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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날 Oct 23. 2021

갑상선 상실의 시대

갑상선을 지켜라


카지노 게임암은 종류가 다양하기에 위험한 암도 있어서 바로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유두암 중에서도 장기간 관찰하다가 나중에 위험한 암으로 변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기에 마냥 추적관찰하라고 할 수도 없다. 단 몇 퍼센트 일지라도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폭탄을 들고 있는 것과 같이 불안하게 한다. 게다가 1센티 이하이고, 몇 미리 안 되는 작은 암인데도 위치에 따라 전이가 되어서 성대기능이 소실되거나 임파선 전이로 양쪽 임파선까지 절제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수술 한 21년도는 그래도 카지노 게임 암에 대한 의사협회 매뉴얼이 많이 완화된 상태였다. 나보다 훨씬 이전에 수술하신 선배들 중에 나보다 더한 경우가 비일비재하였다. 지금 최대한 카지노 게임을 살려주려고 노력하고 계심에도 환자 입장에서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그 아쉬움이 오래가는 게 문제이다.


암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1차적인 목표이다. 타협할 수 없는 목표다. 현재의 수술법에서 좀 더 길을 찾아본다면 항암치료의 문제점이 보완된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치료제가 나오는 것처럼 수년 후에는 좀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카지노 게임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오면 좋겠다. 크기가 작은 경우에만 고주파 치료로 수술 없이 암 부위만 파괴하는 것을 보았었는데, 많은 임상을 통해 수술의 대안이 되거나 추적관찰의 대안이 될 수도 있길 바래본다. (21년도 당시 서울대학병원에서 임상 실험하고 있었고, 서울대학병원 출신의 선생님이 10여 년 전에 10명에 대한 고주파 치료를 하여 전이나 재발이 없는지를 확인한 뒤 고주파 치료를 하고 계시기도 하다) 다양한 치료법들이 있으면 좋겠다.


수술이 끝난 뒤 만난 담당교수님은 수술 시 떼어낸 중앙 임파선과 왼쪽 카지노 게임을 조직검사 맡겼으니 2주 뒤 결과 여부에 따라 방사성 요오드 치료 여부를 알려준다고 말씀하셨다. 그 얘기에 수술 끝난 기쁨도 사라지고, 불안한 마음이 다시 생겨났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만은 피하고 싶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매번 들으면서 느끼는 것인데 이 치료의 득이 있지만, 득 보다 실이 많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이 방법밖에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암세포를 죽이려다 내 몸 세포까지 죽게 만드는 항암치료처럼 말이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들은 꼭 필요하다고 한다.

치료 스토리는 이러하다. 방사성 요오드를 약으로 만들어서 삼키고, 방사능이 내 몸속에 흡수되어 통과하며 지나가게 한다. 방사성 요오드는 혹시 남아 있을 카지노 게임 조직과 암세포들을 완전히 파괴시키기 위해 카지노 게임 주변에 모여든다. 이후 며칠에 걸쳐서 소변과 대변을 통해 배출된다. 방사성 요오드는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방사능이다. 합성/가짜 방사능 뭐 그런 게 아니다.


방사성 요오드는 핵분열이 일어나며 광선 같은 보이지 않은 방사선을 만든다. 쉬지 않고 일어나는 핵분열 작용이며 며칠 동안 내 몸 안에서 일어난다. 마치 내 몸 안에서 x레이 기기가 들어가서 찍고 있듯이 계속 방사선을 뿜어내며 지나가는 셈이다. 방사선은 발암요인이 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남아 있는 카지노 게임 암과 조직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만큼 이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보통 침샘 염증, 생식 기능 장애, 타기관에 암 발병 확률 상승 등등의 부작용들이 있다고 한다.


방사능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궁금증에 한번 열고 나면 이 궁금증을 닫을 수 없다. 나는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던 적이 있어서 방사능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었다. 이 방사능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찾아가다 보니 방사능이 우리 몸에 들어와도 결국엔 배출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제서야 마음을 놓게 되었다. 그렇게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있었기에 방사성 요오드 치료만은 피하고 싶었다. 겉으로 보기엔 알약 몇 개 먹고 차폐된 입원실에서 며칠 지내다가 나오면 끝나니 편하게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기다리는 2주간 애가 탔다. 안타깝게도 나는 담당 교수님의 휴가 기간과 겹쳐 3주나 기다렸다. 디데이 날이 되었을 때, 혼자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선생님의 입술에서 떨어지는 말을 듣기까지 생각이 쉬지 않았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시뮬레이션해두고, 긍정의 생각으로 마음 붙잡아야지라고 다짐했지만, 그런 얘길 들으면 또다시 내 속에서 쿵 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거 같았다.

드디어 교수님을 만났다. 다행히 전이가 없단다. 떼어낸 유두암은 1.2센티와 0.4 센티이고, 왼쪽 갑상선에는 암이 없었다고 했다. 걱정했던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어서 감사 고백이 나왔다. 그러면서 동시에 왼쪽 갑상샘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수술 3개월 차 되어가는 지금, 이전 갑상선 저하증일 때보다 두 배 정도로 세게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 피로도가 심해서 오전 10시나, 11시 즈음에 낮잠을 자야 할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 이 시간에 낮잠을 잔 적도 여러 번이다. 낮잠을 안 자면 점심을 먹을 시간에 너무 졸려서 점심을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고 오로지 잠을 자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다.


소화력이 더 떨어져서 음식을 적게 먹게 되니 체력은 이전보다 더 저하되었다. 운동량이 좀 많은 날이면 하루 종일 어지러움증이 생기기도 했다. 몸 상태는 안 좋아졌지만 이제는 이것을 바꿔나갈 방법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이대로는 살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추가된 기도 내용이 있다.

1. 하늘나라 가기 전까지 카지노 게임 약을 빼먹지 않고 스스로 잘 먹도록 치매나 다른 질병 안 걸리기.

2. 가짜 호르몬이지만, 내몸은 가짜라 생각하지 않고 약과 잘 맞아서 신진대사활동 잘해주기. T4가 T3로 잘 변환되길.(비활성 rT3로 변형되면 쓸모 없어서 버려진단다)


그래도 늘 후회되는 부분이 있다. 암이 없었음에도 떼내진 절반의 갑상선을 되찾을 수 있다면.. 담당교수님께 한번 얘기라도 드려 볼 것을... 그것도 아니면, 비건식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비건식을 하더라도 요령껏 좀 하지 미련아!'

그리고, 더 그 전으로 돌아간다면, 병원을 양극단에 해당하는 병원들이 아닌 중간 정도의 생각을 가진 교수님 계신 병원을 찾아 한 번의 수고를 더 해보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미 없어진 갑상샘. 수술 자국만 남아 있는 빈자리를 여러 번 만져본다. 갑상샘 있을 때는 자주 만지지 않았으나, 지금은 상실감에 하루에도 여러 번 만져본다. 거울 앞에 서면 내 목의 수술 자국과 함께 갑상샘이 없는 그곳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다.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갑상샘 없이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무갑상샘 선배님들. 나보다 더 작은데도 다 떼내야 했던 분들, 함께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또 하늘나라 가기 전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길 간절히 바래본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갑상선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흙 수저로 태어나서 발버둥 치는 느낌이다. 체력이 이미 파산상태 같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은 사람인데, 밤 9시부터 잘 준비를 하며 10시가 되면 무조건 자러 들어가야 해서 좀 서글퍼진다.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먹어보고 싶은 음식도 많고, 하고 싶은 게 참 많은데, 다 못하는구나 포기해야 할게 많구나 생각하니 우울하다.


그래서 수시로 감사할 일 3가지를 찾는다. 오늘 살아 있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카지노 게임 합성 호르몬이 있는 시대에 태어나서 감사합니다. 카지노 게임이 없어도 살 수는 있어서 감사합니다. 실은 감사할 게 더 많다. 그럼에도 투정 부리는 것은 아직 적응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말 잘 적응해서 카지노 게임 상실감이 없어지도록 노력하련다. "카지노 게임아, 그동안 힘들었지? 고생 많았어. 그리고 고마웠어. 안녕, 카지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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