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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center Apr 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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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꽃, 하얀 꽃, 분홍꽃. 산수유가 피고 나면매화가 피고,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우수수 떨어지고 나서야비로소 벚꽃이 피려나 했다. 벚꽃이 필 때쯤 되면 개나리 진달래가 흐드러져 흰 분홍이 벚꽃과 색을 맞추어 봄이 절정에 이른다. 짧디 짧은 봄이지만 싹 틔우는 꽃들은 나름 순서가 있어 하루하루 새롭게 피고 또 지는 꽃들의 향연을 보는 맛이 있었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듯 하지만 자연에는 순서가, 순리가 있다고. 짧다고 하나 허투루 지나지 않는 봄의 여정은 매년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런데 올해는 뭔가 이상하다. 길가에 산수유가 피는가 했더니 어딘가에는 매화도, 목련도 한 번에 다 꽃을 피우고, 그럼 벚꽃이 피는가 했더니 어디는 시작도 하지 않은 중구난방이다. 개나리 진달래가 보이는 듯도 한데 4월의 산은 아직도 겨울산 마냥 색하나 없이 우중충 한 것이 이상하다.봄인가, 겨울인가. 봄나들이 나선 길인데 날 선 바람을 만난 사람들은 자꾸만 옷깃을 여민다. 잔디 곳곳에 펼쳐진 돗자리 위 사람들의 대화가 자꾸 멈추는 것은 기대했던 따스함 대신 느껴지는 선듯한 찬기운 때문은 아닐까.


봄기운 가득한 산. 아직 덜 여문 초록색과 노랑 하양 분홍이 어우러진 따스한 봄의 산을 만나지도 못하고 여름을 맞이할까 아쉽다. 아직, 봄의 산을 만나지 못해 마음이 춥다. 뒤늦은 봄이 좀 서둘러 주었으면 좋겠다. 때 이른 여름이 그 자리를 다 차지하기 전에, 한껏 노곤해진마음으로 봄을 즐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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