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지망생 쿤 14살
<14살 쿤의 글모음
주 1~3회 글쓰기를 하는 아이는
때론 마무리되지 않는 글이 답답하기도 하고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고 써내느라
우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도 듣지를 못한다.
그렇게 지금은 글 쓰는 게 좋다는 쿤.
아이의 글들을 어디다 모아 둘까 하다
이곳에 모아 두기로 한다.
25년 4월 11일 금요일 카톡으로 받은 글.
<얼어붙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여러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뉴스 속 기상 캐스터의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도 창백하게 보였다.그녀는 마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모든 온기가 그의 몸속에서 사라져 버린 듯 무표정하게 차가운 뉴스의 중계를 이어갔다.
“오늘 오전 10시 30분 원인 모를 차가운 냉기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뒤덮고 있습니다, 한동안 날씨가 추울 것으로 예상되며…”
재민은 한 주간 내내 이어진 소란스러운 뉴스 속에서도 한껏 무기력해져 있었다.늘 그의 가슴속에는 끓어오르는 불길이 있었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얼어붙는 중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어차피 지구 멸망할 건데 내 마음대로 살아야지 일 때려치워!’라는 생각으로 지낸다.그가 사랑했던 사람들, 그와 함께 꿈꾸었던 인생, 모든 것들이 얼어붙어가는 듯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온기는 없었다. 유일한 온기이던 나도 이제는 점점 차가워지고만 있었다.” 한 마디로 자신을 표현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었다.
그런데 이 무심한 추위 속에서 재민은 예기치 못한 만남을 하게 된다.고등학교 시절의 첫사랑인 수지가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그녀의 미소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은 숨길 수 없었다.그들은 재민의 집으로 갔다.간신히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그 차가움을 잊고 싶었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후의 만남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수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런 시기에 너의 목표는 뭐야?”
재민은 쓸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생존이야 그리고 잊고 싶은 기억들을 다시 떠올리는 것”
그가 대답하자 수지는 눈을 감았다.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바람이 소리를 내며 창문을 두드렸다.그들만의 세계가 무너져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차가움은 느껴지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은 온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그들 앞에 펼쳐진 풍경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
날씨는 몹시 춥고 사람들은 거리에서 서로를 감싸안는 모습으로 따뜻함을 찾고 있었다.
‘우리가 그리워하던 온기는 과연 어디에 숨은 걸까?’
그 순간 갑작스러운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도시 전체에 경고 방송이 흘러나왔다.
“모든 주민들은 즉각 대피하세요! 강력한 눈보라가 곧 도착합니다. 전류가 차단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지는 재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리도 이제는 안전한 곳으로 가야 해.”
하지만 재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가 이런 곳에서 살아있는 게 정말 중요한 걸까?
이대로 계속 도망치면 뭐가 바뀌는데?”
그 말이 수지의 가슴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결국 수지는 홀로 집을 떠났다.집에 혼자 남은 재민은 이불을 가지러 방으로 향한다.
그 순간 “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재민은 그 소리에 놀라며 창문을 바라본다.
눈에 덮여있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어느새 얼음으로 뒤덮였다, 다 얼어버린 것이다.그는 문을 열어보았다.
그 앞에는 얼어버린 수지가 있었다.
그녀를 본 재민의 표정은 차갑게 식었다.
이 사실을 믿을 수가 없어 높은 산에 올라가 밑을 보기도 하고 주변을 돌아보기도 했다.그는 또다시 차가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속에서도 따뜻함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그가 찾는 온기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렇게 재민은 산꼭대기에서 얼어붙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어붙는다.이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온기는 없다 유일한 온기이던 그도 이제는 차가워지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