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비결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인 모양이다.’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오래 살려면 지나치게 운동을 많이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생명체는 평생 할 수 있는 대사 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운동량은 대사 량을 늘려 수명을 단축시킨다. 적당한 운동이 요구되는 것이다. 적당한 신체활동과 운동은 노화를 늦추고 사망위험을 줄인다. 그런데 ‘적당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호하다.
1958년 이전 태어난 쌍둥이 2만여 명을 대상으로 45년(1975~2020)을 추적 조사한 2025년 연구결과는 이점을 잘 보여준다. 거의 앉아 지내는 사람(하루 운동시간 15분 이하), 적당히 활동적인 사람(15분 초과 30분 이하), 활동적인 사람(30분 초과 1시간 이하), 매우 활동적인 사람(1시간 초과)을 30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이다. 거의 앉아 지내는 사람과 적당히 활동적인 그룹 사이의 사망률은 7%의 차이를 보여 가장 컸다. 그러나 신체 활동을 더 많이 해도 추가적인 이점은 없었다. 후성유전학적 생체시계를 사용해 생물학적 노화 속도도 측정했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과 가장 많이 한 사람들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가장 빨랐다. 적당히 운동한 사람이 가장 느린 속도를 보였다. 가장 적게 운동한 사람과 가장 많이 운동한 사람에서 생물학적 노화가 가장 빠르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심혈관 질환을 타고난 사람은 그렇지 않다. 심혈관계 질환은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 뇌졸중 등이다. 유전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을 타고난 사람은 신체활동을 해도 유전적 심혈관질환 위험과 조기 사망위험을 낮춰지지 않는다. 심혈관계 질환의 유전성은 40~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주당 150분~300분의 중간 강도 운동 또는 75분~150분의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더라도 사망 위험이 낮아지지 않았다. 유전적 심혈관 질환 위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요약하면 너무 운동을 안 하거나 지나치거나 좋지 않다. 적당한 ‘시간’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0654-024-01200-x
매일 20~25분의 중등도 혹은 고강도 운동을 하면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생활방식으로 인해 증가하는 조기사망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앉아있는 시간이 너무 길면, 운동 효과가 일부 제한된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은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다. 장시간 앉아 생활하는 방식은 각종 질병과 조기사망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운동(혹은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이는 하루 약 22분에 해당한다.
‘적당한’은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지 강도가 적당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강한 운동도 필요하다. 중간 강도 운동은 심박 수가 높아지고 호흡이 가빠지지만 말을 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빠르게 걷기, 춤추기, 집안 청소 같은 활동이 이에 해당한다. 고강도 운동은 심장 박동과 호흡이 매우 빨라지는 운동을 말한다. 빠르게 자전거 타기, 달리기, 수영, 계단 오르기, 테니스 경기 등이다.
2023년 미국 의사협회지 내과(JAMA Internal Medicine) 편에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최적 운동조합을 발표했다. 중등도 유산소 운동 일주일에 1시간 15분 이내, 격렬한 운동 주당 2시간 반 이상, 근육 강화 운동을 주당 2회 이상 한 사람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운동을 충분하게 하지 않는 사람보다 전체 평균 사망률이 50%나 낮았다. 심혈관 질환 사망률은 중등도 유산소 운동 주당 150~220분, 격렬한 운동 주당 75분 이내, 근육 운동을 주당 2회 이상 한 사람이 사망률 70% 감소로 가장 낮았다. 암 사망률이 가장 낮은 사람들은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주당 300분 이상, 격렬한 운동을 주당 75분 이내, 근육 강화 운동을 주당 2회 이상 실천하는 사람으로 56% 감소했다. 생각보다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고강도 운동은 최대 심박 수(1분간 심장이 뛸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치의 심박 수)의 90% 이상까지 도달하는 운동을 말한다. 쉽게 할 수 있는 고강도 운동으로는 줄넘기, 팔굽혀펴기, 달리기 등이 있다. 신체 활동의 총량 못지않게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에 2분씩만 강도 높은 운동을 해도 7년간 사망 위험이 20% 가까이 낮아진다. 좀 더 길게 하면 40% 가까이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