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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키 Feb 21. 2025

6.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은 청년과 아저씨 그 중간 어딘가 애매한 지점에 있는 동네 백수들과 엄마 몰래 학원을 빼먹고 온 중고등학생들의 아지트였다. 매캐한 담배 냄새와 건물 지하에서 나는 특유의 눅눅하고 퀴퀴한 냄새가 뒤엉킨 가운데, 먹다 남은 라면 그릇들이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었다. 그러나 만화 삼매경에 빠져 있는 자들에게 현실세계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였다.

“오빠, 나 왔어요.”

속삭이는 듯한 말소리에 성주가 고개를 들자, 카지노 게임이 지난번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여전히 예뻤다. 그리고 엄청나게 반가웠다.

“오 카지노 게임아!”

생각보다 큰 목소리에 되려 카지노 게임이 놀라, 쉿! 하고 검지를 자신의 입술에 대었다.

“아… 어쩐 일이야?”

다시 작아진 목소리로 그가 묻자, 카지노 게임 삐죽거리며 대답했다.

"오빠가 오라고 해놓구선. 오랜만에 만화책 보고 싶어서 왔죠.”

“나보고 싶어서는 아니구?”

카지노 게임의 오싹 소름돋는다는 듯한 표정에 성주는 멋쩍게 헤헤, 웃었다.

“미안, 농담이지. 잘 왔어. 환영~”

카지노 게임 그 날 내리 두세시간 동안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만화책 여러 권을 독파했다. 저녁을 같이 먹자는 성주의 제의도 있었지만 과외 아르바이트가 있어 어렵다고 가볍게 거절했다.

“담에 또 놀러올께요!”

만화방을 나오는데 서운한 기색이 성주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 했지만 카지노 게임 그 모습을 못 본 채 했다. 아르바이트가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단둘이 밥을 먹는 건 어쩐지 망설여졌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와 침대에 누웠는데 어쩐 일인지 낮에 본 성주의 모습이 떠올랐다. 만화방에서 일하니까 당연히 만화책을 읽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는 왠 철학책 같은 걸 읽고 있었다. 그의 이름을 불렀을때 흠칫 놀라며 내려놓은 책의 겉표지에는 ‘몽테뉴, ‘수상록’ 뭐 이런 말들이 쓰여있었던가.

‘뭐야, 생각보다 진지한 사람인거야? 그런 책도 다 읽고.’

꽤나 책에 열중한 모습이 의외였다. 카지노 게임 아까 그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자신에게 예쁘다, 고 중얼거리듯 한 그의 말을 카지노 게임 분명히 들었다. 다만 당황해서 못 들은 척했던 것뿐이었다. 남자가 여자에게 예쁘다고 말하는 건 좋아한다는 뜻인가? 아니 뭐, 대학 와서 내 외모가 많이 업그레이드된 건 사실이지만. 잠이 들때까지 카지노 게임 그의 말과 그의 책 읽던 모습을 자꾸만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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