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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슈하 Jan 17. 2025

어쨌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준비 되어있다

머피라는 녀석이 없다면 말이다

여러분은 본인의 MBTI를 잘 아시는지?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네 가지 이분법(외향/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을 기반으로 성격 유형을 도출하는 검사다.


물론, 이 테스트에 한계도 명확하다. "심리전문가도 아닌 소설가가 만든 테스트를 믿을 수 있겠어?"라든지, "스스로 답을 고르는 거라니, 이게 정말 객관적일까?"라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잡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람과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엔 역시 MBTI 만 한 게 없다. (혹시 "난 그런 거 안 믿어"라고요? 음… ISTJ인가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네 가지 알파벳 중 한두 개가 겹치기만 해도 괜히 내적 친밀감이 생긴다. 반대로 다른 유형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그걸 계기로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나는 특히 네 번째 알파벳, <인식형(P)인지 <판단형(J)인지에 관심이 많다.


P는 계획보다는 그때그때 상황과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유형이고, J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는 유형이라 한다. 그런데 나의 성격은 묘하게 두 가지를 넘나 든다.


큰 결정은 그날의 기분에 맡기지만, 그 안의 세부 사항은 치밀하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해야 직성이 풀린달까. 그래서 나는 나를 이렇게 소개하곤 한다.


"P를 꿈꾸는 J"



예를 들면 이렇다.

오늘 하루 나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오늘 무엇을 할 것인지는 현관문을 나서며 그때의 기분에 따라 결정한다.


만약 카페에 가기로 결정한다면 내가 가보고 싶은 카페들의 리스트가 이미 지도에 저장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고, 카페에서 해야 할 일들이 정해져 있고, 카페에서 읽을 전자책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되어 있고, 마시고 싶은 음료가 없을 때를 대비해<따뜻한 라떼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해 두는 것과 같다.






정리정돈 이야기에 꼭 빠지지 않는 한 구역이 있다면 역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장일 것이다. 보통 '사람은 발이 두 개뿐이고, 나는 지네도 아닌데...'로 시작되는 이곳의 정리정돈 이야기는 항상 재미카지노 게임 사이트.


운동용품, 우산, 공구, 장바구니, 쇼핑백, 마스크 등등이 있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장 정리의 꽃은 역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수많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장 정리 후기를 읽고 시청한 뒤 나 역시 강경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장 정리에 들어갔는데, 그 결과 남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개수는 3켤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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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슈즈

샌들(겸 슬리퍼)



샌들은 여름에 신고, 플랫슈즈는 경조사 때 신는다. 그 외의 경우에는 전부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나로만 지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갑자기 날씨가 좋고 컨디션이 좋아서 걷기 운동을 할까 싶을 때, 마트에 갈 때, 놀이동산에 갈 때, 여행 갈 때. 전-부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나면 해결이 된다.


일부러 때가 잘 묻지 않을 만한 재질의 검은색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골랐더니 세탁을 자주 하지 않아도 잘 유지가 되었다. 그렇게 한여름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나로 보내던 중.



갑자기 러닝 열풍이 불었다. 마침 둘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해서 오전시간이 조금 한가해졌고, 마침 집 앞에 공원이 있었다. '나도 러닝이란 걸 해 봐야지.' 마음만 먹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공원을 달려보았다. 신발을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신고 있었으니까.


아주 천천히 가볍게만 뛰었는데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은 뿌듯함은 덤이었다. 이제 내게도 평생을 함께 할 새로운 취미가 생긴 것 같아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까지는 말이다.



내가 가진 건 당연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 딱 한 켤레였으므로, 이 신발을 신고 헬스장에 갈 수는 없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헬스장용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한 켤레 구입했다.(이 무렵 충동구매처럼 레인부츠도 마련했다)


그랬더니 장마가 끝났다. 이제 한 번 달려볼까, 했더니 초등학생 1학년 첫째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흠. 헬스장 등록은 조금 뒤로 미루기로 하자.


방학이 끝나고 나니 8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헬스장을 등록하면 조금 아까울 것 같아 깔끔하게 9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날씨가 좀 서늘해지는 것이 아닌가. 역시 헬스장 러닝머신 위보다는 공원을 달리는 편이 좀 더 상쾌할 것 같아서 헬스장 등록은 포기했다.


그랬더니 뒤늦은 폭염이 시작되었다. 이 날씨에 뛰었다간 병원부터 갈 판이다. 폭염이 끝나고 완연한 가을날씨가 되자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떠나지를 못했다. 나도 함께 놀이터에서 두세 시간을 버티려면 체력을 비축해야 했다. 즉, 오전에 운동을 하지 못하겠단 소리다.


그리고 때 이른 폭설이 오고... 그렇다. 결국 겨울방학까지 찾아온 것이다.



나에겐 징크스 같은 것이 있다. 미리미리 해야지, 싶어서 준비를 착착 해 두면 이상하게 일이 진행이 안 되는 것이다. 오랜만에 J의 면모를 발휘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까지 준비해 두었는데 자꾸 일이 꼬이면서 이제 러닝 하던 그때의 그 모습이 추억으로 바래져 버렸다.


어쩌면 나는 계획을 세워도 잘 안 되는 거, 내 마음대로라도 살아보자 싶어서 P의 삶을 동경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그런 위안을 주고 싶었는지도.


물론 운동의 중요성은 아주 잘 알고 있기에,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다시 시작할 것이다. 어차피 그때에도 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신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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