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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과 노화를 좌우하는 빛과 카지노 게임



밤에 너무 많은 빛을 받거나 낮에 너무 적은 빛을 받으면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 밤에 강한 빛에 노출되면 사망 위험이 21~34% 증가하는 반면, 낮에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사망 위험이 17~34% 감소한다. 야간 조명을 피하고 낮에 빛을 찾는 것이 최적의 건강과 장수를 촉진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2006년 보고서에 따르면 과도한 자외선 노출보다 자외선 노출결핍이 건강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로 인한 전 세계 인구의 수명손실(장애보정손실수명, disability-adjusted life year, DALY)은 150만년(당시 세계인구 64억 명. 1인당 1일 미만)이다. 반면 햇빛을 전혀 보지 않는 경우 자외선 노출 결핍으로 인한 것은 33억년(1인당 반 년 상당)에 이른다. 장애보정손실수명이란 질병과 장애, 조기사망 등으로 전 세계 사람이 건강하게 살지 못한 기간과 단축된 수명을 합한 것이다. 자외선 노출은 악성 흑색 종을 제외하고는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없다. 하지만 자외선 노출 결핍은 비타민D 부족과 구루병, 골연화증, 골다공증 등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고 사망률을 높인다.



비타민D를 위해 필요한 햇빛은 많지 않다. 반팔을 입은 봄여름에는 낮에 10분 산책이면 충분하다. 겨울철에는 낮에 1시간 정도 밖에 나가야 한하다. 이 정도면 하루 권장량인 600~800 IU보다 많은 1000 IU 정도의 비타민D가 합성된다. 멜라토닌 분비는 피부가 아니라 눈으로 햇빛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국립직업안전위생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에 따르면 자기 2시간 전부터 수면 시간 동안 빛을 차단하고, 잠에서 깬 후 1시간 이내는 햇빛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어나자마자 약 30분간 햇빛 아래 산책이나 조깅을 하면 수면에 좋다. 이때는 선글라스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햇빛은 세로토닌과도 관계가 있다. 세로토닌은 감정과 기분, 행동, 기억, 식욕 등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뇌의 솔기 핵(raphe nucleus)에서 분비된다. 햇빛을 받으면 솔기 핵에서 세로토닌을 분비하여 뇌 전체로 보낸다. 밤이 되면 송과 선(pineal gland)이 이것을 가져다가 멜라토닌으로 합성한다. 세로토닌이 충분히 생산되어야 멜라토닌도 충분히 생산된다. 실험에 의하면 야외 활동을 거의 안하는 60세 이상 노인들도 6주 동안 하루 두 차례, 매일 아침 9~10시와 오후 4~5시 햇빛을 보게 하자, 아침 7시에 측정한 멜라토닌 수치가 2.35배가 높아진다. 불면증, 불안증, 우울증 등도 한결 완화된다.



멜라토닌은 활성산소 청소부이다. 멜라토닌은 나이가 들면서 줄어든다. 태어나서 처음 몇 개월 동안은 멜라토닌 분비가 거의 없다. 그러다 3개월 즈음부터 서서히 분비가 시작된다. 이에 따라 밤에 자고 아침에 깨는 생체리듬(circadian)이 형성된다. 유아기인 1~3세에 분비량이 가장 많고 이후 10년에 10~15%씩 감소한다. 60대에 이르면 멜라토닌 분비량은 최저 수준이 된다.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감소이다.



멜라토닌 감소는 노화를 촉진한다. 나이가 들면 멜라토닌을 만드는 송과선(pineal gland)이 석회화(calcification)된다. 석회화란 혈액 중의 칼슘이 세포 사이에 침착하는 것이다. 석회화가 진행되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한다. 노화로 멜라토닌이 떨어지면 수면의 질이 나빠져서 면역력 회복과 염증 억제가 더욱 어려워진다. 염증으로 노화가 가속화되는 것을 염증노화(inflammaging)라고 한다. 멜라토닌이 감소하면 피부의 노화로 빨라진다. 멜라토닌은 피부 노화를 지연시키는 항산화제로 작용한다. 멜라토닌은 피부의 표피에서 자체적으로 합성되는데 이것이 기미를 만드는 티로시나아제(tyrosinase)를 억제해주는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은 자외선 손상도 막아준다.


나이가 들어 멜라토닌이 줄어들면 노화에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멜라토닌 분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잠, 충분한 야외활동이 가장 중요하다. 천성적인 취미인 등산을 늘 한다. 걷는 것을 좋아해 늘 산책을 나간다. 잠이 오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일찍 잠자리에 든다. 너무 많이 햇빛을 보니 선글라스 껴야겠다. 백내장의 원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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