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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긋 Apr 06. 2025

사제동행 쿠키 만들기

새 학기 첫날부터 소진(가명)이 신경 쓰였다.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말이 없고 쉬는 시간에 혼자 그림만 그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리 밝지 않는 표정에 너무나 조용한 소진이는 새 학기가 시작된 다음날부터 지각을 하였다. 8시 45분까지 교실에 들어오는 것이 학교 규칙이었으나 9시가 다 되도록 소식이 없어 소진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으셨다. 바로 소진이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소진이가 아직 학교에 안 왔다고 하니 다소 놀라는 목소리로 소진이 엄마와 통화를 해보겠다고 하신다. 1교시가 시작된 지 한참이 지나 교실 뒷문에서 한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소진이가 교실문을 열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어 내가 빨리 아이를 데리고 와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히고 수업을 이어나갔다.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조금씩 지각을 하였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따로 불러 아침에 5분만 더 일찍 일어나 지각하지 말자고 하니 알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 뒤 며칠은 지각하지 않은 듯 보였으나 또다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 늦기 시작한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통화가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아빠와는 연락이 잘 되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아직 학교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하니 놀라시며 엄마에게 전화를 해본다고 하신다. 1교시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눈치를 보며 교실로 들어선다. 아무 일 없이 학교에 잘 도착하여 고마운 마음이 제일 컸고 이런 식으로 계속 지각을 하면 아이들에게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계속 쌓일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마음이 뒤따라왔다.


2교시 교담시간 교실에 나 혼자 있는 시간을 이용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엄마와 통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받지 않아 하이톡으로 문자를 남겼다.


"소진어머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지각을 자주 해서 좀 걱정이 됩니다. 앞으로 우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지각하지 않도록 가정에서 도움 부탁드립니다. 1교시 넘어서 오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수업 분위기에 영향을 끼치므로 조금만 더 신경 써주시고 지각을 할 경우 미리 담임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한참이 지나도 이에 대한 어떤 답장을 받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다. 오후 쉬는 시간에 소진이를 따로 불러 상담을 진행하였다. 올해 우리 학교에서 시행되는 '경어 쓰기'를 학생에게도 적용해야 하는데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 소진이에게 존대를 하지 않고 상담을 하였다.


"소진아,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

"6시요."

"그렇게 빨리 일어나? 그런데 왜 지각을 하는 건지 선생님이 궁금해."

"동생이 말을 안 들어요."

"아침에 동생이랑 같이 와?"

"동생이 우리 학교 유치원인데 9시에 동생 데려다주고 와요."

"그래서 우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늦은 거구나. 동생은 엄마에게 맡기고 이제부터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혼자서 학교 와도 돼."

"진짜요?"

"그럼, 내일부터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혼자 학교 오면 지각 안 할 거야!"

"네."


평소 말이 없다고 생각한 소진이를 개인적으로 만나니 생각보다 말을 잘해서 놀랐다. 다음날부터 정말로 소진이 지각하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지각을 하지 않을 때마다 많은 칭찬을 해주니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표정도 밝아진다. 소진엄마는 전화보다 톡으로 소통하는 것이 편한지 소율이가 아파서 결석을 하거나 목감기가 와 학교에서 웬만하면 목을 안 쓰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을 톡으로 보내셨다. 가정과 소통은 되지만 3월 한 달 동안 소진이 지각도 많이 하고 병결석도 다른 친구들보다 자주 해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내가 소속되어 있는 지역초등교사노조에서 '학생멘토링'을 한다며 10만 원을 지원해 준다는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별다른 고민 없이 신청을 하였고 얼마 후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학생멘토링 활동에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고나서우리 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생각났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었지만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고 싶었다. 그때 마침 학교옆 쿠키 만들기를 할 수 있는 공방이 생각났고 바로 문의를 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5학년 여학생 한 명과 어른 한 명 쿠키 만들 수 있나요?"

"네, 안녕하세요? 네 가능합니다!"

"내일 3시에 가능할까요? 시간과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내일 3시 가능하고요,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고 비용은 1인당 28,000원입니다."

"사실 학교에서 가는 건데 학부모 동의를 확실히 받은 후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쿠키 공방 사장님과 통화를 끝내고 바로 소진 엄마에게 전화를 드렸지만 이번에도 받지 않으셨다. 바로 소진 아빠께 전화를 드려 소진이과 쿠키 만들러 가고 싶다고 하니 엄청 감사해하신다. 혹시라도 마음이 불편하실까 봐 쿠키 만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리니 안심을 하시는 게 전화상으로도 느껴졌다. 부모님 두 분 중 한 분의 동의를 받았으니 괜찮았지만 혹시 몰라 소진엄마께도 하이톡을 남겼다.


"소진어머님, 어머님과 통화가 안되어 아버님과 통화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내일 소진이와 쿠키 만드는 활동을 해보려고 합니다. 장소는 학교 바로 옆 쿠키 공방이고, 시간은 4월 3일 목요일 3시부터 4시 30분입니다. 그냥 소진이와 이야기하는 활동이라 크게 의미두지 않으셔도 됩니다."


10분 정도 후 소진어머님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할 일이 있어서 전화를 못 받았습니다.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니죠?"

"없습니다. 그냥 쿠키 만들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내일 방과 후 활동 있는데 방과 후 선생님께는 못 간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소진이에게 쿠키 만들러 간다고 하니 엄청 좋아하네요!"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집에서도 혼자 그리고 만들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엄청 좋아할 거예요. 감사합니다."


소진엄마는 전화보다는 톡이 편해 보였다. 어쨌든 협조적인 부모님 덕분에 너무나 다행이었다. 공방으로 전화해 바로 약속을 확정하고 다음날 6교시 수업이 끝나고 소진이와 쿠키 공방으로 향했다. 학교 후문 바로 옆이라 걸어서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공방 사장님이 준비를 잘해주셔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모양의 쿠키를 많이 만들었다. 요즘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거북이와 카피바라 모양을 만들기 위해 반죽을 조물 조물 주무르며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요즘에 지각 안 하니까 선생님이 너무 좋아."

"그렇죠? 요즘 제가 지각 안 하죠?"

"우리 반에서 제일 친한 친구가 누구야?"

"우리 반 친구들과 다 친해요!"

"그렇구나, 새로 만난 짝꿍 유찬(가명)이는 어때?"

"엄~~ 청 착해요!"

"맞아, 유찬이 엄청 착하더라."

"그럼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불편해하거나 힘들게 하는 친구는 없어?"

"없어요!"


생각보다 묻는 말에 곧잘 대답을 잘해서 좋았다. 집에서도 주로 만들기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장난 꾸러기 7살 남동생이 있으면 부모님도 소진이에게 잘해주신다고 하였다. 학원은 특별히 다니지 않지만 예전에 태권도와 음악줄넘기, 피아노를 좀 다녔고 요즘은 '만들기' 방과 후 활동 하나만 한다고 했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보니 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이 없다고 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재잘거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예상대로 모든 선생님을 좋아하고 미술과 음악을 제일 좋아한다는 소진이었다. 교실에서 환하게 웃는 표정을 본 적이 없는데 그래도 웃으며 이야기하는 소진이를 보니 안심이 되었다. 그 밖에 다양한 이야기를 하며 쿠키반죽을 밀고 예쁜 틀로 찍으니 시간이 금방 갔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 소진엄마에게 톡을 보냈는데 바로 감사하다는 답장이 왔다. 생각보다 쿠키가 굉장히 맛있었고 모양도 너무 예뻤다. 양도 많이 나와 넉넉하게 집으로 보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게다가 공방 사장님께서 마카롱을 선물로 주셔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얼굴이 더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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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쿠키 굽는 시간이 오래 걸려 예정시간보다 20분 정도 늦게 끝났다. 끝났다는 톡을 바로 소진엄마께 보내고 소진이를 안전하게 귀가시켰다. 다음 날 아침 소진어머님께 감사의 톡이 와있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무슨 일이 되었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데리고 체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갑자기 일을 하게 되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하교하여도 예전만큼 신경을 못써주어 마음이 불편했는데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어제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행복한 시간 보냈습니다. 1대 1로 보니 말도 재밌게 잘하더라고요!"

"집에서는 정말 정말 극 E 같은 성격인데 아이들 앞에서는 그러지 못해 걱정되기도 했어요. 선생님께서 이렇게 관심 가져주시고 계셔서 마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됩니다!"

"학교에서도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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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활발하게 어울리지는 않지만 자기 자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몇몇 여자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며 같이 그리기도 하였다. 한 번씩 그림을 그리고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옆으로 가서 내가 먼저 장난을 걸기도 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림 정말 잘 그린다! 선생님 얼굴도 한번 그려줘!"

"제가 아직 실력이 안돼서요." 자연스럽고 센스 있게 넘어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새 학기에 결석과 지각을 자주 해서 좀 걱정되었는데 가정에서도 관심과 사랑이 있다는 것이 느껴서 안도가 되었다. 또래보다 덩치도 크고 말수가 적은 우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혹시라도 교실에서 소외되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말 한마디 눈빛, 엄지 척 등을 많이 보내주어야겠다.

작년 5학년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올해 5학년 우리 반은 더 아이다운 순수함이 느껴진다. 경어 쓰기의 효과인지는 모르겠으나 욕이나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작년보다 반 인원수가 3명이 더 늘었는데 덜 힘들다. 장난꾸러기들은 더 많으나 남녀를 가르지 않고 같이 노는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무쪼록 우리 5학년 1반 친구들이 건강하고 무탈하게 5학년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보다 섬세하게 아이들 한 명 한 명 관심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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