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무완 Apr 30. 2025

카지노 가입 쿠폰령엔 '곰' 없다

땅이름으로 배우는 배달말(40) 카지노 가입 쿠폰령, 카지노 가입 쿠폰골, 카지노 가입 쿠폰등

[일러두기] ‘’처럼붉고 굵은 글씨는 아래아를 홀소리로 쓴 글자임.


'곰'이 깃든 땅이름

둘러 보면 ‘곰’이 들어간 땅이름이 제법 된다. ‘카지노 가입 쿠폰령’도 그런 땅이름 가운데 하나다. 해발 고도 1,164m인 카지노 가입 쿠폰령은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과 마주 보는 점봉산(1,424m)에 있는 고개이다. 옛사람들은 백두대간 서쪽 사면인 인제군 귀둔리에서 동쪽 사면인 인제군 강선리를 지나 양양과 인제를 오갔다들 한다. 고갯마루에 서면 끝청(1,609m), 중청(1,664m), 대청(1,708m) 봉우리들이 차례로 보이고 신갈나무가 둘러싼 펀펀한 풀밭에는 풀꽃이 철마다 피어난다. 배를 드러내고 누운 곰 모양새를 닮았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령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인제군청 ‘지명 유래’는 ‘곰’과 연관지어 말하지 않는다. ‘카지노 가입 쿠폰령’은 곧 ‘곤뱃령’이라고도 하는데, “곰뱃골에서 기린면 진동리의 강선리로 가는 큰 고개로 목초지가 발달되어 있는 반면 산채와 약초가 다량으로 산출된다”고 했고, ‘곰뱃골’은 “양지말 동쪽에 있는 마을로지형이 카지노 가입 쿠폰(고무래)같다 하여지어진 이름”이라고 짤막하게 말해놓았다. ‘곰의 배’가 아니라 농기구의 하나인 ‘카지노 가입 쿠폰’와 고개 아래에 있는 곰뱃골에서 고개 이름이 생겨났다고 말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와 고무래와 곰방메

카지노 가입 쿠폰그림 출처: 이순수(지음), 김경선(그림), 겨레전통도감 농기구, 보리, 2009, 216쪽, 84쪽

삶는 농기구인 ‘고무래’를 지역말로는 ‘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했다. 물론 흙덩이를 깨뜨릴 때 쓰는 농기구인 ‘곰방메’도 ‘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가 무엇인지 ≪표준국어대사전≫를 찾아보자.


고무래곡식을 그러모으고 펴거나,밭의 흙을 고르거나 아궁이의 재를 긁어모으는데에 쓰는 ‘丁’ 자모양의 기구. 장방형이나 반달형 또는 사다리꼴의 널조각에 긴 자루를 박아 만든다.≒노파, 목궤, 파로.


곰방메흙덩이를 깨뜨리거나 씨 뿌린 뒤 흙을 덮는데에 쓰는 농기구. 지름이 두 치 남짓하고 길이가 한 자쯤 되는 둥근 나무토막에 긴 자루를 맞추어 박아 ‘丁’ 자모양으로 만들었다.≒교토기, 뇌목.


쓰임이 다르지만 모양은 어슷한 구석이 있다. 또 강원도에서는 고무래와 곰방메를 구분하지 않고 싸잡아 ‘카지노 가입 쿠폰’로 쓴 듯도 하다.


카지노 가입 쿠폰고무래. 밭에 씨앗을 뿌리고 묻은 후 땅을 고르거나 흙덩이를 깨는데사용하는 농기구로 ㄱ 또는 T자 형태로 되어 있음. 예) 밭에 보리를 뿌린 다음 골을 덮은 후 카지노 가입 쿠폰로 흙디이(흙덩이)를 잘게 부솨(부수어) 편평하게 해야 뿌린 씨앗이 잘 난다. (이경진, 강원도영동남부지방방언, 예문사, 2004, 39쪽)


카지노 가입 쿠폰를 닮은 땅

고무래든 곰방메든 ‘丁’ 자 모양새는 같다. 그렇다고 하면 실제 마을 앉음새가 정말 그런지 ≪조선지형도≫를 보자. 내 눈으로는 어떻게 봐야 ‘丁’ 자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

더욱이 ‘고무래’라는 말은 20세기 초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나타난다. 1936년 11월 17일치 ≪조선일보≫ 5면에서 <조선어표준말모음(13) ‘첫재, 가튼말(同義語)’에서 ‘고무래(名)丁 /고미래 /고물개 /고밀개’를 들어놨다. 다만 뒤에 든 말들을 죄다 제치고 1930년대 이후에 고무래가 표준말 지위를 거머쥐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옛말에서 ‘丁’은 ‘고무래’로 새기지 않고 ‘’, 곧 장정을 새겼다. 이 말은 애초 ‘곰’가 ‘고무래’에서 생겨난 말이 아님을 반증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고물개, 고림개, 고미래처럼 써오다가 1936년 고무래를 표준말로 삼았다.

≪조선지지자료≫에 보면 ‘카지노 가입 쿠폰령’과 관련한 땅이름이 여럿 보인다.

카지노 가입 쿠폰

‘곰’를 한자로는 ‘거문(巨文)’과 ‘정(丁)’과 ‘고배(古培)’로 썼다. 이는 곧 ‘거문≒고무래(丁)≒고배(古倍)≒곰≒곱’라는 대응이 되는데, 모두 ‘’의 소리바꿈 꼴로 볼 수 있다.

지도 출처: 조선지형도

뒤쪽에 있는 마을,골/

아마도 ‘카지노 가입 쿠폰골’의 처음은 ‘골/골’이아니였을까. 마을 앉음새로 보면 소양강으로 흘러드는 냇줄기인 귀둔천을 거슬러 동쪽으로 10여 킬로미터쯤 가면 하늘이 트이고 제법 땅이 편평한 곳이 나온다. 큰 마을이라고 할 양지말이 있고 그 뒤로 ‘카지노 가입 쿠폰골’이 있다. 양지말 ‘뒤’에 있는 마을이라서 ‘골/골’이라고 했고, ‘‘골/골→ 고무골⇢ (고무래골)⇢ 곰골’로 된 듯하다. ‘곰’는 ‘님’에 뜻 맞서는 말로 ‘뒤’나 ‘북쪽’을 가리킨다. 고마내, 곰내, 곰산, 고마나루(곰나루) 같은 땅이름에서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들 땅이름을 한자로 뒤치면서 ‘뒤’나 ‘북쪽’이라는 뜻은 버리고 검(儉, 儉, 黔), 금(金, 錦, 琴), 감(甘), 거문(巨文, 巨門), 개마(蓋麻)나 웅(熊․곰), 부(釜․가마), 흑(黑․검을), 칠(漆․검을), 현(玄․검을), 귀(龜․거북), 묵(墨․먹), 심지어 몽(夢․꿈)과 같은 한자를 끌어들이고 숱한 이야기를 보태면서 말밑을 짐작하기 어렵게 한다. 배달말을 받아적을 글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령은 카지노 가입 쿠폰골에서 오르는 고개라서 ‘곰령’이라고 해야 하는데, ‘령’(嶺, 岺)을 [영]으로 소리 내던 지역말 영향으로 사잇소리인 ‘ㄴ’과 ‘ㅅ’이 끼어들면서 ‘곰영, 곰영(곱영)’으로 소리바꿈이 일어나면서 생겨난 이름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자로 적으면서 ‘곰/카지노 가입 쿠폰’를 ‘고무래’로 여겨 ‘정(丁․고무래)’을 써서 마을 이름은 ‘정동(丁洞)’으로, 고개 이름은 ‘정령(丁嶺)’이 된다.

‘하늘 위 꽃밭’이라는 별명처럼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된 덕분에 지금은 온 나라가 아는 고개가 되었지만 19세기 후반만 해도 그닥 알려진 고개가 아니었다. 당장에 1872년 지방지도를 봐도 ‘카지노 가입 쿠폰령’(점선 동그라미)은 아예 안 보인다. ‘구룡령-조침령-필여령-오색령-설악’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으로 보면, 조침령과 필여령 사이에 카지노 가입 쿠폰령으로든 정령(丁岺)으로든 있어야 하지만 없다. 어디 그뿐이랴.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 대청봉(1708미터)을 마주보는 점봉산(1426미터)도 ≪대동여지도≫나 19세기 ≪양양읍지도≫에서 볼 수 없다. 그러다가 ≪조선지형도≫(1909~1917)와 ≪조선지지자료≫(1911)에 와서 비로소 ‘정령/곰영’와 ‘고배령/곱영’으로 보인다. 이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땅이름이 이때 와서 비로소 글자로 적었다는 반증 아니겠나.

(※필여령은 은비령, 대목령, 큰눈이고개, 필례령 같은 딴 이름도 있다.)


비슷한 땅이름 카지노 가입 쿠폰등

한편 동해시에도 ‘카지노 가입 쿠폰등’이라는 땅이름이 있다. 동해시 망상동 망우리봉(망운봉)이 북동쪽으로 흘러간 줄기다. ≪동해시 지명지≫는 산줄기가 “곰의 형상을 하고 있어서 붙은 이름”(78쪽)이라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싶다. 동해휴게소 뒤부터 동해약천온천실버타운까지 이어지면서 감싸듯 돌아간 산등을 가리키는데, 어떻게 보아야 곰이 보일까. 그보다는 북쪽을 감싸듯 둘러선 산등이라서 ‘곰등’이라고 했다가 ‘카지노 가입 쿠폰등’으로 굳어지지 않았나 싶다.

동해시 망상동과 강릉시 옥계면 살피에 있는 '카지노 가입 쿠폰등'


배달말 한입 더

삶다논밭에서 멀어지면서 사라지는 말 가운데 하나다. 삶는다고 하면 물을 붓고 끓이는 일로만 알지만 농삿일에서 쓰는 뜻은 다르다. 논이나 밭 흙을 써레로 썰고 나래로 골라 노글노글하게 하는 일을 가리킨다. 그래서 농기구에도 논밭을 갈고, 삶고, 씨 뿌리고, 거름 주고, 김매고, 물대고, 알곡을 털고, 말리고, 고르고, 찧고, 빻고 나르고, 갈무리하는 것이 다 따로 있다.

카지노 가입 쿠폰령 산길에 핀 얼레지(2025. 4. 2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