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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4. 2024
조현병
Instagram @_o.r.c.a _WWRW_2내 마음을 아는 사람들은 같이 죽으려 할까. 목까지 차오른 무엇을 모두 같이 토해내려고 할까. 알아주는 이가 없음을, 들을 이도, 읽는 이도 없음을 알면서도 부서질 것들을 부서질 대로 두려고 할까. 시간이라는 것은 모든 것들을 무력하게 한다는 것을 알아서, 살아있는 시간을 멈추려 몸을 차갑게 하고 목 언저리를 묶어 매달까. 쓰고 읽는 이가 없다는 것은 살아있는 이가 없다는 것. 그럼 내가 하고 있는 이것은 불의와 삶과 다른 게 있나. 한낱 무엇에 잘 쓰러져버리는 사람이 해일이라는 단어를 배웠을 때 느껴질 감정에 대해 상상해본 적 있나. 찬양과 경배와 기도에 공백과 헛것이 느껴진 사람들은 피조물이 아니었고 태어난 자체로도 부정되는 것일까. 여태까지 들였던 말과 소리와 노래가 사실은 스스로의 조현병의 증상이었다면 당신은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처럼 덤덤히 수용할 수 있나.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처음의 책과 사람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나. 어깨너머로 던진 진흙 덩어리일까, 초월의 존재가 내뱉은 한마디일까. 타이타닉엔 닻이 있다. 가라앉아버린 지금, 그것은 쓸모가 있을까. 죽은 것과 산 것의 차이는 썩음과 썩지 않음, 비 호흡과 자가호흡, 미동 없음과 운동 있음 말고도 더 있을까. 섹스로 인해 누군가에겐 탄생을 다른 누구에게는 살생을 동반하게 되었다. 당신은 올바른 사랑 혹은 죽임을 하고 있는가. 둘 중 하나도 아닌 당신은 토해낼 단어가 없다. 알아주는 이도 읽어주는 이도 없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