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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F SAGE 정프세이지 Mar 06. 2025

0.1g의 지혜: 재의 수요일에 만난 작고와 카지노 가입 쿠폰

미리내 성지



용인에 사는 친구와 미리내 성지에서 만나기로 했다. 준비가 끝나갈 무렵 전화가 왔다.

"나 출발했어. 언제 할 거야?"

"11시 30분 미사덴."

"응 알고 있어. 십자가의 길을 하려고."

"나도 이제 출발하려고. 가서 만나."

주차장에서 내리니 걸어가는 친구의 뒷모습이 보였다. 반가워 부르려는 순간 뒤를 돌아온다. 나를 발견하고 함박웃음을 보낸다. "차를 안 잠근 것 같아."


오늘은 사순시기의 첫날, 재의 수요일이다. 미사 중에 머리에 재를 바르는 의식을 한다. 강론시간에 신부님은 부활절을 맞이하기까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주었다.

"사순시기에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렵지요? 사람들은 지금 눈앞의 삶을 살아가려고 애쓰다 보니 영원한 삶을 놓칩니다. 우리는 신앙인이니 유한한 삶보다 영원한 삶을 지향해야 합니다. 양팔 저울의 양쪽에 영원한 삶과 유한한 삶이 같은 무게로 놓여있습니다. 50:50이요. 많이 말고 단 0.카지노 가입 쿠폰만 영원한 삶 쪽으로 옮기면 됩니다. 딱 0.카지노 가입 쿠폰만요."

신부님은 이마에 재를 바르며 말했다."회심하고 복음을 믿으십시오(마르 1:15)."

잘못을 뉘우치고 영원한 삶을 구하라는 말이겠지.이마에 재를 발랐으니 0.카지노 가입 쿠폰만큼이라도 예수님이 말한 사람이 되어보자.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원하는 사랑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사랑을 베푸는 연습을 해보자. 교황 성 그레고리오 1세(재위: 590~604)가 재의 수요일을 사순절의 첫날로 삼았다고 한다.


미사 후, 묵상을 하는 친구를 남겨 두고 미리내 성지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성모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내로 들어가는 성모당이 지어진 이유가 있다. 천천히 둘러보며 공간이 주는 편안함을 온몸으로 느꼈다.

"저는 그들에게 하느님 다음으로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신 카지노 가입 쿠폰님의 기적의 상본을 보이면서 '겁내지 마십시오. 우리를 도우시는 카지노 가입 쿠폰님이 여기에 우리와 함께 계시지 않습니까.'하고 말하였습니다."

유학시절 국내로 들어왔다 상해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난 상황을 보고한김대건의 편지 구절이다.


김대건 신부가 지닌 성모신심을 표현한 곳이 바로 미리내 카지노 가입 쿠폰이다.

제단 중앙에카지노 가입 쿠폰 마리아상이 은은한 빛을 받으며 서 있다. 제단을 중심으로 정면은 타원형이다. 전체적으로 타일조각으로 모자이크로 장식을 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상이 놓인 받침대 아래쪽 부분 벽면 양쪽으로카지노 가입 쿠폰님의 7가지 즐거움을 주제로 한 액자가 있다.제단 뒤쪽 벽면은 아치형으로, 그 내부는 짙은 푸른색 바탕에별들이 수놓아져 마치 밤하늘 아래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치 중앙에는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빛을 발하고 있다. 벽면 양쪽에는 천사들의 모습이 푸른색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천사들은 흰색 옷을 입고 날개를 펼친 채, 제단을 향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천사들 아래로는 양 떼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는 모습이성스럽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지중해 블루와 노란색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모자이크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다. 떠올리기만 해도 그렇다. 미리내 카지노 가입 쿠폰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아름다운 색의 모자이크가 풍기는 신비감에 잠겨 한참을 앉아있었다.


고양이 소리가 들려왔다. 성모당 밖으로 나가보니 고양이 세 마리가 보였다. 내가 "야옹" 소리를 내자 고양이들이 응답했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 모습을 보니 문득 우리 집 길냥이 '카지노 가입 쿠폰(작은 고등어)'가생각났다. 한 달 전쯤 길냥이 밥 주는 문제로 마을 단톡방이 시끄러웠던 일이 떠올랐다.


"마을에 고양이 키우시는 분한테 정중하게 부탁합니다. 고양이 관리를 잘 좀 해주세요. 온 동네 집 잔디에 배변을 해서 냄새가 심합니다. 더러워서 살 수가 없습니다. 다른 집에 피해가 없도록 관리를 부탁합니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어야 마을이 깨끗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난 고양이를 키우는 건 아니니까. 길냥이에게 물과 사료를 줄 뿐이야'라고 넘겼다. 다시 읽으니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지 말라는 건가? 내가 고양이를 키우는 것인가? 고민하며 애써 무시했다.


그러다 남편이 남자 단톡방에 올라온 글을 캡처해 보내왔다. '고양이는 아무 데나 배변하지 않아요.' 일단 고양이를 감쌌다.'안 됐지만 작고 정리해야겠네요. 다 치우고요.'라고 남편의 답이 왔다.

톡을 읽고 또 읽으며 어렵게 '네'라고 답했지만, 마음이 무거웠다. 자신이 없어 검색을 해보니 고양이는 흙이나 모래가 없을 경우보이는 곳에 배변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작년에 우리 집 정원에 있었던 일도 고양이 때문이었구나 싶었다.

길냥이 밥을 안 주면 이 마을에서 다 사라질까?그래도 살아 있는 생명체에 어떻게 밥을 안 줄 수 있을까? 어떻게 관리하라는 것일까? 작고는 사냥을 잘 할 수 있을까? 집으로 데리고 들어올까? 청소할 자신 없는데. 남편은 알러지 핑계로 절대로 집안에서 키울 수 없다고 했는데. 등등 생각이 많아졌다.


남편이 또다시 캡처 사진을 보내왔다.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갈등했다. 계속해서 캡처 사진이 오니 화가 폭발했다. 속이 상한데 어렵게 대답까지 했는데, 또 보내니 '여보 알았어. 그만 보내'라고 문자를 보냈다. 시간이 좀 지난 후에 전화가 왔다. 내 목소리에 감정이 실렸는지 남편은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전화를 서둘러 끊었다. 결국 남편의 사과로 감정전은 일단락되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를 위해 추위를 피하라고 놓아두었던 스티로폼 박스 집은 정리했다. 처음 겪어보는여러 가지 마음들로 머릿속 시끄러움은 더해갔다. 먹이와 물은 집 뒤쪽에 조용히 놓아두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는 여전히 문을 열고 나가면 어디선가 쪼르륵 달려온다. 먹이를 주라고, 놀아주라고 문 앞을 지키기도 한다. 아는 척을 안 해 보려 하지만 안된다. 남편은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먹이를 주지 않는다. 집 안으로 데려오려 간식으로 유도해 보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는 들어오지 않고 문이 열리면 더 멀리 달아날 뿐이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마치 주인처럼 카지노 가입 쿠폰가 나를 안내하고 있다.'카지노 가입 쿠폰야, 어쩌라고?'


귀가 길, 카지노 가입 쿠폰의 푸른 하늘과 별들이 떠올랐다. 신부님의 강론처럼 0.1g의 변화가 저울의 균형을 바꾸듯, 나의 작은 행동들도 무언가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여전히 카지노 가입 쿠폰 이웃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한 답은 없다. 다만 계속 묻는다. 사순절의 0.1g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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