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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구 Apr 14. 2025

여의도에는 왜? 카지노 게임이 없을까 <23

진상이도 그렇게 묻지 않는다 상편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조진상: 실존 인물. 중학교 2학년 때 우리 반 꼴찌. 친하진 않았음. 얼굴은 이름 그대로인데 다소 억울하게 생김. 잘 씻지 않음. 매 맞는 날이 안 맞는 날보다 많았음. 하지만 대체로 카지노 게임을 순순히 인정하는 편. 반에서 ‘조진상도 아는데’란 말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아는 것’, ‘조진상도 안 하는데’라는 ‘세상 누구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의미로 사용됐음.


“처장(김창호 국정홍보처장), 이 설문카지노 게임가 말이 됩니까?”

“카지노 게임 결과가 그렇게 나온 거니까….”

“왜? 100%로 만들어서 배포하지? 북한 선거도 아니고 뭐 하자는 건지….”


노무현 정부와 언론과의 대립각이 한창이던 2006년 8월, 국정홍보처가 보도자료 하나를 냈다. (국회를 출입하던 나는 2006년 7월~2007년 3월 국무총리실과 국정홍보처로 출입처를 옮겼다. 국정홍보처는 당시 정부 광화문 청사 9층에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폐지됐다.)당시 참여정부는 각 부처에 카지노 게임 기사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리고, 그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기관 평가에 반영했다. 이런 행위에 대한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설문조사였는데, 설문 내용과 조사 대상이 가관이었다.


‘정부 차원에서 언론의 건전한 비판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카지노 게임 보도에 대해서는 이를 바로잡도록 대응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옳은 방향이다.(86.3%·221명) 2. 카지노 게임 방향이다.(3.9%·10명)


언론의 건전한 비판은 수용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이 있을까? 카지노 게임 보도를 바로 잡는 것이 카지노 게임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까? 더 황당한 것은 설문조사 대상이었다. 당시 홍보처는 47개 부처 홍보관리관실을 통해 부처별로 각 6명(홍보 담당 3명, 정책 담당 3명)씩 모두 257명의 응답을 받았다. 각 부처 홍보관리관실을 가장 위에서 컨트롤하는 곳이 국정홍보처였다. 쉽게 말해 자기 밑의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거다. 누구 말대로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설문 문항과 조사 대상을 생각하면 ‘옳은 방향’이란 응답이 100%가 안 나온 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카지노 게임 방향이다’라고 응답한 10명은 실제로 카지노 게임 보도에 대응하는 게 잘못이라는 게 아니라, ‘행간의 의미를 읽는다’는 말처럼 국정홍보처의 이 설문조사가 얼마나 어이없는 것인지 숨은 속내를 어떻게든 알리고 싶었던 ‘용자(勇者)’들이라고 생각한다. 설마 그래도 공무원 시험에 붙은 사람들인데 언론의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테니까. <하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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