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의 카지노 게임 추천을 경축드립니다 ②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모든 신문을 다 찾아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를 어디 이름도 모르는 작은 신문에 슬쩍 게재할 리는 없을 테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신문 서너 군데에 없다면 그 시절에는 없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찾아볼 수 있는 선에서 가장 처음 등장한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는 제8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 때(1972년 12월 27일 자)였다. 그보다 더 오래된 취임 축하 광고는 찾을 수가 없었다.
대통령 취임과 관련됐지만, 축하라고 부를 수는 도저히 없는 광고가 하나 있기는 했다. 제6대 박정희 대통령이 취임했던 1967년 7월 1일 자 동아일보 1면에는 취임 기사 아래 ‘박정희 씨에게 보내는 공개장’이란 광고가 실렸다. 당시 야당인 신민당 유진오 대표 이름으로 된 게재된 광고였는데 ‘제6대 대통령의 카지노 게임 추천식을 갖는 오늘 본인이 귀하에게 축의를 올리지 못하고 이와 같은 고언을 드리게 된 것을 지극히 불행하게 여기는 바입니다’라고 시작하는 광고였다.
누구나 예상하듯이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취임 때는 축하 광고가 온 신문을 도배했다. 그런데 김영삼(YS), 김대중(DJ) 대통령 취임 때는 볼 수가 없었다. YS가 취임한 1993년 2월 25일 동아·조선 1면 하단 광고는 탤런트 이순재의 징코민 광고였다. DJ가 취임한 1998년 2월 25일 조선 1면 광고는 ‘오늘의 경제위기를 새로운 국가 발전의 전기로 삼자’는 대한민국헌정회의 당부성 호소문이었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에 즈음하여’란 부제가 붙어있기는 하지만 군부독재 시절 기업들의 용비어천가식 축하 광고와는 성격이 달랐다. 아마도 당시가 IMF라는 초유의 국난 상황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물론 같은 날 조선일보에 ‘한 민족 얼을 찾는 우리 옷 연합회’란 곳에서 DJ 취임 축하 광고를 게재했는데‘새 대통령과 내각에 우리 것을 아껴 달라는 부탁과 격려로 우리 옷 1벌씩을 선물하고 싶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면 취임 축하는 빙자한 홍보 광고가 아닌가 싶다. (이날 동아일보 1면 광고는 남양유업의 ‘대변 고통 불가리스로 해결합시다’였다.) YS·DJ 시절 사라졌던 용비어천가식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가 다시 등장한 것은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취임일(2003년 2월 25일)부터다.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새로운 대한민국이 출발하는 날, 미래를 향한 국민 모두의 희망이 시작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과 참여정부의 출발을 온 국민과 함께 박수를 보냅니다. 함께 가요, 희망으로. 삼성
10년을 안 하다 보니 발동이 늦게 걸려서일까? 노무현 대통령 때는 이 삼성 광고 외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이 삼성 광고가 신호탄이 됐는지 2008년 2월 25일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 때는 농협, LG, KT, 한화, SK, 대한항공, 그리고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지만 ‘CEO CHAIRMAN’이란 곳조차 신문에 전면 축하 광고를 냈다. 2013년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때도 마찬가지. 농협, STX,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SK,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KT, 현대종합상조주식회사, IBK기업은행 등이 줄줄이 광고를 냈고,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일에도 주요 일간지에 농협, KB금융그룹, IBK기업은행, 대한항공, 우리은행 등의 취임 축하 광고가 실렸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은 앞서 말한 바와 같다. 특이한 것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 취임일에 주요 일간지 1면 취임 축하 광고를 독점한 곳이 농협이었는데, 아마도 역대 농협 기관장님들의 과도한 충성심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③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