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주인 되기
이번 주가 막바지에접어들면서, 지난 2주간 함께 공부했던 마다가스카르 출신 친구 레오나르도가 내일 몰타를 떠나게 되었다.
나는 내년 1월까지 이곳에서 수업을 듣기로 되어 있어, 매주 월요일이면 새로운 학생들을 맞이하고, 매주 금요일마다 교육을 마친 학생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와 보낸 2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유독 각별했고, 그와의 대화는 나에게 크고 깊은 여운을 남겼다. 그의 배경, 특히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가톨릭 사제로서의 삶은 내게 너무도 유니크했고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가 내일 떠난다는 사실이 아쉬워, 무언가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외부 한식당에 가자고 제안했지만, 비싼 가격과 소란스러운 분위기, 충분한 대화를 나누기 힘든 점 때문에 결국 내가 직접 요리를 하기로 무료 카지노 게임. 내가 제안하자 레오나르도는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마침 같은 반 친구이자 베네수엘라 출신의 또 다른 가톨릭 사제 루이스도 레오나르도와 친한 사이였기에, 그도 함께 초대했다. 우리는 저녁 7시로 약속을 잡았다.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이곳 몰타의 날씨를 감안해서였다.
수업을 마치고 근처 마트에 들러 메뉴와 필요한 재료들을 구입했다. 나는 남자이고 요리에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만들기 쉬우면서도 외국인 친구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한식을 고민했다. 결국 불고기와 삼겹살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준비를 시작하며 ‘이 두 가지로 충분할까?’라는 걱정도 들었다. 그래서 김치볶음밥을 하나 더 추가무료 카지노 게임. 김치는 외국인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볶음밥은 그 낯선 맛을 좀 더 부드럽게 전달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약속 시간 두 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무료 카지노 게임. 김치볶음밥은 미리 완성해 두고, 불고기를 위해 고기를 양념장에 재워 냉장고에 넣었다. 양파, 당근 등의 야채도 미리 손질해 두었다.
테이블에는 각종 식기와 음식들을 정갈하게 세팅했다. 유럽식 식기와 한식의 조화가 의외로 잘 어울렸다. 다만, 한식 조리도구가 부족해 준비에는 제약이 많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약속된 시간에 레오나르도와 루이스가 도착했다. 식사에 앞서, 오늘의 메뉴와 순서를 간단히 설명했다. 먼저 김치볶음밥, 이어 삼겹살, 마지막으로 불고기를 내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음식을 순서대로 나누어 먹지 않지만, 외국 친구들에게는 이 방식이 오히려 익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먼저 김치볶음밥을 내어놓았다. 김치의 시큼한 맛이 익숙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레오나르도는 비슷한 맛이 자기 나라에도 있다며 흥미롭게 받아들였고, 맛있게 한 그릇을 비웠다. 루이스는 “괜찮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진심으로 맛있다는 뜻은 아닐 수 있어 조금 긴장됐다.
이어 삼겹살을 준비했다. 불판이 없어 프라이팬에 구웠고, 스테이크처럼 각자의 접시에 나눠 담아 포크와 나이프로 먹도록 안내했다. 쌈장, 상추, 마늘, 고추, 양파, 파프리카도 함께 준비해 쌈을 싸 먹는 방법을 시범 보이자 친구들은 흥미롭게 따라 했다.
루이스는 파프리카와 마늘이 들어간 쌈을 먹고는 “더없이 좋다”라고 평했다. 고추는 맵다고 미리 조심하라고 했더니 둘 다 조심스럽게 먹었다. 친구들의 반응에 나도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이어서 불고기를 내놓았다. 달콤한 맛이 나는 불고기는 예상대로 큰 호응을 얻었다. 내가 설명하길,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이 불고기라고 했다.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식사 중간에는 맥주와 소주도 곁들였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유럽에서 겪은 차별에 대한 주제로 이어졌다. 내가 유럽에서 종종 느꼈던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자, 루이스는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외모는 유럽인 같지만, 말을 시작하면 라틴계라는 게 드러나고, 그때부터 자신에 대한 대우가 달라진다고 무료 카지노 게임. 스페인에서 특히 그런 경험이 심무료 카지노 게임고 말무료 카지노 게임.
레오나도도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프랑스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언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마다가스카르와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느꼈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 셋은 모두 유럽 사회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나는 유럽을 예절과 배려의 대륙이라 여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점점 더 체감하고 있었다.
불고기를 먹으며 우리는 더 깊은 대화를 나눴다. 내가 오랫동안 궁금해했던 질문도 던졌다. 두 사람이 어째서 사제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는지, 신의 계시를 받은 경험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루이스는 가난한 사람과 병든 사람을 돕는 삶이 좋았고, 그것이 곧 신의 부름이라 믿는다고 답무료 카지노 게임. 레오나도 역시 비슷한 대답을 무료 카지노 게임.
이야기꽃이 피어난 저녁은 어느새 밤 10시가 다 되어 마무리되었다. 식사를 밖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면 이런 깊은 대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늘 집에서 이 시간을 함께한 것이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식사가 끝나고, 나는 레오나르도와 루이스에게 진심을 담아 작별의 포옹을 건넸다. 이별은 언제나 아쉽고, 특히 다시 만날 가능성이 적은 관계라면 더욱 그렇다. 이곳에서는 라틴 아메리카 출신 친구들이 서로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는 문화가 익숙했지만, 나에게는 오늘 그 짧은 포옹이 오히려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내일은 레오나르도와의 마지막 수업이다. 아마도, 몰타 생활 중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남은 음식과 식기를 정리하며, 오늘 나눈 대화와 웃음을 마음 깊이 간직했다.
그리고 먼 길을 떠나는 사제의 길 위에, 두 친구의 행운을 진심으로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