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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쓰범프 Mar 03. 2025

눈 가리고 아웅

지표관리의 함정

아침마다 자동차의 시동을 켜면, 고정해 놓은 방송에서 음악이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나만의 공간에서 온전히 감상에 젖는힐링 타임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 음악 방송은 멘트를 최소화하고, 노래나 연주를 위주로 무료 카지노 게임.그런데 평소와 달리 음악이 끝날 때마다 진행자의 간절한 요청이 이어지는 시기가 있다. 청취율 조사기간이다. 아마도 조사 결과에 따라 이런저런 보상이나 페널티가 따라 붙을 걸로 보인다.불현듯회사에서 지표를 조사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모든 국가나 기업, 공공단체 등은 판단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지표를 활용무료 카지노 게임. 지표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여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유용한 도구이다. 예를 들어 품질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경고등이 켜지고, 고객불만 건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대응책을 마련하는 식이다. 이러다 보니 경제지표, 품질지표, 생산성지표, 고객만족도 지수, 조직문화지수, 심지어 청취율 조사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가히 지표만능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표란 이렇게 유용한 툴이지만 간혹 과잉 의존하거나 잘못 적용하면 왜곡이나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좋은 지표라는 생각만으로달려들기보다 한 템포 죽이고 부작용의 피해까지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조직문화지수처럼 사람들의 인식과 감정을 측정하는 지표는 언제든 이런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커 더욱 세심한 판단이 요구된다.




많은 회사들이 조직문화지수 조사를 무료 카지노 게임. 회사의 수준이 어떤지를 Health Check 하듯이 파악하고 개선점을 발견해 더 나은 문화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꾀무료 카지노 게임 일이다.


그런데 조직문화 조사를 해 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원치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처음 한 두 해는 있는 그대로 조사에 응하고 결과를 참고하여 개선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설문조사가반복되다보면 부서나 리더마다 점수가 다르게 나오는 게 보인다. 점수를접무료 카지노 게임 순간서열을 매기고 싶은 마음이 발동한다. 평가를 무료 카지노 게임데 이보다 객관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고 경영자가 지표를 신봉하거나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성향일 경우 지표를 손에 쥐고 조자룡 헌 휘두르듯 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지수 조사에 사달이 나기 시작한다.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던 모습은 사라지고 점수 높이기 프로젝트를 은밀하게 진행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수 올리기 내부 T/F가 구성된다. '조직문화지수 결과 = 리더십 평가'라 생각하고 다걸기를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이름의 오징어게임이다.


리더들도 점수가 좋다고 좋은 리더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한 두 차례 상사에게 불려 가 치도곤을 당하고 오면 생각이 180도 바뀐다.

"우리도 방법을 찾아보자."
내 리더십을 돌아보는 고민을 무료 카지노 게임 게 아니고, 조직문화 지수를 올리는 '족집게 과외' 받을 생각을 한다.


물론 구성원들도 이런 리더의 행동에 동조하고 싶어 하진 않지만, 조직이란 게 어디 그렇게 되는가. 점수가 나쁘면 조직분위기가 험해져 결국 자신들에게 피해가 돌아올 것을 감지하는 순간,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울며 겨자 먹기 답변을 시작한다. 왜곡과 눈가림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점수 높이기 노하우가 리더들 간에 공유되기까지 한다. 조직문화 지수의 본래 취지는 오간데 없고 오로지 점수만 남아 다음 조사까지 망령처럼 돌아다닌다. 두 번 당할 수는 없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대비무료 카지노 게임. 숫자가 좋으면 넘어가고, 나쁘면 혼나는 일이 반복되는 구조에서 정작 조직문화의 질적 개선이나 리더십 역량 향상은 영영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맥나마라의 오류(Mcnamara Fallacy)라는 것이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으로, 정량적 관측으로만 결정을 내리고 다른 모든 요소는 무시하는 것을 일컫는다. 그는 사살한 적군의 수가 아군 사상자의 수보다 많으면 전쟁은 승리하는 것이라고 믿고 사상자 숫자의 비교에 집착했다. 그러다 보니 전장의 군인들은 실질적인 전황보다 숫자 늘리기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 해서는 안 되는 민간인 사망까지 유발하게 된다. 미국엔 판단력을 흐리게 했고, 상대의 분노에는 기름을 부어 일치단결이라는 필살기를 부추긴다. 전쟁은 실패로 귀결된다. 물론 이것 하나 만으로 패전의 원인을 퉁칠 수는 없겠지만 리더의 편견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단적으로 알려주는 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경영을 하는데 지표가 없이 간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왜냐하면 지표는 충분히 현실을 알려주고 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표를 활용하는 와중에 왜곡이나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활용했으면 한다.


첫째, 조직문화나 직원 만족도 조사와 같이 주관적 요소를 측정하는 지표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보다 참고 자료로만 사용하고 다른 정성적 요소와 함께 판단하기를 권한다.

둘째, 조사 결과가 보상이나 처벌과 직접 연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표 달성 자체가 목표가 되는 순간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측정지표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익숙해질 즈음이면 재설계를 해야 한다. 문제은행에서 익힌 답 달기가 통하지 않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진행하면서, 지표를 도입하게 된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기업이든 구성원이든 지표의 본 목적과 원천을 잊는 순간 악몽이 시작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구 소련시절, 공산당은 공장마다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목표를 부여했다. 그런데 목표를 '개수'로 정하면 작은 못을 대량 생산하고, '무게'로 정하면 커다란 못을 소량 생산무료 카지노 게임 방식으로 대응하며 공장들은 목표를 달성했다 한다.끝없는 숨바꼭질이 벌어지는 것이다. '웃픈 현실'이란 이런 게 아닐까.


때마침 어느 기업에서 그동안 우수인력 영입 사례로 홍보해 왔던 인물들이 모두 회사를 떠났다는 기사가 났다. 떠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말이있다.'경직된 조직문화를 해소해야 무료 카지노 게임'였다.


조직문화지수는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남아 있어야지 목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보조는 보조에 그쳐야 무료 카지노 게임 것이다. 자칫 헛 것을 보기 시작무료 카지노 게임 순간, 결과만 가꾸는 광란의 질주가 펼쳐진다.



그나저나,

청취율 조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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