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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구 Mar 31. 2025

여의도에는 왜? 카지노 게임병원이 없을까 <19

보이지 않는 손-에피소드⑥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어디로 옮겼다고? 팬택?”

“헐~.”


이듬해인 2004년, 이광재 국정상황실장과 함께 만나 저녁을 했던 그 선배가 회사를 그만뒀다. 당시 그는 인사이동으로 사회부에서 카지노 게임로 옮겼고, 열린우리당을 출입했다. 나는 주말 섹션 팀으로 옮겼는데, 간혹 회사에서 그를 마주칠 때마다 “이광재 만났어? 껄끄럽지 않나? 잘 대해주나?”하고 물으면 “잘해주긴 뭘”하며 씩 웃곤 했다. (1년 선배지만 나이가 같아서 사석에서는 반말과 존대를 섞어 썼다.)


이실장은 이해 4월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추진에 대한 후 폭풍으로 열린카지노 게임당이 돌풍을 일으킨 그 총선이다.)그런데 카지노 게임에 간 지 얼마 안 돼 회사를 그만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쉬웠다. 다혈질이긴 해도 다른 회사에서 옮겨온 나를 많이 챙겨줬으니까. 그런데 그가 이직한 회사가 '팬택'이라는 거다. 함께 이 실장을 만났던 날 인사동 카페로 찾아온 박병엽 부회장이 있는 그 팬택 맞다. ‘아~ 그때 박 부회장이 말한 잘 지내봅시다가 그런 뜻이었나?’ 역시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 내게만 안 보였을 뿐.


그리고 다시 한 해가 지나고 나는 서울시청으로 출입처를 옮겼다. 그리고①편에서 말한대로 2005년 5월 19일 오후, 서울시청 본관 기자실 옆 쪽방에서 한창 서울시 관련 기사를 쓰던 중에 정치부 선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앞서 말한 대로 이광재 국정상황실장(당시는 국회의원)이 태극기에 혈서를 쓰느라고 스스로 손가락을 잘랐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고…. 선배는 기사로 뭘 쓸 수 있는지 물었고, 당시 경기 부평까지 갔던 상황을 간단히 설명해 준 뒤 그 취재 동행기를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창 기사를 쓰고 있는데 여기저기 다른 언론사에서 전화가 와 당시 상황을 물었다. 아마 우리 국회 출입 기자들이 내 얘기를 타사에 좀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줬는데, 이것 때문에 그 선배에게 한 소리 들었다. 우리만 쓸 수 있는 건데 왜 알려 주냐고.(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이게 뉴스를 더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는 내게는 공장에서 사고로 잃었다고 해놓고, 왜 혈서로 바꾸고, 그걸 또 홈페이지에 올렸을까. 순간적으로 카지노 게임이 이상해졌을까. 나와 부평에 간 걸 잊었던 걸까. 만약 혈서가 사실이라면 나를 데리고 부평까지 간 것은 의혹을 잠재우고, 해명의 진실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기자를 대동해 알리바이를 꾸민 것이 된다. 이건 정말 나쁜 짓이다. 기사를 안 썼기에 망정이지 만약 썼다면 그의 ‘공장 사고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을 테니까.


그때 나는 정치부 기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후 상황은 듣지 못했는데, 아무리 기사를 찾아봐도 왜 그가 홈페이지에‘혈서를 쓰기 위해 손가락을 잘랐다’라는 글을 올려야 했는지 동기를 알 수 없었다. 물론 내 동행기 기사가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후 우리 정치부 기자들이 당시 왜 거짓말을 했는지 등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그리고 지역구로 내려갔다. 뭐라고 해명하겠는가. 이게 맞다고 하면 저게 틀리고, 저게 맞다고 하면 이게 틀린데. ⑦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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