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깨고 나오고 싶은 병아리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중학생 때는 과학고 입시를 위해 학원을 다니는 선택을 부모님에게 맡기고선 수동적인 공격성을 표출했었습니다. 어느 학교에 지원할지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제가 선택을 하긴 했지만, 떨어지면 주변 사람들에게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에 선택하였습니다. 그 학교 자체에 대한 관심은 없었던 것입니다. 대학 입시를 선택할 때는 의대를 가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 이성 친구에게 고백할 때는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관심의 부족, 어쩌면 수동적인 공격성을 표출하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입니다.
고등학생 때까지 저의 모습은 주변 사람에 대한관심이 부족하고 어쩌면 타인을 도구로 생각함,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보았으면 하는 인정 욕구와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모 님과 한 번도 다투지 않은 착한 아이의 수동적인 공격성으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부끄럽지만 '자기애적(narcisstic)'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더 부끄러운 점은 제가 고등학생 때 스스로 정신적으로 완벽한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낸 적이 없고, 카지노 게임들로부터 또래에 비해 카지노 게임스럽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다 보니, 스스로 성인이 되었다고 착각한 것 같습니다. 이를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야 제가 알 속에 갇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제는 알을 깨고 나와 병아리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는 기숙사와 하숙집에서 살면서 고등학생 때보다 많은 자유가 주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런 자유를 가질 자격이 없었던 건지 그 소중한 시간들을 그리 자유롭게 쓰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자유롭지 못하게 스스로를 옭아 맨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그나마 변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었는지 돌아보겠습니다. 다음 글에 이어서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