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창업과 첫 번째 실패
그렇게, 회사를 나왔습니다.
맞벌이로 고생하던 집사람에겐 미리 동의를 구했고,
대형 PC MMORPG를 만들어본 나에게는 왠지 불가능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창업을 했습니다.
'가벼운 모바일 카지노 게임 사이트부터 만들어보자!'
서초동 교대 근처, 공유 사무실의 한 자리에 우리 팀이 모였습니다.
당시 구성원은 상주 기획자 1명, 서포트 프로그래머 1명,
그리고 운영 자금과 IP를 지원하는 조력자 1명.
최소한의 차비와 생계비로 몇 달을 버텼습니다.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운영 자금을 담당한 사람의 지분은 압도적으로 컸고,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소상공인 대출…
문을 두드려도 ‘명의만 있는 대표’의 신용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모바일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발을 너무 쉽게 봤던 것 같습니다.
당시엔 ‘퍼즐앤드래곤’이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엄청난 흥행을 하고 있었고,
‘우리도 저렇게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으로 match-3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기획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남들이 안 하는 방식으로, 독특한 퍼즐을 만들어야 한다'
머리를 쥐어짜며 룰을 만들었지만 뾰족한 게 나오질 않았고,
결국 그나마 무난한 방식을 택해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카카오톡 친구 초대 연동까지 마치고,
드디어 출시.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후속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기획, 자금 조달, 운영 문제까지
온갖 우여곡절을 겪다가 결국,
저는 첫 번째 회사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설립 2년 만의 패배.
창업이라는 단어가 참 무거운 말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습니다.
다음 이야기 부터는 두 번째 창업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