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4. 05.
공개된 공간에 글을 쓰는 것은 꽤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광고, 홍보, 설명, 설득 등 어떤 목적이 있어서 쓰는 글이라면 부담이 덜하지만, 진실한 내 마음이 담긴 글을 적어 내려갈 때엔 큰 마음을 먹어야지만 쓸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매 글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내심에 은밀히 품고 있는 속 이야기를 꺼내놓기 때문이 아니라, 글에 내 취향이 담기기 때문이다.
일기는 다분히 주관적인 글이고, 따라서 글 속에 내 기호, 취향, 성향 따위 것들이 잔뜩 묻어난다. 내가 그러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레 그렇게 된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 생각하는지, 무엇이 좋은지, 싫은지를 주절주절 써내려가는데 그럴 수밖에.
이렇게 일기를 올릴 때마다 다짐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시간을 가지곤 한다. 오늘도 올려야지 하고 마음먹는 시간. 다행히 내 블로그는 사람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고, 일기는 특히나 조회수가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마음놓고 게시하고 있다.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논쟁이 있다. 타인의 차에 탔을 때 블루투스를 연결 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쟁이다. 내 경험을 기반으로 이 주제에 대해서 신나게 떠들고 싶긴 한데, 나는 연결해본 적이 없어서 이 논쟁의 장에서 벗어나있다. 타인에게 내 노래 취향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연결할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취향이 드러나는게 불편하다.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저녁시간에 뭘 주로 하는지, 넷플릭스에서 재밌게 본 작품은 무엇인지, 즐겨보는 스포츠가 무엇인지, 어떤 게임을 주로 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옷을 선호하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옷이야 입고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기 마련이니 어쩔 수 없지만, 숨길 수 있는 것들은 최선을 다해 숨기려고 한다. 내가 선호하는 것들이 특이하면 특이해서 도마 위에 오르고, 평범하면 평범해서 그렇게 된다. 그게 불편하다. 물론 편안한 사람들, 그러니까 내가 신뢰하고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있을 때는 이런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내가 타인이라고 느끼는 사람들, 어느정도 서로 선이 멀리에 그어져 있는 관계에선 이런 주제로 대화하는 것이 꺼려진다.
그렇다고 해서 나만 그럴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이유로, 또는 다른 이유로 거부감을 느끼지 않겠나 하고 막연하게나마 생각중이다. 누구라도 불편하겠지? 나만 그런건 아니겠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생각을 하며 나도모르게 타인과 동질감을 느끼려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인데, 아마 내 방어기제이지 않을까 싶다.
내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곡에 대해서 '현대차 광고 노래같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다. 차량 광고에 삽입된 노래가 나쁘다는 인상은 없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상했다. 말에 담긴 뉘앙스가 '넌 뭐 이런 노래를 듣냐'였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의도로 한 말이었다면 재밌는 비유라고 웃고 지나갔겠지만, 그 앞에 한 말이 이게 네가 선곡한거냐 아니면 그냥 아무거나 틀어둔거냐는 물음이었기에 그런 의도가 아닌게 명확했다.
상대는 아마 별 의미없이, 깊은 생각 없이 한 말이었을 것이다. 내가 불쾌함을 표시하면 아마 당황하면서 나의 예민함을 지적했을 것이고, 어쩌면 그런식으로 대화는 불쾌한 궤적을 그리며 이어졌을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러냐는 되물음과 함께 다음 곡으로 넘기는 선택을 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려면 사실 유행을 따라가면 된다. 남들이 보기에 이상해보이지 않도록 차트에서 100위권 안에 있는 곡들만 듣고, 방영후에 연예면 기사 1위인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저녁에 쉴땐 다음날 스몰톡 하기 좋은 방송을 보고. 그렇게 남들 다 보는 것을 보고, 유행가를 듣고, 유행하는 옷을 입고, 유행하는 것을 하고. 그렇게 다수의 취향에 맞춰서 살면 사실 별 소리 들을 일 없고 편하다.
그런데 그렇게 못하고 내 마음대로 좋아하는거 보고 듣고 사는건 사실 내가 고집이 세기 때문이다. 죽어도 내 취향 아닌건 못하겠으니 그냥 아닌척 숨기고 마는 것이다. 거북이가 머리만 숨기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등껍질이 날 보호해주니까. 이런 점에서 내게 일기쓰기는 등껍질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굉장히 고되고 용기가 필요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오늘도 용기 내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