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필립스. 2019.
호모 사피엔스는 한 종을 절멸시키기에 충분한 파괴력과 악의를 가진 존재이다.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부정하더라도 절멸시킬 후보에는 호모 사피엔스 자신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에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문명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순간부터 우리는 스스로를 '멸종 위기종 리스트'에놓고 살아오고 있다. 다른 집단에 의해 또는 스스로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역사에서 자취를 감춘 사회는 많지만, 우리에게는 다행히도, 그리고 우리에 의해 사라진 종에게는 불행히도, 호모 사피엔스의 우상향 곡선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 참으로 역설적인 일이지 않나. 언제든 타인이 아닌 자신의 행위에 의해 멸종할 수 있는 종(種)이 스스로를 왕성하게 발전 중이라고 표현하다니 말이다.
카지노 쿠폰은 확증 편향을 가지고 있다. 방향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정상 범주의 사고와 인지능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근거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 이런 편향적인 인지 중에 매우 위험한 것이 있는데 '더닝 크루거 효과 Dunning-Kruger effect'가 그것이다. 코넬 대학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가 발표한 논문 'Unskilled and Unaware of It; How Difficulties in Recognizing One`s Own Incompetence Lead to Inflated Self-Assessments'에서 발표한 현상으로 '무능력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논문의 주제이다. 일반적으로 더닝 크루거 효과라고 잘못 알려진 그래프가존재하는데 논문의 결과와는 약간 궤를 달리한다.
논문은 여러 방면에 대해 연구했지만 2번 그래프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실험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논리적 추론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물어본다. 그리고 논리적 추론 능력을 묻는 시험에서 몇 점 정도 나올 것이냐고도 물어본다. 그리고 그들에게 직접 그 시험을 치르게 한다. 결과를 분석해보니 하위 1 분위 점수를 받은 참가자는 실제 능력이 하위 12% 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은 68%라고 평가했으며 시험에서도 62%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4 분위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그들은 실제로 86% 성적을 받았음에도 본인들의 능력은 68% 정도 될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특히 3 분위는 1 분위가 평가한 자신의 능력보다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반해 더닝 크루거 효과라고 잘못 알려진 저 그래프는 논문의 내용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지 않다. 좀 더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Over 한 것이다. 이 논문이 Overestimate에 관한 것인데 그것을 Over 하다니. 더닝 크루거를 모르는 사람이 확신에 차서 적은 더닝 크루거 효과이다.
이 책은 '더닝 크루거 효과'에 대한 책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갔던 수많은 절멸 위기를 담담하게, 위트 있게 써 내려가고 있다. 실제로 이 책은 매우 흥미로워서 나도 이 책을 받은 날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 책은 열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장은 '휴리스틱(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만들어서 의사 결정을 하려는 경향)', 제2장은 환경 파괴, 제3장은 자연 통제, 제4장은 잘못된 지도자, 제5장은 민주주의의 실패, 제6장은 전쟁, 제7장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제8장은 외교, 제9장은 과학기술, 제10장은 미처 다 다루지 못한 어리석은 카지노 쿠폰의 흑역사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그 면면을 채우고 있는 인물들은 '무능하고 무지함에도 불구하고 확신에 차서' 행동하고 있다. 그야말로 카지노 쿠폰의, 그리고 인류의 흑역사이다.
나는 백신의 긍정적 외부효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은 반대로 부정적 외부효과의 사례를 들어 카지노 쿠폰을 계몽하고자 한다. 부정적 외부효과에 대해서 과소평가를 하면 공유지의 비극을 불러온다. 이 책의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다. 이스터 섬에는 모아이 석상이라고 하는 거석상이 있다는 것쯤은 다들 알 것이다. 고대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라파누이(이스터 섬의 현지 이름)' 문명의 위대함을 기리기 위하여 최대 20미터 90톤에 이르는 거대한 석상을 만들어 땅에 반쯤 묻어 세웠다. 이를 제작한 후에 옮겨서 묻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통나무가 필요했는데(밧줄로 옮겼다는 설은 설득력이 약하다), 그 과정에서 폴리네이시아 인들은 자연이 회복할 수 없는 속도로 벌목을 했다. 결국 이스터 섬에는 단 하나의 나무도 남지 않았다.그들은 카누를 만들지도, 집을 짓지도 못하는 혹독한 환경에서 처절한 기술의 퇴보를 겪었고, 사라져 간 지식을 전수할 수 없게 되었다. 마지막 통나무를 벤 폴리네이시아인을 우리가 비난하거나 비웃을 수 있을까? 마지막 플라스틱을 바다에 버린 사람이 당신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는 자기 계발서를 읽지 않는다. 자기 계발서라는 것은 운 좋게 그 시대에 맞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의 자기 자랑 수준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 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다수의 기준에서 성공했다고 생각되는 사람, 돈이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굳이 돈을 더 줘가면서 읽을 필요는 없다. 성공은 개인의 것이기 때문에 공유할 가치가 낮다. 반대로 실패는 인류의 것이다. 토머스 미즐리는 갤런 당 3센트를 더 벌기 위해 오일에 납을 섞어서 팔았고, CFC의 유용성을 알아내 지구 대부분의 생물을 자외선으로 멸종시킬 뻔했다.우리는 언제 또 토머스 미즐리 같은 카지노 쿠폰이 태어날 세상에 살지 모른다. 그러니 실패를 공유하고 중요한 다른 실패가 나오지 않도록 감시하는 정도의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성찰적이고 비판적인 태도에 발판 하나쯤을 제공할 수 있는 유용함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