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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생적 오지라퍼 Apr 06. 2025

카지노 게임라는 기쁜 무게감

그래서 가족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바쁠 것으로 예측되는 날이다.

괜찮다. 나는 지루한 날보다는 바쁜 날을 백배는 더 좋아하는 스타일이니까.

바쁜 날을 앞두고 그 일을 어떻게 순차적으로 처리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순간

아드레날린이 뿜뿜 나오는 그 기분이 참 좋다.


먼저 10시에는 정말 오랜만에 차를 가지고

수원 시댁으로 출발해야 한다.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가서 상자 박스 몇 개를 챙겨서 말이다.

시댁에 차를 가지고 내가 운전해서 간 일이 몇 번 되지 않고

태생적 길치이니 몇 번은 돌고 돌 것을 이미 감안하고 있다.

그래도 어쩌냐. 12시 안에 도착만 하면 된다.

시어머님과 카지노 게임의 점심을 차리면서

일단 냉장고 속 음식 현황을 스캔하고

그릇 상황도 살펴보면 되니 일석이조이다.

점심을 먹고 나면 가져간 상자에 옷과 신발 종류를

일부 정리하고(오늘 하루에 다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시어머님과 남편의 성향을 고려할 때.)

일단 책을 내어놓는 작업을 하면 아마 오늘의 일은 처리가 될 듯 하다.

책을 문 밖으로 내다 놓으면 수거해주는 업체 전화는 이미 확보해두었다.

오늘 하루에 너무 많은 일을 하면 짐이 쑥 빠져서 집이 어수선한 상황이 되고

그러면 시어머님 마음이 싱숭생숭하실 수 있으니

딱 이정도만 하는게 목표이다.

그리고 너무 많은 일을 하면 내일은 검사이고

다음 주 월요일에 벌써 여섯번째

항암주사를 맞아야 하는 카지노 게임의 에너지가 너무 갈될 수 있다.

딱 그 정도만 하고 멈추는 것을 희망한다.

그런데 나는 한번 발동이 걸리면 멈춤이 힘든 스타일이다.어찌 마무리 될지는 모른다.

오후의 글을 기대해봐주시라.


암 판정을 받고도 주말마다 시어머님을 뵈러 가서 하룻밤 자고 오는 일상을

계속하고 있는 평생 효자 남편을 칭찬한다.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그 루틴이 아마도 힘든 카지노 게임을 지탱해주는 방안 중 한가지일것이다.

내가 카지노 게임이라면 그렇게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아픈게 엄청 티나는 스타일이다.

내 몸이 아프면 카지노 게임 눈에 더 들어올 수도 있지만

그 반대로 전혀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만큼 통증이란 무서운 것이다. 많이 아파봐서 안다.

그러니 짐 정리를 어느 정도 하고 나서는 가급적 빨리 남편을 모시고(?) 집에 오는 것이 목표이다.

쉼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 일찍 검사하러 병원을 가야한다.


오늘 저녁은 남편만을 위한 메뉴이다.

두부와 대파 듬뿍 넣은 청국장과 맵지 않은 오징어볶음, 잔멸치볶음, 두부구이와 김치볶음이다.

고기를 먹지 않는 남편에게 단백질을 제공할 수 있는 음식으로 구성했다.

일주일간 부산 출장을 갔다 돌아와서 아들까지 완전체가 되는 내일은 고등어구이 백반 예정이다.


바쁜 오늘 일정을 시작해본다.

먼저 대청소이다.

카지노 게임이 자는 방은 특히 건조하지 않아야하고(가습기를 깨끗이 씻어 두었고)

베개보도 바꾸어 주고 구석 구석 청소기를 돌려두었다.

일주일 출장을 가면서 자기 방문을 열어주고 간 아들 녀석방도 청소기를 돌리고(평소에는 잠그고 다닌다.)

화장실 청소를 하고(머리카락이 너무 많다. 시댁 유전인 탈모가 진행중인가보다.)

이불은 이미 빨아놓았다.

그나저나 아내나 카지노 게임이나 방에서 왜 야리꾸리한 냄새가 소소하게 나는 것이냐?

카지노 게임은 늙어서 난다고 해도 아직 젊은 아들 녀석 방은 왜 그런 것인가?

일단 창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환기가 최우선이다.


그리고는 아들 녀석까지 완전체가 되는 날부터의 먹거리 주문에 들어간다.

냉장고는 이제 다 비워졌으니 다시 채워보도록 하자. 일상이 비움과 채움의 연속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족은 밥을 함께 먹으면서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사람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니 아들아. 밥 먹으면서 휴대폰 보는 것은

그 시간만은 잠시 멈추어다오.부탁이다.

(지난번에 그 일로 크게 다투었다.)

그 순간을 위해서 기쁜 무게감으로 청소를 하고 세탁을 하고 무언가를 도모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데이트를 하는게 분명한 남녀가 음식점에서

음식이 나오면 즐겁게 사진을 찍고

그 뒤로는 각자 휴대본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으면 데이트인가?

눈을 맞추고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과 느낌이 데이트가 아닌가?

또 오지랍을 떠는 꼰대가 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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