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 Kang Apr 10. 2025

21. 카지노 쿠폰 한 잔에 담긴 유럽의 일상

세상의 주인 되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몰타에 오기 전 이탈리아 로마를 거쳐 들어왔다. 그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골목골목마다 자리한 작은 소매점 형태의 카페들이었다.


이탈리아 커피는 카지노 쿠폰가 중심이라는 정도의 짧은 지식만 있었지만, 실제로 카페 메뉴판 맨 위에는 어김없이 ‘Espresso’가 적혀 있었고, 가격도 1유로 이하로 적혀 있었다. 심지어 최근에 가격을 수정한 흔적이 보였는데, 아마도 인상된 가격이 0.8유로인 듯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1,200원 정도.


한국에서는 주로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내가 이탈리아에 왔다고 해서 갑자기 카지노 쿠폰 취향으로 바뀔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경험 삼아 카지노 쿠폰를 한 잔 시켜 마셔보았다. 예상대로,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카지노 쿠폰는 나에게는 다소 쓰게 느껴졌다. 그래서 설탕을 한두 스푼 넣어 마시니 그제야 입에 맞는 맛이 되었다.

카지노 쿠폰 외에도 마키아또나 카푸치노 같은 이탈리아 정통 커피들도 가격이 대부분 1.5유로 정도, 우리 돈으로 약 2,000원 이내였다.

놀라웠던 건, 로마 테르미니역처럼 복잡하고 번화한 장소에서도 커피 한 잔이 1유로였다는 점이다. 나폴리역 인근에서는 커피 한 잔에 크루아상 하나가 포함된 조식 세트가 1.4유로에 팔리고 있었다.


물론 한국의 카페 문화는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 이상으로, 공간과 분위기를 즐기는 복합적인 문화다. 그러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 가격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는 실속을 중시하는 ‘서서 마시는 커피’ 문화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한국과 유럽의 커피는 재료는 같지만 그 목적과 방식이 다르다. 한국은 커피를 통해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는 공간 중심의 문화이고, 이탈리아는 짧은 휴식과 에너지 충전을 위한 실용적 문화다.


한국의 커피 가격이 유럽에 비해 다소 높은 건 사실이다. 물론 브랜드, 공간, 서비스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있겠지만, 때때로는 “우리도 커피 한 잔을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