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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노 Feb 25.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커피의 판타시

정식명칭: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노동자 커피다.


이건 매번 경험을 통해 증험하게 된다.

신학기 준비를 위해 정신이 없는 2월 말. 뭐 다른 분들은 보충수업과 생활기록부 마감으로 혼을 내어 놓고 지내고 있다. 다만 작년 고3을 했던 나는, 오래간만에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경험했다. 뭐 물론 울 아부지 장례와 49제로 진짜 쉰 것은 일주일이 채 안되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개인사니. 공식적으로 방학을 느적지근하게 쉰 셈이다. 지난주부터, 정확히 새 학기 준비를 하면서부터 달달이 봉지 커피를 마시고 있다. 전혀 땡기지도 않았고 생각도 나지 않던 달달이가 필요하다. 물론 그전에도 커피는 마셨다. 아메리카노를... 그런데 그게 정확히 학교 업무를 시작하고서는 달달이로 바뀌었다. 진짜 놀랍지 않은가?


오후 2시.

새로 만날 학급 아이들의 청소구역, 1인 1역 표를 재편집하다가 두 손을 멈추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오늘의 할당량을 수혈하고 있다. 혈관 속에 일정량이 흘러야 일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다른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의 단맛으로는 채울 수 없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판타시~~~


꼭 학교 일을 하다 지치고 힘들 때면 이것이 땡긴다. 어떤 심리적인 이유라고 할 수도 있지만, 두 시간이 연달아 달리는 수업 중간,5분 만에 둘러마시는 달달이는 보약이다. 말을 하는 직업은 더구나... 게다가 서서수업을 하니 참 에너지 소진이 크다. 그래서 단타를 치기 위해 충전이 꼭 필요하다. 초콜릿은 입이 떱떠름하고, 사탕은 짧은 시간 안에 다 먹지 못해서 번잡스럽고, 달콤한 빵은 없으니 못 먹고.

"꼬르륵"

외치는 배를 부여잡고, 잠시 극락에 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다.이것은 구원이다. 딱 한잔 마시고 물로 입을 씻으면 50분짜리 배터리가 완충된다.

참 싸고도 쉬운, 효율성 낮은 기계다. 내 몸은.


처음 만나는 아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보조자료 제작에,

학기 초 첫날 우다다다 해결해야 할 각종 문서 초안 작성에,

수업 첫 차시를 어떤 말로 시작할까에 대한 고민에,

개학 후 2주째 있는 교육과정설명회 전에 한 순배 돌려야 하는 첫 학생 상담까지.


첫, 첫, 첫, 첫...

모든 것이 처음인,이 중압감으로 몸이 긴장된다.

역시 이때 필요한 것은 뭐?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누적된 10시 야자로 힘들 때 단방약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카누 아메리카노 한 봉지"


이건 혀끝이 닿자마자 각성이 팍!


한 해의 행복지수는 학급 아이들의 기질이 나와 잘 맞는 가다. 좋은 학생은 없다. 당연히 나쁜 학생도 없다.

단, 나와 티키타카가 편하게 이루어지는 학생과 아닌 학생이 있을 뿐이다. 아이들이 새 학기 새 학교가 설레면서 두렵듯, 교사도 그렇다. 기대와 설렘, 두려움과 어색함이 교차하는 개학 일주일 전이다.


어여 수업자료 준비를 더 해야겠다.


유비무환은 아니라도 유비소환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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