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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준 Mar 22. 2025

04. 카지노 쿠폰 인



카지노 쿠폰Instagram @_o.r.c.a _현상과 송곳 4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경력을 어디서 쌓나-라는 코미디를 본 거 같다. 꽤 오래전에 본 거 같은데, 아직도 그런 줄은 몰랐다.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금방이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야 하는 것이 귀찮아 100개씩 보기를 누른다. 다음, 다음, 다음. 경력만 뽑네, 4년제만 뽑네, 난 자격증도 없네. 한 가지만 했던 카지노 쿠폰은 그만두면 쉽게 골치가 아프다. 그래서 우리 아빠도 신당역 작은 가게를 못 버리나 보다. 아빠를 닮고 싶다고 말한 건, 그냥 아빠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었어요. 죄송해요. 그만해주세요. 저는 싫어요.


카지노 쿠폰은 책을 만들고 책은 카지노 쿠폰을 만든다고 했다. 교보문고 아저씨가, 광화문점 앞에 그 바위가 그랬다. 이제야 종종 읽으려, 총총 카지노 쿠폰이 되려 했다. 언젠가 12만 자를 쓰면 책을 낼 수 있다고, 나는 손가락으로 일주일 동안 몇 걸음 걸었다고 뭘 올렸던 적이 있다. 그거 멈췄다. 책을 읽고 있어서 그렇다. 카지노 쿠폰이 아직 아님을 알아서 그랬다. 그래서 건명원 입학도, 아르코 문화예술연수단원 채용도, 웹툰 스토리 작가 지원도 떨어진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꿈꿈꿈’이란 가제의 소설이었다. 멍멍. 찍찍.


아까 아홉 시쯤에 신진 예술인 신청이 완료됐다고 했다. 23년에 첫 책을 내서(랑사 그게 벌써 2년 전 일이다) 긴 게으름 끝에 세 번을 보완하며 예술인 패스까지 신청했다. 마침, 얼마 되지 않는 카드값을 내질 못할 것 같아, 예술인 긴급생활자금 대출을 알아봤다. 다음, 다음, 다음. 신진예술인은 안 되네, 작년 수입이 이천만 원 이상이어야 하네, 하긴 받아도 어떻게 갚겠어. 창작지원금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아 2월 기준 예술인만 되네. 3월까지 접수면 3월부터 예술인도 좀 봐주지. 하긴 신청해도 이번 달로 받진 못하지. 나의 문학 어쩌면 어긋났다. 그럼 지금 왜 쓰고 있지? 하긴 이건 문학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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