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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홍 Jan 22. 2025

느슨한 최선 다하기

<위플래쉬를 보고

가끔 엄청난 승부욕으로 모든 일에 임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고의 효율성을 기해 일을 하는 사람들.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는 사람들. 나의 이익과 안위를 위해 타인과의 마찰을 용인하며, 보고 싶은 데이터에 집중하고, 결국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어 내고야 마는 사람들. 자신과 다른 사람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사람들. 처음에는 성과가 이어지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를 위해서, 결과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카지노 쿠폰포스터부터 강렬하다.


유명한 재즈 드럼 연주가가 목표인 카지노 쿠폰 드럼을 연주하고 있다. 그러다 학교의 명망 높은 플래처 교수가 찾아와 자신의 연주에 관심을 가진다. 카지노 쿠폰 그를 동경하며 그가 지휘하는 재즈 연주단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 교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가하며 인격 모욕, 폭언을 자주 일삼는다. 비정상적인 그의 훈육 방식은 연주단 전체에게 가해진다.

결국 고통스럽고 악랄한 연습 과정을 거쳐 메인 드러머가 된 네이먼. 그러나 연주회에 지각한 탓에 제대로 된 연주를 하지 못한다. 결국 재즈 밴드에서 잘리게 되고, 카지노 쿠폰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다. 더불어 플래처 교수의 폭압 때문에 자살한 학생의 증언도 하게 된다.


장면이 바뀌어 카지노 쿠폰 우연히 간 카페에서 밴드를 지휘하는 플래처 교수를 만난다. 학교에서 잘렸다고 말하는 플래처 교수는 의외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진정으로 학생을 위해서 그런 것이라며 푸념을 내뱉기도 한다. 그러면서 메인 드러머를 찾고 있다며 네이먼에게 넌지시 권유한다. 카지노 쿠폰 고민하다 승낙한다.


영화의 후반부에 다다라, 클라이맥스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네이먼은 '카라반'이라는 곡의 악보를 받아 연습했는데, 현장의 노래는 '업스윙잉'이라는 생전 처음 보는 악보였던 것. 플래처 교수가 네이먼의 증언 때문에 학교에서 잘린 것에 앙심을 품고 무대를 망치려고 작정한 것이다. 네이먼은 연주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웃음거리가 된다. 무대에서 내려오는 대신, ‘카라반’을 연주한다. 플래처 교수가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욕설하자, 내 템포에 맞추라고 다그치며 모든 재즈 밴드가 합주를 시작한다. 둘은 시선을 교환하며 ‘카라반’을 끝마친다. 네이먼은 카라반이 끝나도 본인의 드럼 독주를 이어가고, 플래처 교수는 당황하지만 이내 몰입하여 네이먼 와 교감한다. 그들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영화는 끝난다.


There are no two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more harmful than 'good job'.
영어에서 '잘했어'라는 말보다 해로운 말은 없어.


열성적인 최선이 극에 달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력을 향상하려고 하는 플래처 교수, 그런 기대와 압박에 부응하듯이 피가 나도록 연습하는 네이먼. 여자친구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네이먼. 눈물을 흘리는 여자친구를 아랑곳하지 않는 그.


네이먼이 그토록 드럼 연주에 매달린 것은 실패의 두려움에서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메인 드러머가 아닌 구석에 처박혀 악보를 넘기는 보조 드러머의 삶. 드럼을 포기하고 의대에 진학한 기존 재즈 밴드 사람. 미식축구 3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사촌 동생. 그들에게 카지노 쿠폰 조소를 보내며 자신은 죽고 나서도 전 세계인 모두가 기억해 주는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연주자로서 링컨 센터에 갈 수 있겠냐는 아버지의 말에, 할 말을 잃어버린다. 사실 자신이 없고, 결과는 불확실하므로. 그래서 카지노 쿠폰 미친 듯이 드럼을 친다.


영화 마지막에 네이먼의 아버지가 짓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실패한 연주를 듣고 아들을 위로해주려고 하는 찰나, 광기 어린 드럼 독주를 시작으로 네이먼과 플래처의 기싸움. 눈치 보듯이 동반하는 재즈 합주. 연주가 끝난 후 성공의 명함 같은 박수갈채.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듯 이어지는 드럼 독주. 합을 맞춘 듯한 교수의 지휘. 아마 아들이 내 생각보다 더 멀리 있구나,라는 생각에 허망한 표정을 짓는 게 아니었을까.


제목인 <위플래쉬는 한국어로 '채찍질'이다. 끊임없이 말에게 채찍질을 하는 마부처럼 영화에서 네이먼은 드럼 연주자로서 성공이라는 도착점으로 내달린다. 그 끝에 다다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달린다. 주변 사람에게 날카로운 상처를 남기며, 교수의 폭압과 폭언을 견디며. 점점 어두운 색으로 바뀌는 그의 티셔츠 색으로 영화는 말하고 있다. 이 끝이 꽃밭은 아닐 것이라고.


재미있고 또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태까지의 삶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다. 점점 네이먼이 변하는 모습을 보며 조금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정도면 됐어’와 ‘그래도 좀 아쉽다’의 중간쯤에서. 후회를 조금 남기지만 자존심도 잃지 않으면서. 채찍만이 아니라 당근도 주면서.


그런 느슨한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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