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템을 했으나 하나도 기쁘지는 않다.
오늘은 네비게이션의 안내대로 한번도 헷갈리지 않고 시댁에 도착했다.
이런 일은 흔치 않다.
계획은 나름 세우고 갔지만 항상 변수는 존재한다.
가장 걱정했던 식물 화분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시카지노 게임의 최애였는데 매년 이쁜 꽃을 피우고 보여주었는데 그 화분들을 어떻게 보내셨을까 싶다.
다행히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좋아하셨던 경로당에 기증하셨다니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아마 시카지노 게임의 마음도 그러하실 것이다.
옷도 경로당으로 보내기로 하셨다니 다행이다.
그 시절 화려함의 극치인 꽃과 봉황무늬 가득한 자개장은 아는 지인이 가져가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니
그것 또한 다행이다.
내가 너무 많은 걱정과 계획을 세웠었나보다.
작은 방을 먼저 비워본다.
꽃무늬가 가득한 오래된 찻잔과 그릇들은 내 취향이 아닐 뿐 아니라
나도 가지고 있는 몇 개 안되는 그릇도 카지노 게임는 중이다.
잘 사용하지 않는 튀김기나 후라이팬도 플리마켓에서 다 정리한 형편인데
시카지노 게임께는 대형 튀김기와 금속용 절구, 믹서, 사이즈별로 있는 압력밥솥, 다양한 용도의 냄비와 플라스틱 용기들이 사방에서 나온다.
나에게는 쓸모가 없는 것들이니
나보다도 더 나이가 많고 잘 사는 시누이들에게도 필요가 없으니
어찌 할까 여쭈었더니 다행히 매일 네 시간씩 집에 와서 카지노 게임을 돌봐주시는 요양보호사님이 가지고 가겠다고 했단다. 다행이다.
하나 가지고 싶은 도시락 찬합이 있었는데 뚜껑이 없어서 그냥 놓고 왔다.
냉장고 두 개와 김치 냉장고 한 개에 가득가득 들어있는 식재료는
오늘 손을 댔다가는 하루 종일 해도 다 못할 것 같아 다음을 기약한다.
내가 본 것으로 멸치만 해도 큰 사이즈로 3봉다리, 된장 2통, 조금씩 쓰다말다 한 간장과 식초 등 기본 양념들로 가득하다.
내가 가져갈 것들을 우선적으로 챙겨본다.
마개를 뜯지 않은 고추장과 간장, 그리고 들기름을 하나씩 챙기고
올해 8월까지 먹는 것이 가능한 검정콩 두유 한 박스를 챙기고
싹이 나기 시작하는 마늘과 곱창김, 명란김, 그리고 기타 여러 종류의 김을 챙기고
뒷 베란다에서 찾은 눅눅해진 사과와 귤을 한 봉지씩 넣었다.(쥬스나 해먹어야겠다.)
그리고 가장 깜짝 놀란 것은 15년전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옷과 내복까지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이었다.
아니 왜 그것이 아직까지 있단 말이냐.
18년전 눈물의 사기를 당하고 받으셨다는 이제는 휴지조각인 약속어음 종이도 보여주셨다.
그것을 차마 버리지 못하셨을 그 속상함이 느껴진다.
이러니 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짐들이 다 시카지노 게임의 지난 날들이다.
하나 하나 추억이고 생활이고 역사였다.
돌아가실 때 사용하실 영정 사진은 이미 오래전에 준비해두었다.
그 사진 속의 시카지노 게임은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
많이 늙으시고 마르셨다.
내가 짐을 정리하는 동안 시어머님은 만날때마다 해주시는 단골 이야기를 하고 또 하신다.
<없는 집에 시집와서 고생했다고, 아들 녀석을 잘 키워주어 고맙다고, 그런데 요새 니 남편은 왜 그렇게 얼굴이 안좋냐고.
시카지노 게임은 아직 큰 아들의 병을 알지 못하신다.
시카지노 게임 아파트는 화요일에만 분리수거가 가능하다고 한다.
버릴 것들을 박스에 가득 넣어 화요일에 오시는 요양보호사님께 버리는 것을 부탁하고
현관 앞에 잘 정리해두고 집을 나섰다.
오늘 최고의 득템은 카지노 게임이 주신 검정 가죽 가방이다.
아들 녀석 상견례할 때 들고 가라고 내주셨다.
그 가방을 기쁘게 들 일이 꼭 생겼으면 좋겠다.
그 짐 조금 정리했다고 남편은 휴식을 하고 있다.
살이 2킬로쯤 빠졌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더 빠져보이고 기력이 더 없어보인다.
오늘 짐도 내가 더 많이 들었다. 마음이 아프다.
내일 여섯번째 항암인데 잘 버틸 수 있으려나.
(오늘 점심에 잠깐 들러서 간장, 검정콩, 사이다, 엿당, 토마토를 들고 왔다.
그 사이 친적 조카가 와서 필요한것을 들고 가기도 했단다.
거실에 누워 주무시던 모습이 눈에 밟힌다.
카지노 게임은 93세 이시다. 또 올께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