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화요일. 블루베리 25주 3일째 아침이 밝았다.
오늘도 시작은 안부를 묻는 남편의 메시지다.
[굿모닝♡ 밤새 별일 없었어요?]
남편은 내가 입원한 이후부터 아침마다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일단 나는 잘 잤다. 대답해 주자.
[ㅇㅋ♡]
답장을 보내고 나니 병실 안으로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가 들어왔다. 진짜로 밤새 별일 없었는지체크하는 시간이었다.
며칠 입원을 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인데, 이 병원에 간호사 유니폼은 분홍색과 보라색 두 종류였다. 분홍색은 정식 간호사이고, 보라색은 수련 간호사다. 이 수련간호사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병실을 돌며 체온과 혈압을 체크하고 수축검사도 해주었다.
열 36.8 - 통과
혈압 110/70 - 통과
수축 없음 - 통과
"오늘도 좋네요-!"
수련간호사가 해처럼 화창하게 웃고는 다음 차례인 2번 동생에게로 갔다. 나는 주섬주섬 혈당 측정기를 꺼내어 혈당 측정을 시작카지노 쿠폰.
바늘을 끼우고
철컹- 펜 뒷부분을 누르면 볼펜처럼 톡 튀어나온 바늘이 내 손가락 끝을 찌르고 빨간 피가 한방을 맺혀 올라온다. 검사지를 끼운 혈당 체크기에 핏방울을 묻히면
삐빅-
숫자가 뜬다.
91
또 정상수치를 벗어났다.
감탄병원에서 제시하는 공복혈당 정상치는 90 이하였다. 나는 임신당뇨 검사 시 91이 나와서 결국 임신당뇨 확정이 되었다. 그 이후 식단 조절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복혈당은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언니, 공복혈당은 신의 영역이래요. 너무 낙담하지 마요."
2번 동생 카지노 쿠폰가 위로해 주었다. 난 괜찮다. 내가 임신당뇨가 된 것은 라보파(=수축억제제)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타격이 없다.
1번인 나를 필두로 2번과 4번까지 체크를 완료하고 간호사가 나가고 2번 동생은 드라마를 시청하기 시작카지노 쿠폰. 4번 친구도 드라마를 본다. 나는 본디 티브이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심심카지노 쿠폰. 사실 아무리 수다를 좋아하는 사람도 하루 종일 수다를 떨 수는 없는 노릇이고,그 공백의 시간 대부분을 다른 친구들은 드라마를 보는 것으로 보냈다. 나는 휴대전화로 이것저것을 검색하다가 마침 전화를 걸어온 남편에게 심심하다고 푸념을 카지노 쿠폰.
[책이라도 볼래요? 택배로 보내줄까요?]
남편이 책 배송을 제안카지노 쿠폰. 좋은 생각이었지만, 지금 나는 택배를 수령할 수가 없는 처지였다.
2019년 겨울,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게 되었다. 올해 초부터 한 두 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동선이 공개되는 등 사회적 공포감이 극심카지노 쿠폰. 전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입원 중인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게 택배와 무슨 상관이냐 하면, 택배 배달원이 병동에 들어올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모든 택배를 1층 원무과에서 일괄적으로 내려놓고 가니, 움직일 수도 없는 내가 택배를 가지러 1층까지 내려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친구~ 택배 시키려고? 내가 가져오면 되지~! 생수 이런 거처럼 무거운 거 아니면 내가 내려가서 가져올게~! 난 돌아다녀도 되잖아~!"
전화 내용을 들었는지 4번 친구가 포로로 와서 참견카지노 쿠폰.
이런 고마운 사람. 효진 씨가 없었다면 난 정말 우울했을 것 같다.
[4번 친구가 택배 가져다준데요~!]
[고맙네요. 그 친구도 임산부인데 시키면 미안한데... 그러면 이번 주말에 내가 면회 가면서 가져갈게요. 아린이도 데려갈게요.]
친구의 지원 요청에도 남편은 미안했는지 주말에 아이와 면회를 오면서 책을 들고 온다고 카지노 쿠폰. 오랜만에 가족 상봉에 신나서 오케이를 외치려다가 문득 이번 주말에 태풍이 온다는 기사를 떠올리고 면회를 고사카지노 쿠폰.
[그래ㅇ....! 이번 주말에 태풍 온다고 했는데? 안 돼요 안돼.]
[괜찮아요.]
온다는 남편과 오지 말라는 내가 실랑이를 하는 동안, 새로운 입원자가 병실로 들어왔다. 입원복을 입고 오는 것을 보니 다른 병실에서 옮겨오거나 1인실에서 내려오는 사람인 모양이었다. 역시 행동대장 4번 효진 씨가 관심을 보이며 인사를 건넸다.
"몇 주 됐어요? 다른 병실에서 왔어요?"
새로 온 환자는 '26주 됐어요.'라고 겨우 대답하는데, 표정을 보니 대화를나누기 싫은 눈치였다. 효진 씨가 약간 무안해하며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자, 새로 온 환자는 얼른 3번 침상에 커튼을 두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은둔자형인 모양이었다. 아이를 가진 엄마가 입원을 하자면 어떤 사연이든 불안과 걱정이 많지 않겠는가. 그 모습을 이해하는 우리는 우리끼리 좀 소곤대다가 그마저도 안에서 헛기침 소리가 몇 번 들려 각자 자리에서 놀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들의 진료실 이동을 도와주시는 여사님이 오셨다. 오늘은 2번 동생인 카지노 쿠폰가 진료를 보는 날이었다. 오늘로 꼼꼼히는 34주 5일이 되었고 길고 긴 마라톤의 끝에 가장 가까운 아기였다. 35 주가 되면 임신 유지를 위해 자궁경부에 묶어놓았던 실을 푼다. 정상분만은 37주 이후이지만, 실이 묶여 있는 상태에서 진통이 오면 산모와 아기에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35주에 푸는 것이다. 완숙아기는 아니지만, 34주를 기점으로 폐성숙이 이루어지므로 꼼꼼히는 고난의 시기를 다 빠져나왔다고 봐도 될 것이었다.
"이번에 진료 보고, 별일 없으면 다음 진료 때 실 풀 거 같아요."
"별일 없을 거야. 우리 꼼꼼히 얼마나 컸는지 잘 보고 와~!"
2번 동생 카지노 쿠폰는 뿌듯하게 웃으면서 진료를 보러 갔다. 혈당 관리도 식단 관리도 철저한 카지노 쿠폰이기에, 우리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채 30분이 지나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예상 밖으로 웃으면서 나갔던 카지노 쿠폰가 눈물을 펑펑 흘리며 휠체어를 타고 들어왔다. 우리는 너무 놀라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카지노 쿠폰가 휠체어에서 내리는 동안, 이동을 도와주던 손미영 여사님이 카지노 쿠폰의 등을 두드려주며 괜찮을 거라고 걱정 말라 위로를 해주셨다.다음 환자가 있어서 나가면서도 우는 카지노 쿠폰가 신경 쓰였는지 발이 떨어지지 않는 듯이 돌아보다가 나갔다.
카지노 쿠폰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듯 입을 열었다.
"카지노 쿠폰가... 너무 적어서... 바로 나아야 할 수도 있다는데... 애도 너무 작아서... 2kg가 안 돼요.."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철저하게 식단조절로 임신당뇨 관리를 하고 있어서, 카지노 쿠폰가 조금 작은 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지난번 진료보다 체중이 하나도 늘지 않았고, 양수는 더 줄어 있었다고 한다. 이른바 양수과소증이다. 이렇게 양수가 적어지면 카지노 쿠폰가 자라기 힘들고,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기는- 대략 2.5kg 이하를 저체중 출생으로 본다- 호흡이나 기타 신체기능이 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 부장은 이대로 양수가 늘지 않으면 카지노 쿠폰에게 좋지 않아 일주일 안에 바로 낳아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다.
"이게 다 병원 때문이에요. 내가 너무 안 먹어서! 애가 안 큰 거야!"
그렇게 말하는 카지노 쿠폰는 더 이상 울고 있지 않았다. 눈물 대신 눈에 독기가 차올랐다. 그녀는서슬 퍼렇게 치켜뜬 눈으로 남편에게 전화를 하더니 수박과 빵과 아이스크림과 치킨을 사 오라고 했다.카지노 쿠폰의 남편은 채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아내가 주문한 모든 것들을 사 왔다. 그때부터 카지노 쿠폰는 푸드파이터처럼 한시도 쉬지 않고 먹기 시작했다. 임당식으로 관리하는 우리는 그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는데, 동생이 너무나 비장하게 먹고 있었기 때문에 저걸 같이 먹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여전히 눈에 살기를 품은 채로, 카지노 쿠폰는 감탄병원 게시판에 장문의 항의글을 올렸다. 내용은 구구절절 맞는 말이었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누가 본다면 타격이 클 정도로 3달간의 병원생활에서 느낀 모든 불합리한 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반박한 글이었다.
그리고 그 글이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