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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생적 오지라퍼 Apr 28. 2025

카지노 게임과 벅참의 사이

생각이 다른 누군가와 지인이 된다는 일은 운명이다.

친한 대학 카지노 게임가 있다.

거의 매일 한 마디씩의 톡은 주고 받는 편한 카지노 게임가 되었다.

사실 대학 다닐때부터 친했던 것은 아닌데 두 번째 학교에 가보니 그곳에 먼저 와 있었고

그러다보니 결혼식도 보고 첫 아이 출산도 보고

우리 아들 녀석의 안입는 옷이나 놀이기구를 넘겨주고 친해졌다.

그리고는 학교가 바뀌고 각자의 육아 및 현실 삶에 바빠서 연락이 뜸해지다가

한참 지나서 우연히 연락이 다았고 그러다가 또 멀어졌다가 다시 친해져서

(이유와 계기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끔 여행을 같이 가고(제주, 부산, 경주 등)

매일 사소한 안부 톡을 주고받는 카지노 게임가 되었다.

주로 내가 일상적인 꽃 사진등을 보낸다.

물론 단 둘의 톡은 아니고 멋진 카지노 게임 한 명이 더 있는 3명의 단톡이다.

다음은 최근 일상을 주고받았던 톡 내용의 일부이다.

개인정보유출의 개념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와 나의 다름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나 : 나는 저질체력이야. 8,000보 정도 걸으면 딱 좋아. 그 이상은 힘들어.

카지노 게임 : 8,000보도 많네요. 저는 굵고 짧게 뛰어요.

나 : 뛰는 것은 힘들어. 무릎도 호흡도. 달릴 수 있을 때 많이 달려. 부럽다.

카지노 게임 : 막 달리고 나면 숨이 턱에 까지 차고 숨이 찬 후의 멋진 기분이 참 좋아요.

나 : 나는 그 카지노 게임이 무섭고 싫어. 숨이 차면 과호흡 증상이 몰려오는 듯한 두려움이 생겨. 죽음에 대한 공포라고나 할까?

카지노 게임 : 그 기분에 운동하는거 아니에요? ㅋㅋ

나 : 그래서 너는 진정한 스포츠맨인거야. 전공을 잘못 택했어...

카지노 게임 : 마라톤을 뛰는 그 기쁨이 무지 크긴 커요. 한강 횡단 수영도 기대되요.

나 : 멋지다. 태능인. 응원하러 갈께.


나 : 어제 야구 경기 직관 보고 기절 직전임.

카지노 게임 : 왜요? 야구 좋아하시잖아요.

나 : 좋아하지. 그런데 그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보는 일은 쉽지 않아.

카지노 게임 : 비등비등한 게임이 재미있는 것 아니에요? 일방적인 게임은 재미없고.

나 : 그런데 좋아하는 팀이 확실한 경우는 꼭 그런 것은 아니야. 정말 간절하게 이기기를 기도하게 되니까.

카지노 게임 : 저는 아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 스포츠도 잘 안봐요. ㅋㅋ스포츠를 구경하는 것 말고 직접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어요.어려운 경기의 룰도 잘 모르고요.

(카지노 게임 아들은 모 스포츠의 국가대표 선수이다.)

나 : 내가 잘 할 수는 없지만 경기의 룰은 바삭하고 이론은 완벽하지.잘하면 박수치고 못하면 약간의 비난도 하고 선수들이 안되었다는 마음도 크지.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그 카지노 게임이 너무 신나.

그 대신 지면 너무 속상해.

카지노 게임 : 내가 잘 못한 것도 아닌데 왜요? 그리고 스포츠가 질때도 있고 이길때도 있죠.

나 : 내가 좋아하는 팀에 빙의하는 거지. 내 팀이 없을 때는 객관적으로 해설자의 수준이 되지만 내 팀이 있으면 세상 편파적이 돼. 꼭 이겨야만 하는 한일전 같은 거지.

카지노 게임 : 이해하기 힘든 마음이군요. ㅋㅋ

나 : 누군가의 팬클럽이 되는 것과 비슷해. 요새 나의 마음이 그래. 그들이 내 마음의 국가대표야.


누군가는 카지노 게임을 좋아하고

카지노 게임 뒤에 오는 벅참이 있다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숨참은 질색하지만 벅참은 좋아한다.

아마 또 다른 누군가는 카지노 게임도 벅참도 싫다 할 수 있다.

그 단톡의 또 다른 1인일 수도 있다.

어제는 그 대화에 함께 하지 않았었다.

바빴던 모양이다.

꼭 함께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부담이 없는 단톡이다.

이런 개인별의 다름이 오랫동안 이 단톡을 유지하고

일상을 나누고 가끔 만나서 맛난 것을 먹고 수다를 떨게 해주는 힘일지도 모른다.


아 그 우리 3명의 공통점이 있긴 하다.

한 명은 한참 전부터 성당에 열심히 나가고

한 명은 최근에 열심히 나가기 시작했고

나는 세례는 오래전에 받았으나 냉담자이다.

쓰고 보니 공통점이 아니라 차이점인가?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까지도 받아들여주는 것이 진정한 지인이다.

나를 끼워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그 단톡이 있어서 나는 일상을 공유하고 숨을 크게

쉴 수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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