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북 /@@tca 전직 라디오작가, 현직 영어유치원 교사. 언젠가 일기장 같은 책을 내는 것이 최종 꿈이에요! ko Tue, 06 May 2025 12:31:03 GMT Kakao Brunch 전직 라디오작가, 현직 영어유치원 교사. 언젠가 일기장 같은 책을 내는 것이 최종 꿈이에요!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JFevFk879m67AdZKjwLZuEbYJxc.JPG /@@tca 100 100 3개월씩 삼백 번이라도 이렇게 살아있으면 되잖아요 /@@tca/63 오늘은 지난주에 찍었던 CT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가는 날이다. 마지막 항암을 마치고 벌써 두 번째 검진이다. 별일 없겠지만 아니 별일 없어야겠지만서도 병원에 가는 날은 전 날 밤부터 그렇게 긴장이 된다. 워낙 암 진단을 느닷없는 어느 날 갑자기 받았기 때문에 이제 병원은 나에게 '그럴 리 없을 거야'가 아니라 '언제든 그럴 수도 있다'라는 마인드가 기초값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Fghn9twR-IkM3U8zeG-0dKO6eOc.JPG" width="500" /> Tue, 21 Jan 2025 13:44:41 GMT 다람북 /@@tca/63 암을 얻고 얻은 기쁨 /@@tca/62 고등학생 때 한창 &lt;시크릿&gt;이라는 책이 유행했었다. 대략 좋은 생각을 하면 우주의 좋은 기운을 끌어당겨 결국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인데 수능이라는 문턱을 코앞에 둔 우리들은 우주가 아니라 우주 먼지의 기운이라도 끌어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야 했기 때문에 너도 나도 &lt;시크릿&gt;을 손에서 놓질 못했다. 그 책 읽을 시간에 영단어 한 자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oejh8m739fO2AV89y89RiHiAMoM.JPG" width="500" /> Tue, 07 Jan 2025 13:53:22 GMT 다람북 /@@tca/62 항암 가고 손목건초염 오나요? 본격 독박육아 시작! /@@tca/61 항암은 끝났지만 본격적인 육아는 이제 시작이었다. 그동안은 엄마가 집에 머물며 도와주기도 했고 남편도 육아와 간호를 전담했지만 이제는 나를 비롯하여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남편의 경제활동은 우리 집 가계와도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나도 마냥 남편의 케어를 바랄 순 없었다. 다행히도 항암이 끝나자마자 남편은 이직에 성공했고 덕분에 나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pqhAfVWynxTAqhZhFm5iqdjzirA.JPG" width="500" /> Tue, 17 Dec 2024 13:08:59 GMT 다람북 /@@tca/61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마지막 항암을 마치며 /@@tca/60 여러 일들이 지나가고 어느덧 마지막 항암하는 날이 되었다. 마지막 항암이라니. 두 번째 항암을 하려고 기다리던 날이었다. 첫 번째 항암을 하자마자 손 저림이 너무 심해서 핸드폰으로 [항암 손 저림]을 검색하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젊은 여성분이 말을 걸어왔다. - 죄송해요. 오지랖일 수 있는데 제가 뭐 하나 말씀드려도 될까요? - 네? 어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fl-svxhSlhxze_tfCfMln3X-aQo.JPG" width="500" /> Tue, 03 Dec 2024 12:46:36 GMT 다람북 /@@tca/60 외할머니 그러니까 엄마의 엄마가 돌아가셨다 /@@tca/59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용건이 있다고 해도 전화를 하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었다. - 네, 엄마. - 엄마가 이번 주 금요일에 못 갈 것 같아.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지금 할머니 요양원으로 가는 길이야. 엄마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나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어떡하냐며, 엄마 괜찮냐며, 장례식장 정해지면 알려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끊고 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ybvoQ_v2mqsAS4oK3QfzKzzOHRU.JPG" width="500" /> Tue, 05 Nov 2024 12:37:01 GMT 다람북 /@@tca/59 엄마가 되면 엄마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tca/52 나는 엄마 인생에 가장 소란했던 시절의 목격자.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나의 어릴 적 기억은 엄마의 최악의 시기와 맞닿아 있다. 나는 부서진 방문을 가리기 위해 붙인 구구단 포스터를 보며 구구단을 외웠고, 고함과 비명을 잊기 위해 침대 머리맡에 놓인 키보드를 눌렀으며, 엄마 아빠의 보호와 관심을 무조건적으로 받아야 할 나이에 엄마를 지키지 못했다는 무력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Mg3UBfAgZUghzm3QptpYxr78Bso.JPG" width="500" /> Tue, 01 Oct 2024 00:47:42 GMT 다람북 /@@tca/52 장모님과 사위의 신생아 육아 대격돌 /@@tca/58 항암을 시작할 무렵 우리 집은 둘에서 아기까지 셋이 되고, 셋에서 엄마까지 넷이 되었다. 네 식구 중 둘은 환자와 신생아였기 때문에 각자의 부모이자 보호자인 엄마와 남편이 이 둘을 케어하기 위해 기꺼이 한 지붕 아래 모인 것이다. 이 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던가. 일단 집을 옮겼다. 신생아인 나다와 환자인 내가 공간적으로 분리가 되어야 했고, 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lky0qC4N6LqHYA4PIPGWh8lTEdE.JPG" width="500" /> Tue, 24 Sep 2024 13:17:27 GMT 다람북 /@@tca/58 아기 속싸개를 머리에 둘러싸는 수상한 엄마 /@@tca/57 그렇게 나의 첫 항암이 시작되었다. 순서는 예방적 차원에서 항구토제를 먼저 주입하고 R-CHOP 항암제를 차례대로 맞게 된다고 했다. 그중 부작용이 심한 약물은 주입 속도와 용량을 서서히 올려가면서 맞을 예정이라고, 혹시나 두드러기가 올라오거나 호흡 곤란하거나 하는 증상이 있으면 바로 간호사를 호출해 달라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그대로 누워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FEyVTroKUECffLGSON-yy7nRxXM.JPG" width="500" /> Mon, 09 Sep 2024 15:00:09 GMT 다람북 /@@tca/57 암 판정 5개월 만에 항암을 시작하다 /@@tca/56 출산을 하고 나니 혈액종양내과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다에게 초유를 주기 위해 기다려주기로 한 일주일이 지나자마자 PET 검사와 흉부, 복부/골반, 목 CT 검사가 잡혔고 비로소 조영제를 투여했다. 암 판정은 5개월 전에 받았지만 이제야 제대로 검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정말 나다만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으면 나는 어떻게 되어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yT1-NEiS67we_UseFq0Fgk76C6I.JPG" width="500" /> Tue, 27 Aug 2024 08:07:26 GMT 다람북 /@@tca/56 우리 집에 빛이 들어왔다 /@@tca/55 남편은 매일 나다를 만나러 갔다. 출산을 하고 본격적인 검사와 항암치료가 시작되기 전까지 주어진 시간이 대략 일주일밖에 없어서 우리는 하루가 아깝다 여기며 매일 모유를 유축하여 부지런히 병원에 전달하였다. 나의 치료일정 때문에 6주나 빨리 세상에 태어나게 해놓고 해 줄 수 있는 게 고작 이것뿐이라니.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가 나다에게 너무 미안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23DHd-Wmjd01Md0MkD6Xj9PCXS0.JPG" width="500" /> Tue, 20 Aug 2024 13:25:07 GMT 다람북 /@@tca/55 항암을 코 앞에 두고 산후우울증을 마주하다 /@@tca/54 여고생들은 서로에게 '나중에'로 시작되는 질문을 많이 한다. 너는 나중에 결혼하고 싶어? / 너는 나중에 결혼 몇 살에 하고 싶어? / 너는 나중에 아기 낳고 싶어? 이 중에서 본인의 의지만 가지고는 할 수 있는 게 한 개도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그때는 나름 사춘기에 형성된 신념을 가지고 열심히 대답하곤 했는데 나의 대답은 대부분 '아니'였다. -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YGtj7QZWm-VacxXfIeS-7Dyl7eE.JPG" width="500" /> Tue, 13 Aug 2024 01:02:11 GMT 다람북 /@@tca/54 이 시국에 대학병원에서 43시간 유도분만하다 /@@tca/53 - 기쁜 일로 만났어야 했는데 이렇게 만나서 마음이 조금 그렇네요. 그렇지만 우리 아기 잘 키워서 건강하게 출산해 봅시다. 산부인과 오교수님을 처음 만난 건 1월 초였다. 처음 암진단을 내렸던 이비인후과 교수님이 고위험 산모에 대한 경험이 많은 오교수님을 지정하여 연결해 준 덕분에 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 나의 케이스는 치료와 출산이 동시에 묶여있기 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Vnbys0oI-h07GVUQAi0KZ80Krvc.JPG" width="500" /> Tue, 06 Aug 2024 07:27:17 GMT 다람북 /@@tca/53 출산도 항암도 해야 하는데 전공의 파업이라니요 /@@tca/51 우리는 결국 고민 끝에 방사선을 받기로 결심했다. 결정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비건 빵이었다. 그간 나름 철저하게 식단을 지키며 목에 있는 암덩어리가 커지지 않게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빡빡한 식단에 지친 어느 날 비건 카페에 갔다가 그만 멍울 사이즈가 눈에 띄게 커져버린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가 했던 식단으로 정말 암덩어리의 커지지 않게 할 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mlxY6mQknDuejvi_CAXuDwIZM4c.JPG" width="500" /> Tue, 30 Jul 2024 13:23:35 GMT 다람북 /@@tca/51 출산까지 최소 3개월, 항암 없이 버틸 수 있을까? /@@tca/50 2024년 1월 1일. 새해 첫날을 대학병원 입원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나는 대학병원 꼭대기 층에 있는 5인 병실로 배정되었다. 살면서 입원은 처음인지라 낯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산부인과 병동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산모가 이곳에 있으니 나만 혼자 병실에 잘못 찾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병실은 건조하고 고요했다. 다들 커튼을 닫고 있어 어떤 분들이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JSgBRW6MCTE0aigsqJzGAg6fU3I.JPG" width="500" /> Mon, 22 Jul 2024 22:13:40 GMT 다람북 /@@tca/50 암과 함께 태교여행, 피할 수 없으면 감사하자! /@@tca/49 결혼 전엔 제주도에 혼자 자주 왔었다. 휴가나 주말에 혼자 훌쩍 비행기 타고 와서 바닷가 앞에 있는 조용한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며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다 읽고 가기도 하고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 남은 여행 일정을 함께 하기도 했다. 8년째 똑같은 회사, 똑같은 사람, 똑같은 스트레스만 받다가 탁 트인 바닷가에서 처음 만나는 새로운 유형의 사람들과의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Q0O_-ck6fQztZTwIKwEOs-NXefk.JPG" width="500" /> Mon, 08 Jul 2024 23:51:50 GMT 다람북 /@@tca/49 태교여행 비행기 출발 세 시간 전, 혈액암 확진받다 /@@tca/48 - 아니, 무슨. 걱정하지 마세요. 암이면 살부터 빠질걸요? 지난주에 이러이러해서 대학병원에서 세침검사를 하고 왔다고 말했더니 직장동료가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대답했다. 실제로 암 관련해서 유튜브를 찾아보면 대표적인 증상에 [급격한 체중감소]가 꼭 있었고, 그에 달린 댓글 중 '걱정돼서 들어왔다가 체중감소에서 안심하고 갑니다'에 좋아요 숫자가 압도적이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lA89HbnFK279hNPtWY-X_EhL3zw.JPG" width="500" /> Tue, 02 Jul 2024 07:52:26 GMT 다람북 /@@tca/48 암이어도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검사하시겠어요? /@@tca/47 우리는 다음날 짐을 싸서 강원도 고성으로 떠났다. 병원을 다녀온 후 밤새 [이하선 종양], [침샘암], [림프절 종양] 등을 검색하는 나를 보고 남편이 안 되겠다 싶어 아침이 되자마자 나를 집 밖으로 끌고 나온 것이다. 가는 길이 즐거울 리 없었지만 우리는 애써 걱정을 뒤로하고 근심이 섞이지 않은 이야기만 골라 대화를 나눴다. 육아용품 이야기, 회사 이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ohwQ76tV8U7LwKfIo_Fg4L46FLY.JPG" width="500" /> Tue, 25 Jun 2024 13:32:01 GMT 다람북 /@@tca/47 어느 날 인스타를 보다가 암을 발견했다 /@@tca/46 - 언제 처음 발견하셨어요? 만나는 의사들마다 물었지만 그때마다 정확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결혼을 준비하던 봄이었나, 아니면 신혼여행 다녀와서였나. 하루에 인스타를 몇 번 들어가는지 세보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오늘 본 릴스를 다 기억하지 않는 것처럼 너무나 일상 중에 일어나는 일이라 또렷하게 언제라고 짚을 수 없었다. - 한 두세 달 정도 된 것 같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ca%2Fimage%2FpQnRNo1wmBSQu9IVCpt18V2crJI.JPG" width="500" /> Mon, 17 Jun 2024 22:21:45 GMT 다람북 /@@tca/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