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것을 다 필요 없다고 하겠나.
목소리 더 크게 불러라!
나 태어난 이 강산에 의경이 되어
짜박짜박 연행술에 어언 24개월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데모 막다 돌 맞아서 병가 가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방석복에 실려간 꽃 같은 군대 생활
"더 크게 불러라. 무료 카지노 게임 목소리가 진자(집회시위 참가자를 일컫는 은어)들한테 들리겠나!"
물론 집회시위 현장에서 저런 '짜박(체포 검열 훈련을 낮추어 이르는 말)가(歌)'를 부르지는 않는다. 대신 우리가 집회시위 현장에서 듣는 노래는 같은 멜로디의 '늙은 노동자의 노래'이다.
"나 태어난 이 강산에 노동자 되어"
이 노래가 들리는 범위까지 왔다면 그야말로 긴장상태다. 언제 집회시위 참가들이 폭력적으로 변할지 모르고, 그들이 폭력적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부에서 쪼개기(집회시위 참가자들을 해산시키기 위한 기동)를 지시하면 바로 우리로부터 폭력사태가 발생한다. 그러니 저런 노래가 듣기 좋을 리가 있었겠나. '임을 위한 행진곡'도 그런 노래였다.
사랑도 명예도 무료 카지노 게임 남김없이
사랑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대상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사랑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무료 카지노 게임 남기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 우리는 필멸의 존재이니 불멸의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은 욕구를 항상 가지고 있다. 실체는 사라지니 관념을 남겨야 한다. 자기를 잘 표현하는 관념 중에 이름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러니 사랑도, 명예도, 무료 카지노 게임 다 누구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남기고 싶어 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소중한 맹세이기에 이런 것들을 남기지 못하더라도 지켜야 하는 것일까. 나는 2년 의경 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그들을 보고, 그들의 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늙은 노동자의 노래'나 '임을 위한 행진곡'이나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노래, 폭력사태를 암시하는 노래 정도였고, 가장 좋게 포장해봤자 전운이 감도는 비장함이 담긴 그들의 언어 정도였다.
누구에게나 그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당연하지 않나.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어리고 한참 모자랐던 나는 그게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그들은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것, 직장, 월급, 그로부터 나올지도 모르는 부모의 지위나 위신, 의무와 역할 등을 지키고자 발버둥을 쳤을 뿐인데, 나는 그것이 바르게 들리지 않았다. 사회가 정해놓은 절차를 지키면서 신사적으로 요구를 관철하지 않고 불법적인 투쟁을 하는 사람, 주변 사람들에게 공포감과 위화감을 줄 수 있는 새빨간 머리띠와 조끼를 입은 사람. 그들의 무료 카지노 게임 행동은 자신의목소리를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라는 것을 그 현장에서 떠나서야 느끼게 되었다.
너희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
"그러니까 너무 세게 봉으로 치지 마라." 집회시위 현장의 참가자로부터 그 말을 들었을 땐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나는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그런 자리에 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이 사회가 정한 규칙을 따르면서 최대한의 성취를 하고 그 성취가 비록 내 기대보다 낮다고 하더라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그것을 취하지 않겠노라고 굳게 마음을 먹었었다. 그러니 내가 지금 20대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주의의 환상, 능력주의는 곧 지고지순한 세상의 정의라는 그 믿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나도 그런 미숙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때가 있었으니. 그리고 그것이 미숙함의 발로일 수는 있으나(대부분의 20대는 그런 연유로 능력주의를 지지한다고 본다), 항상 틀린 것은 아니다. 세상의 가치관이 어떻게 옳고 그름의 문제로만 나눌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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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올바르게 잘 사는 세상
그런 가치관의 차이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진 않겠다. 다만 '너도 일무료 카지노 게임 나도 일무료 카지노 게임, 그리하여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되, 모두 올바르게 잘 사는 세상'이 오면, 내가 비록 지금의 가진 것보다 소유의 총량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더 기쁜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 모두가 재능과 적성에 따라 일하고 그 일을 통해 자신의 자신 다움을 찾을 수 있는 세상. 비록 약간의 불평등은 있지만 다른 사람이 가진 돈만을 가지고 잘 산다 또는 못 산다고 규정짓지 않는 세상. 자신이 읽고 싶은 책, 쓰고 싶은 글을 자유롭게 쓰면서도 남을 해하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에 한 발만 더 힘을 보태기 위해 백기완 노나메기 재단에 후원을 했다. 이런 행동들이 모이면 언젠가 그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