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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감 Apr 22. 2025

스스로의 길을 걷다(5)

아브람과 사라

카지노 쿠폰은 눈을 굴렸다.


"그렇다니까요, 부인. 인도 남쪽에서 나는 신품종이에요. 계피도 이제 옛날 계피랑은 다르다니까. 지금 상류층 사이에선 이걸 더 선호한다니까요!"


사래는 그의 말을 끊지 않고 조용히 들어주었다. 그러곤 입을 열었다.


"계피는 씹었을 때 처음엔 따뜻하고, 이내 단맛이 따라오죠. 그 다음에야 혀끝에 살짝 매운맛이 감돌아요. 하지만 이건…" 그녀는 손에 쥔 껍질을 펼쳐 보이며 말했다. "…씹자마자 쓰고, 삼킨 뒤에도 아무런 여운이 없네요. 거짓말도 향처럼,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에요."


카지노 쿠폰은 얼굴을 붉혔다.


"부인, 그 정도 감별력으로 장사하시긴 어렵겠군. 요즘 사람들은 그런 섬세한 맛 따윈 신경 안 써요. 다들 겉모습만 봐요. 누가 이걸 가짜라고 하겠어요?"


그 말에 사래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마치 어린아이를 보는 듯한 눈으로.


"당신 말이 맞아요. 사람들은 대개 겉모습만 봐요. 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한 거죠."


그녀는 시장의 다른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 상인이 계피라며 판 건, 강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나무껍질입니다.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같은 향료가 되는 건 아니에요. 마치, 달을 본다고 달에 닿은 건 아닌 것처럼."


주변이 술렁였다.카지노 쿠폰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사래는 마지막으로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장사꾼이 아니라, 말과 향을 다루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내 혀는, 거짓말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죠."


그녀가 돌아서자, 사람들의 눈길이 따라 움직였다. 누구도 카지노 쿠폰의 항아리 속을 다시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날 이후, 시장엔 소문이 돌았다.


‘사래 앞에서 향으로 거짓말하지 마라. 혀끝에서 들통난다.’




어느 젊은 카지노 쿠폰이 사라를 보며 중얼거렸다.


"애굽의 왕궁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했나?"


그 옆의 노카지노 쿠폰은 웃으며 말했다.


"왕궁이 아니라, 시간 속에 있었던 사람이지."


사라는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몰랐다. 세월은 사막을 거칠게 깎아내기도 하지만, 모래 언덕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다듬기도 한다. 사라는 나무껍질을 가져온 카지노 쿠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시장의 카지노 쿠폰들과 귀족들이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라가 가짜 상품을 증명하자, 사기를 친 카지노 쿠폰은 공개적인 망신을 당했다. 이후 그녀를 함부로 대하려는 카지노 쿠폰들은 줄어들었다. 그녀는 여자가 아니라 ‘카지노 쿠폰’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나자, 사라는 애굽에서도 손꼽히는 비단과 향료 카지노 쿠폰이 되었다. 그녀는 직접 페르시아와 아라비아에서 물품을 들여왔고, 거래망을 넓혀갔다.


얼마 후, 그녀는 비단과 향료를 구하러 시장을 찾았다가 오래된 얼굴을 마주쳤다. 그늘진 골목, 땀에 젖은 낡은 옷자락. 모래바람이 가라앉고 시야가 맑아질 때쯤, 한 남자가 사라를 향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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