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인문대 1층에 위치한 컴퓨터실에 앉아 거북이처럼 목을 쭉 뺀 채 마치 원수를 노려보듯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과제로 받은 리포트를 작성 중이었는데,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페이지 수가 영 채워지지 않고 있었다. 문장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했다’ 라는 문장을 ‘하였다’로 고치며 고심하고 있던 그 때, 누군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등 뒤로 다가왔다.
“야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공부하는 거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놀리는 듯한 음성에 흠칫 놀란 듯 뒤돌아보았다. 성주였다.
“앗 깜짝이야! 오빠, 놀랐잖아요!”
“뭘 그렇게 열심히 해?”
성주가 짓궂은 표정으로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리포트를 읽으려고 하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얼른 두 손으로 모니터를 가렸다.
“아 뭘 또 보는 거에욧! 그리고 제가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데요!”
“그래? 동아리에서 보는 이미지와는 다른데?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말고 우리 잠깐 바람이라도 쐬고 오는건 어때? 너 머리에서 김 날 것 같아.”
성주는 요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주변을 자꾸만 멤돌고 있었다. 그는 틈만 나면 밥을 먹자, 커피를 마시자,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불러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눈치가 아주 없지는 않아서 성주가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성주 같은 투박한 스타일의 남자를 이상형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딱히 없었다. 성주는 그저 장난꾸러기에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동네 오빠 같은 느낌이랄까.
“동아리 사람들이랑 당구치려고 하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너도 오면 어떤가 해서. 가서 짜장면도 시켜 먹자.”
“전 당구 칠 줄 몰라요, 오빠.”
“내가 가르쳐주면 되지!”
“괜찮아요. 저 운동 신경 제로 잖아요.”
둘이서만 만나자고 하면 거절할까봐 일부러 동아리 사람들까지 모았건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거절에 성주는 시무룩해졌다. 게다가 맛있는 짜장면도 쏘려고 했는데. 당구를 잘 치는 내 모습을 보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가 반할지도 모르는데. 사기가 저하되려고 했지만 이대로 포기할 성주가 아니었다.
“흠...그럼...너 만화 좋아하니?”
“오, 만화! 엄청 좋아하죠! 왜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만화광이었다. 감수성이 예민하던 십대 시절, 인기 만화 잡지였던 ‘윙크’와 ‘댕기’가 쌍둥이 자매처럼 나란히 책가방 속에 들어있곤 했다. 친구들끼리 몰래 돌려보던 만화책을 선생님에게 들키면 압수당하기 일쑤였지만 굴하지 않고 종종 교과서 밑에 만화책을 숨겨 보곤 했다. 풀하우스, 언플러그드 보이, 오디션, 바람의 나라, 리니지, 인어공주를 위하여 등 주옥 같은 만화들로부터 인생을 배웠고 순정만화의 아름다운 그림체와 더불어 감질맛 나는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경험은 삭막한 수험생 시절의 오아시스 그 자체였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반짝이는 두 눈에 성주는 의기양양 해졌다.
“아 그럼, ‘천하무적’ 이라고, 학교 근처에 있는 만화방 알지? 나 거기서 수요일 저녁이랑 목요일 오후에 알바해. 놀러오면 공짜로 만화 볼 수 있게 힘 좀 써볼께. 핫핫!”
“헉 정말요?? 공강 시간에 가봐야겠다. 수연이도 같이 가도 되죠? 공짜 대여, 그거 약속 꼭 지켜야 해요?!”
환하게 웃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성주는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수연이랑 같이 오지 말고 혼자 오면 좋겠지만 아무렴 어떠랴.
“예쁘다…”
성주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듣지 못한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