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지노 게임 손잡이
식어버린 커피의 잔인함을 알고 계신가요. 따뜻함마저 떠난 커피는 더욱 쓴 맛이 나요. 커피를 마시는 건지 씁쓸함을 마시는 건지 자꾸 헷갈려요. 차가운 머그잔은 유난히 두 발을 꽁꽁 얼게 해요. 머그잔을 붙잡은 손 하고 가장 먼 곳인데 말이죠. 움직이지 못하는 발 뒤꿈치는 그냥 방치해요. 애꿎은 발가락과 그 주변 관절들만 비비 꼬며 꼼지락거려요. 저만의 노하우를 알려드릴까요. 가부좌를 틀어보세요. 무릎이 접히는 안쪽 체온이 언 발을 서서히 녹여준답니다.
머그잔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내겐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걸리적거렸거든요. 내 손은 무척 차가워요. 이보다 훌륭한 핫팩은 없다고 머그잔을 두 손으로 감쌌죠. 그런데요, 머그잔에 달린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뜨거운 걸 걱정한 게 아니었어요. 식은 커피를 담은 머그잔은 잔인해요. 그 냉정함과 잔인함을 잡지 말라는 친절함으로 머그잔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차갑긴 마찬가지죠. 그나마 차가움을 최소한으로 붙잡게 해 주니 참 고마운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추운 겨울이 오늘인가요. 오늘 그늘진 곳 웃풍 드는 창가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추위에 씁쓸함까지 적신 위장은 꼬륵꼬륵 우스운 피리소리를 낸다는 것도요.
# 나가는 말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 맞아요.
시가 뭔 줄도 모르고 쓴 저의 시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느 시인이 자신의 예전 시들을 자신의 흑역사로 여기는 걸 보았어요. 자신의 시집이 절판된 걸 다행으로 여기더라고요.
저는 저의 詩들을 절대 부끄러워하지 않을 거예요.
내 절망의 시기에 나를 버티게 해 준 詩들이거든요.
시로 내 마음을 토해낼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저는 한 시절을 그렇게 시를 쓰며 버티고 견뎠어요.
서툰이 시들은 이 시절에만 쓸 수 있었던시라는 것을 알아요. 사람의 겉모습이 바뀌듯 시를 쓰는 사람의 생각과 마음, 속모습도 바뀔 것 같거든요.
내가 쓰며 내가 위로받았던 시들이 또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면 더없는 뿌듯함일 것 같아요.
앞으로 저는 어떤 시들을 쓰게 될까요?
저도 몰라요. 그저 하루하루 찾아오는 시들을 붙잡아 부지런히 받아쓰기하려고 해요.
저는 막연한 믿음이 있어요.
지구 어딘가에 이런 나의 감성을 좋아해 줄 누군가가 살고 있을 거라는 믿음이요.
- 2024년 12월 4일,
김추억의 無詩無詩詩詩한 詩 89편을 자축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