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 시대를 명명할 통찰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소셜 미디어서핑 중에 아주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 어떤 사람이 공무원 필기시험을 합격하고 면접을 보러 갔는데 면접관이 자신에게 '4차 산업 카지노 쿠폰에 대해 설명해보라.'라는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글 작성자는 문과 출신에 공무원 시험 준비만 한 공시생이라서 4차 산업 혁명에 대해 전혀 몰랐고, 한국사 전한길 선생님의 강의가 순간 기억나 '구(1)-신(2)-청(3)-철(4)'에 따라 철기 시대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는 글이었다. '그냥 재미있는 글이네.'하고 넘어갔으면 될 텐데 어떤 한 댓글은 인신공격이 도를 넘었고, 나는 그 글에 짧은 반박을 하기 위해 글을 써보려 한다.
댓글 작성자는 비속어까지 섞어가면서 '그러면 1, 2, 3차 산업도 몰랐다는 거 아냐'라고 비아냥댔다.비속어도 비속어지만 댓글의 내용이 참 가관이었다. 1차 산업과 1차 산업 혁명의 차이도 모르면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댓글을 달다니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댓글 작성자가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이라고 적어놓고 1차 산업혁명을 말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연한 걸 모른다고 말하는 걸 보니 댓글 작성자도 1차 산업과 1차 산업혁명을 혼동한 것 같다.
저 내용이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좀 진지하게 글을 써 보겠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물어본 면접관 자체가 0점짜리 면접관이다. 면접위원으로 참석하면 종종 저런 종류의 질문을 하는 면접관을 보곤 하는데 필기시험이 있는 전형에서 면접은 지식을 측정하기 위한 단계가 아니다. 지식은 필기시험에서 측정한다. 면접은 조직 적합도를 다양한 층위에서 분석하는 과정이다. 군필자는 '조직 적합도'가 높기 때문에 군 가산점을 줘야 한다는 전원책 변호사의 발언이 얼마나 무책임한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군필자라서 조직 적합도가 높다면 면접은 왜 하는 것인가? 그의 말대로라면 군필자면 적합도가 높으니 그냥 뽑으면 되지 않나.
그리고 질문 수준도 떨어진다. 4차 산업카지노 쿠폰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면접관 본인도 모르는 4차 산업카지노 쿠폰에 대해서 설명하라니! 세상에.. 수많은 4차 산업카지노 쿠폰에 대한 책과 논문을 봐도 4차 산업카지노 쿠폰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한 글을 본 적이 없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 4차 산업카지노 쿠폰이라는 것은 도래하지도 않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일어날 것 같지도 않다. 1차 산업카지노 쿠폰을 증기기관의 발명, 2차를 컨베이어 시스템의 발명, 3차를 정보화 카지노 쿠폰, 4차를 사물인터넷 카지노 쿠폰이라고 말하는 건 그것을 분류하는 기준이 일관되지도 않고 분명하지도 않다. 어떤 것을 카지노 쿠폰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인간 삶의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야 한다.
농업카지노 쿠폰을 예로 들어보자. 농업카지노 쿠폰은 어떤 천재적이거나 운이 좋은 한 인물이 파종-수확의 원리를 알아낸 '사건'이 아니다. 농업카지노 쿠폰은 적어도 천년에 걸쳐 일어났으며 인간은 그 과정에서 농업에 유리한 돌연변이를 인위적으로 선택함으로써 농사를 가능하게 하였다. 현재 인간이 먹는 주식은 대부분 자연선택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품종들이다. 밀이나 볏과 식물은 씨가 땅에 떨어져야 번식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렇게 알아서 씨가 떨어지면 추수는 반대로 힘들어진다. 인간은 수확을 위해 스스로 번식할 수 없어서 수확이 쉬운 품종을 천 년에 걸쳐 인위적으로 선택했다. 이렇게 하나의 카지노 쿠폰은 수많은 실패와 도전으로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다.그리고 농업카지노 쿠폰은 모든 카지노 쿠폰이 그렇듯 인간의 식문화뿐만 아니라 정주환경, 인구밀도, 가족형태, 공동체 형태, 여가시간, 사유재산 등 여러 분야에 변화를 일으켰다. 이 정도는 되어야 카지노 쿠폰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카지노 쿠폰이라는 이름을 후세 사람들이 명명한다는 것이다.신석기시대에 살던 사람이 우린 '목축 카지노 쿠폰'이 진행 중인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걸 상상해보라.
산업혁명도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해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J. 와트는 증기기관의 최초 발명가도 아니고 와트에 의해 증기의 최종 단계가 발전된 것도 아니다. 그러니 1차 산업혁명도 2차 산업혁명도 단순한 어떤 사건이나 인물에 의해 일어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한 인간의 생이 다 겪기에 충분히 짧게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점에서 1차 산업혁명을 석탄-증기-철도망-인쇄/전신 플랫폼으로, 2차 산업혁명을 석유-내연기관-고속도로망-전화/라디오/텔레비전 플랫폼으로, 3차 산업혁명을 재생에너지-전기 동력-디지털 운송-인터넷/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보는 제러미 리프킨의 견해에 동의한다. 우리는 3차 산업혁명을 겪는 중이라고 보는 게 아무리 봐도 옳은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니 이렇게 다툼이 있는 사안을 면접관은 '정답이 있다'는 듯이 물어봐서도 안되고, 댓글도 모른다고 비하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에서 자주 소비되는 개념은 그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4차 산업카지노 쿠폰과 같이 실체가 없기에 내가 환영하지 않는개념에는 '사이코패스'가 있다. 사이코패스는 아무런 실체가 없다.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는 범죄, 일탈행위, 위법의 경험을 묻는 항목이 대부분이다. '사이코패스는 흉악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라는 말을 하기 위해 '범죄(일탈행동)를 자주 저지른 사람은 사이코패스이다'라는 개념을 동원한다. 사이코패스 전문가라고 나오는 인간들도 텔레비전에 나와서 한다는 말이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인 범죄자'라니. 나는 제발 이 말은 그만 듣고 싶다. 선천적이면 사이코패스, 후천적이면 소시오패스라는 말은 사이코패스 개념의 창안자 헤어조차도 그 둘의 분명한 경계를 내는 것에 실패했고, 구별할 수도 없다고 시인했다. 사이코패스에 의해 이익을 얻는 인간은 그 개념에 편승하여 돈 벌어먹었던 교수, 자칭 전문가, 일부 작가, 일부 유튜버들뿐이다. 교수라는 인간들이 논문 한 번 잭팟 맞아서 평생 연구도 하지 않고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이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노라면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몰라도 된다. 몰라도 괜찮다. 그런데 모른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비하하지 말자. 그대도 똑바로 알지 못하는 것이 많고(물론 나도 많이 모른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겸손해지자. 그리고 교수자들은 공부 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