl/223 《초침(秒針)》 꾸준함이 위대하다 초침이 멈추면 시계는 죽는다 시계가 죽어도 시간은 흐른다 작약 꽃침은 머물지 않는다 엘리스는 꿈속도 뜬눈이다 한낮 정원에 무수한 여왕들이 쉼없이 내달리는 이유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V5w_-5pjOhkjDxow36pXW6fQnO8" width="500" /> Tue, 13 May 2025 22:16:25 GMT 이종열 /@@hjhl/223 재선충 /@@hjhl/222 《재선충》 초록세상에서 홀로 벌겋게 단풍든 소나무는 까맣게 세월을 잊었다 거목을 침몰시킨 것은 엄동설한의 폭풍이 아니라 봄날 하늘소의 미풍이었다 순리에 반기를 들던 그 모든 물텀벙이 결국 두손 두발 든다 겨울에 홀로 무성하던 초록은 여름 초록에 덮여서 사라진다 겸손해진 피조물의 운명이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IZAKW25rElhk39j73tCKkuI_sjU" width="500" /> Tue, 13 May 2025 21:39:44 GMT 이종열 /@@hjhl/222 지네발붓꽃 /@@hjhl/221 《지네발붓꽃》 이미와 아직 사이 오늘은 찰라의 외줄타기 한번 삐끗하면 천길 낭떠러지로 낭창낭창 위태로운 걸음에 부채 흔들어 간신히 잡는 중심 반품 없는 로켓배송에 감탄사로 화답할 뿐 공짜선물에 외줄 위에서 덩실덩실 춤을 춘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Sq0sO7THIpu-0QI9_PJzi34xTyE" width="500" /> Sun, 11 May 2025 21:07:55 GMT 이종열 /@@hjhl/221 /@@hjhl/220 《산》 늘 그자리 그대로다 산으로 떠난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은 산이 되기 때문이다 남은자는 무기력과 허무에 양다리를 걸친다 나의 여름은 저 산기슭 어딘가에서 떨고 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7TsY_4bYIrCRytwwnskXclYQ5wU" width="500" /> Sun, 11 May 2025 01:05:02 GMT 이종열 /@@hjhl/220 참 나무 /@@hjhl/219 《참 나무》 고만고만한 것들이 서로 잘났다고 키재기를 한다 절구에 깨질땐 찍소리 못하고 묵밥 목구멍으로 사라질땐 말할 입이 아예 없어졌다 잘난 도토리들아, 부디 뿌리 내리고 살아서 참 나무로 말하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qb-nSSl71UfErbtw4U3x9wrFrw" width="500" /> Fri, 09 May 2025 23:24:02 GMT 이종열 /@@hjhl/219 세한(歲寒) /@@hjhl/218 《세한(歲寒)》 겨울산길 걸을 때만 푸른 솔잎이 보인다 찬 바람에 활엽들은 카멜레온 단풍이 되고 추풍에 우수수 깔린다 겨울밤 별빛속에 빛나는 소나무는 여름이 세한이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8KhoPVzZKaG__-c4qDpY8wtQd70" width="500" /> Fri, 09 May 2025 00:24:12 GMT 이종열 /@@hjhl/218 마지막 자꽃새 /@@hjhl/217 《마지막 자꽃새》 먼저 핀 꽃 먼저 진다 오월 자목련 마지막 꽃새 늦게 피니 늦게 진다 하늘에 뜬 초록요람 흔들리고 마지막 낮달 속에 잠든다 후투티 처량한 울음 속에 달빛 속으로 영면한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innmDN7A96k0xPYvLPJn8tesXWI" width="500" /> Wed, 07 May 2025 23:38:34 GMT 이종열 /@@hjhl/217 보석(寶石) /@@hjhl/216 《보석(寶石)》 잠자리에 누워서 하루 기억을 더듬어 줍는다 푸른 하늘 흰구름 숨쉬는 찰라, 초록 풀잎에 바람 머물던 순간, 그 모든 빛깔과 움직임 속에 소리 없이 빛나는 보석이 있다 아침 눈 뜨자마자 그 온기를 느끼며 설레임으로 집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보석을 만날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nvuk506_ieAHh2Mv1_m-svwW06g" width="500" /> Tue, 06 May 2025 23:33:39 GMT 이종열 /@@hjhl/216 회전목마 /@@hjhl/215 《회전목마》 늙은 아이의 눈빛과 어린 어른의 서툰 걸음 사이, 그 어디에 동심이 있을까, 어린 햇귀 같던 시절 하늘 향해 쏘아 올린 꿈의 화살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노량 아라의 거센 물살에도 연육교 시린 난간에도 없다 달구비 쏟아지는 초량 언덕길 잃어버린 그 파편들 찾아 마음은 회전목마를 타고 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KergMsO6xH6ZYqrvgmbGwPDR6cE" width="500" /> Tue, 06 May 2025 01:58:37 GMT 이종열 /@@hjhl/215 둥지 /@@hjhl/214 《둥지》 새는 알을 위해 집을 짓는다 새끼가 푸드득 날면 집은 버려진다 새는 알이 둥지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s-5RFkvn4dDU-j2qD2GhyOZp5JQ" width="500" /> Sun, 04 May 2025 20:38:27 GMT 이종열 /@@hjhl/214 사진 /@@hjhl/213 《사진》 초록에 앉은 빛을 채집한다 평범한 일상을 줍는다 황홀한 비범함이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MuOErbQ8kWwPZKBhNvA60mJX-hY" width="500" /> Sun, 04 May 2025 00:42:05 GMT 이종열 /@@hjhl/213 초록 /@@hjhl/212 《초록》 뙤약볕 쏟아붓는 여름에 나무는 초록 양산을 편다 신의 잰걸음이 로뎀나무 그늘에 여름과 함께 쉰다 달궈진 땅울음에 초록이 점점더 깊어진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AouUnhdh-Wd3gxEG35tqBvanoB4" width="500" /> Fri, 02 May 2025 21:59:05 GMT 이종열 /@@hjhl/212 잔칫비 /@@hjhl/211 《잔칫비》 오월 토독토독 잔칫비에 이팝나무는 새하얗게 초록은 더 초록초록 빗방울 떨어진 자리마다 촉촉해진 모국어는 더 아름다워진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yRx3i-7Vr5u2svQ8fuFy5vOrhxY" width="500" /> Thu, 01 May 2025 23:20:48 GMT 이종열 /@@hjhl/211 망각(忘却) /@@hjhl/210 《망각(忘却)》 다람쥐가 겨울 양식으로 묻어둔 오만 개의 도토리들 어디에 놔뒀는지 잊었다 그 무심한 망각의 손길이 푸른 참나무 숲을 만든다 잊혀짐은 두려움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섭리다 레테의 강으로 흘러간 기억이 오늘을 선물로 만드는 도토리 망각하지 말아야 약속이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901uzrsxk5YoL-3ssAiJ9a7d5ko" width="500" /> Wed, 30 Apr 2025 23:57:35 GMT 이종열 /@@hjhl/210 대숲 /@@hjhl/209 《대숲》 대숲에선 삼가 조심해서 걸어라 시퍼렇게 날선 칼질에 시간의 파편이 흩날리고 햇빛도 바람도 베인다 기분대로 깝치다가 행여 네 마음도 베여 댓잎처럼 흩날릴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xk5-zvaTs41wJ7FFEbBMYUqLFZE" width="500" /> Tue, 29 Apr 2025 23:21:02 GMT 이종열 /@@hjhl/209 노빠꾸 /@@hjhl/208 《노빠꾸》 봄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 여름으로 가는 것 외엔 달리 길이 없다 태양은 노빠꾸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JOsiIJ3W-vxWEyemcO1iBj_N6I" width="500" /> Tue, 29 Apr 2025 01:45:45 GMT 이종열 /@@hjhl/208 쌈짓봄 /@@hjhl/207 《쌈짓봄》 꼬깃꼬깃 접힌 쌈짓봄 살며시 펼쳤더니 여름이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FBVK1BN0akMzD3aHLG2N8pr4sfo" width="500" /> Sun, 27 Apr 2025 23:48:53 GMT 이종열 /@@hjhl/207 귓속말 /@@hjhl/206 《귓속말》 지금이 봄인가, 여름인가, 헐떡거리며 달려온 봄이 귓가에 속삭인다 '한곳에 머물 수 없다'고 그 말만 남기고 황급히 초여름으로 떠난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sHRzioL79_4_TA1jmKaVmiJRhIQ" width="500" /> Sat, 26 Apr 2025 23:52:48 GMT 이종열 /@@hjhl/206 동피랑 /@@hjhl/205 《동피랑》 동피랑에는 날개가 있다 벽화로 위장한 은빛날개, 날개 잃은자는 피랑에 가서 새 날개를 받는다 다시 하늘 난간에 선다 그 날개를 믿고 땅을 박찬다 손바닥 만한 희망의 땅, 동피랑은 전체가 날개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jhl%2Fimage%2FBrCqn2csQXp_wTqMMTvYhEPjoTY" width="500" /> Fri, 25 Apr 2025 23:22:54 GMT 이종열 /@@hjhl/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